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화)
(홍)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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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너머 날아온 편지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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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05-16 ㅣ No.4901

5월 17일 부활 제4주간 토요일-요한 14장 7-14절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담장 너머 날아온 편지 한 장>

 

교정사목에 조금 관여하다보니 가끔씩 개과천선한 재소자들의 변화된 삶에 대한 소문을 전해듣고 깊은 감동을 받곤 합니다.

 

변화된다는 것! 말은 쉽지만 새로 태어나는 것 이상 어려운 일입니다. 각고의 노력과 아픔이 요구되는 일이지요. 때로 죽기보다 어려운 일이 변화된 삶이겠지만 자신의 눈으로 변화를 직접 확인했을 때의 기쁨은 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큰 것입니다.

 

사형선고를 받고 10년 이상 복역중인 한 형제님의 사연은 두고 두고 사람들 사이에서 긴 여운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 형제님은 면회객들이 자신에게 맡긴 영치금을 모아 100만원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좋은데 써달라"며 구치소 쪽에 맡겼습니다. 구치소는 그 돈을 홀로 어렵게 살아가는 한 학생에게 학비 및 생활비에 보태라고 보냈습니다.

 

그 학생은 "저보다 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저를 도와주셨으니 그 마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살겠습니다"는 요지의 감사편지를 구치소 형제님께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꼭 2주 뒤에 그 학생은 구치소 측의 내용 확인 도장이 찍힌 편지를 한 장 받았습니다.

 

"가족과 이웃에게 아픔만 안겨준 나 같은 인간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삶의 보람을 느끼게 해줘서 고맙다."

 

정확히 파악해보지는 않았지만 복역중인 사형수 형제님은 구치소에서 보낸 지난 10년여의 세월을 통해서 분명히 예수님을 만났으리라 확신합니다. 예수님을 만났기에 그분의 삶에 매료되었겠지요. 예수님을 믿었겠지요. 그 결과 예수님이 하신 일을 하게 된 것이리라 확신합니다.

 

진정으로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이 지니는 공통점이 한가지 있습니다. 자신이 만난 예수님이 너무 좋아서 자기 혼자 간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가지게 된 가장 값진 선물인 예수님을 이웃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진정으로 예수님을 만난 사람은 예수님을 본받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분의 가치관, 그분의 사고방식, 그분의 행동양식, 그분의 이웃에게 접근하는 방법을 배우려고 노력합니다.

 

진정으로 예수님을 만난 사람은 결국 예수님의 자기 희생과 십자가 죽음을 자신의 삶 안에서 재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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