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화)
(홍)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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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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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07-31 ㅣ No.5211

7월 31일 목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 기념일-마태오 13장 47-53절

 

"하늘 나라는 바다에 그물을 쳐서 온갖 것을 끌어올리는 것에 비길 수 있다. 어부들은 그물이 그득 차면 해변에 끌어올려 놓고 앉아서 좋은 것은 추려 그릇에 담고 나쁜 것은 내버린다."

 

 

<회심>

 

"노년기를 어떻게 보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모습일까?" 한번 생각해봤습니다.

 

젊은 날,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물질적으로 아무런 아쉬움 없어 자식들이나 남들에게 손벌리는 일이 없는 생활, 참으로 축복된 일입니다.

 

그도 아니라면 자식 농사를 잘 한 탓에 극진한 보살핌을 받으며 자식들이 보내주는 여행이나 슬슬 다니면서 흐뭇하고 뿌듯한 노년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기가 좋습니다.

 

젊은이보다 더 건강해서 노화로 인한 아무런 고통도 불편함도 느끼지 않으면서 좋다는 곳은 다 다니며 노년을 만끽하는 삶은 부럽기조차 합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젊은이 못지 않은 정신력과 왕성한 활동력으로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내는 분들의 노년은 모두가 바라는 바입니다.

 

그러나 더욱 아름답고 더욱 의미 있게 노년을 보내는 분들이 계십니다. "영적인 노년"을 보내는 분들이지요. 지나온 인생을 조용히 되짚어보면서 비록 늦었지만 자기 정화의 길을 시작하는 사람, 비록 험난한 여정이지만 영적 쇄신의 길을 시작하는 노인의 모습은 얼마나 보기가 좋은지 모릅니다.

 

영적인 눈이 트이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과제입니다. 죽기 일보 전까지 육적으로만, 철저하게도 계산적으로만, 오로지 인간적으로만 생각하고 행동하고, 그렇게 세상을 떠나는 분들이 계십니다. 참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영적인 눈이 트인 사람에게는 새 세상이 펼쳐집니다. 눈앞에 펼쳐진 상황이 아무리 열악하고 고통스럽다하더라도 하느님의 눈으로 바라보니 마음에 여유가 생깁니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것들에 지나치게 연연하지도 않습니다.

 

그로 인해 담대하게 자신에게 다가온 노년으로 인한 어려움들-병고, 소외감, 상실감, 죽음에 대한 공포-에 기꺼이 맞섭니다. 주님 안에서, 주님과 함께 극복과 초월을 향한 노력을 시작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삶 안에서 세상 것들로부터 이탈해서 주님을 향해 영적 여행을 시작하는 전환점을 마련하는 인생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바람직한 인생이며 의미 있고 새로운 인생이며, 영적 인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이냐시오의 생애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비록 늦었지만 이냐시오는 한때 빗나갔던 자신의 인생을 겸손한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어떤 원인으로 인해 방향이 틀어졌는지 철저하게도 자신의 인생을 분석합니다. 하느님의 시각으로 말입니다.

 

자신의 마음 안에 확실하게 영적인 삶에로의 전환의 계기를 마련한 이냐시오는 불굴의 의지로 영적인 삶을 지속시키기 위한 투쟁을 거듭합니다.

 

회심이후 이냐시오는 항상 만사를 하느님의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모든 사건들을 하느님의 잣대로 식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것들이 잠시 지나가는 것인지? 아니면 영원한 것인지? 우리가 추구하는 기쁨이 영적인 기쁨, 참된 기쁨인지? 아니면 육적인 기쁨, 세속적인 기쁨인지? 우리의 생각과 지향들이 주님으로부터 오는 것인지? 아니면 세상으로부터 오는 것인지? 끊임없이 식별하려고 노력했던 삶이 바로 이냐시오의 인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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