2024년 5월 1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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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패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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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03-25 ㅣ No.4662

3월 26일 사순 3주간 수요일-마태오 5장 17-19절

 

가장 작은 계명 중에 하나라도 스스로 어기거나, 어기도록 남을 가르치는 사람은 누구나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사람 대접을 받을 것이다.

 

 

<방패막이>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남을 가르치며 사는 일이 얼마나 부담스런 것인지를 다시 한번 실감합니다. 가르치며 사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부담은 역시 언행의 불일치에서 오는 갈등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받는 스트레스 중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 역시 언행의 불일치로 인한 스트레스입니다. 가끔씩 특강이라도 한번하고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얼마나 괴로워하는지 모릅니다. 얼마나 하느님 앞에 송구스러운지?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심한 우울증이 빠집니다. 다시는 강의 같은 것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굳게 다짐합니다.

 

왜 제게 그런 느낌이 다가오겠습니까? 무엇보다도 언행일치가 안되기 때문입니다. 가르침 따로 삶 따로, 말 따로 행동 따로의 삶 때문이겠지요. 말은 그럴듯하게 하지만 삶이 뒷받침되지 않다 보니 그 사이에서 오는 괴리감에 마음이 괴로운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만큼은 달라도 완전히 달랐습니다. 당신이 가르치신 바에 한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언행일치의 삶을 살아가신 것입니다.

    

복음서 그 어디를 봐도 예수님께서 말씀 따로 삶 따로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 적이 없습니다. 복음서 그 어디를 봐도 예수님께서 속보이는 모습, 뭔가 미심쩍은 모습을 보인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한 초대형 국제 행사의 조직위원장을 맡으셨던 분의 이야기입니다. 이분 삶의 모토는 이런 것이었습니다.

 

"모든 영광은 함께 일하는 스텝들과 후배들에게" "나는 그저 소리 없이 발로 뛰는 심부름꾼" "나의 역할은 숨은 해결사"라는 모토 아래 불철주야 열심히 뛰어다니셨습니다.

    

첫 번째 행사이다 보니 모든 것을 제로 상태에서 시작해야 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찾아다니고 협조를 구해야 했습니다. 이분의 활동 방침은 "발로 뛴다" "현장주의"였습니다.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 이곳 저곳 스폰서들을 찾아다녀야 했습니다. 행사 장소나 일정을 잡기 위해서 관계 공무원들을 찾아다녀야 했습니다. 너무도 갈곳이 많았고 몸이 하나인 게 안타까웠습니다. 그런데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갈곳은 많고 길은 엄청 막혔습니다.

    

그래서 낸 아이디어가 퀵서비스 직원 한 사람을 전세 낸 것입니다. 택배 오토바이 뒷좌석에 앉아서 기동력 있게 여기저기 만나야 될 사람들을 만나고 스텝들을 격려하였습니다.

    

후배들에게 골치 아픈 일이 있으면 즉시 나서서 해결사 역할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동반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궂은 일, 골치 아픈 일을 다 도맡았습니다.

    

참된 지도자의 모습이 어떠해야하는지를 잘 보여주셨습니다. 참된 지도자는 뒷전에 앉아서 모든 일을 지시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직접 발로 뛰는 사람, 가장 어려운 일을 도맡아 하는 사람, 아랫사람의 방패막이가 되어주는 사람, 모든 영광은 자신에게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돌리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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