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화)
(홍)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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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입니다. 최종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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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07-31 ㅣ No.5217

8월 1일 금요일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 학자 기념일-마태오 13장 54-58절

 

"저 사람이 저런 지혜와 능력을 어디서 받았을까?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어머니는 마리아요, 그 형제들은 야고보, 요셉, 시몬, 유다가 아닌가?"

 

 

<합격입니다. 최종합격!>

 

공동체 생활을 해나가다 보면 필요한 노력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함께 살아가는 이웃의 실수나 약점을 뻘리지 않고(아이들의 표현-고자질하거나 동네방네 소문내지 않고) 감싸주려는 노력, 가끔 이웃의 싸가지 없음을 그저 말없이 견뎌내는 노력은 얼마나 소중한 노력인지요.

 

그런가 하면 이웃의 작은 성취에 함께 기뻐하는 모습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지 모릅니다.

 

언젠가 운전면허 시험장에서 목격한 장면인데,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실기시험장 밖에서 조마조마 기다리고 있던 남편이 방금 "합격입니다. 최종합격!" 소리를 들은 아내와  마치 올림픽에서 금메달이라도 딴 듯이 부둥켜안고 펄쩍 펄쩍 뛰면서 함께 기뻐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이렇게까지 너무 오버하면 안되겠지만, 이웃의 작은 성취에 함께 기뻐하고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모습은 참으로 소중한 미덕입니다.

 

또한 이웃의 말못할 슬픔 앞에 함께 슬퍼하는 마음, 이웃의 상처에 함께 마음 아파하며 상처가 아물 때까지 곁에 있어주는 마음은 또 얼마나 사랑스런 마음인지요.

 

그러나 솔직히 삶은 삶이지요. 구체적인 생활 안으로 들어가면 이런 좋은 생각들이 실제 생활과 연결되기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매일 실감하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어찌 그리 이웃의 흠집들이 커 보이는지 모릅니다. 이웃의 생각은 나와는 달리 어찌 그리 짧아 보이는지요? 고집을 부려야될 일을 부려야되는데, 때로 어찌 그리도 똥고집을 부리는지? 어찌 그리 개인주의적인지?

 

그렇다면 나라도 먼저 마음 크게 먹고 크게 한번 양보를 하면 좋을텐데, 막상 구체적인 상황 앞에서면 마음과는 달리 어쩌면 그리도 양보하기가 힘든지 모릅니다. 이런 모습이 바로 공동체 생활, 이웃과의 관계 안에서 너나할 것 없이 지니게 되는 보편적인 모습입니다.

 

그래서 결국 함께 삶을 나누는 이웃들과의 관계 안에서 필요한 자세는 "그려러니!"하는 담담한 마음입니다. "자기도 나름대로는 많이 노력하고 있는데...그게 한번에 잘 안 되는가봐"하는 관대한 마음입니다. "아마 지금 뭔가 문제가 있는가봐. 세월이 좀 필요하겠지"하는 기다려주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노력은 이웃 각자의 삶 안에 스며들어있는 하느님의 손길을 찾는 노력입니다. 이웃의 일상 안에 머물고 계신 하느님의 흔적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결국 다시 말해서 인성 안에 긷든 신성을 찾는 일이야말로 우리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노력입니다.

 

아무리 부족해 보이는 이웃이라 할지라도 하느님께서 손수 지으신 당신의 피조물이자 하느님을 닮은 모상이란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이웃이 우리를 아무리 짜증나게 하더라고 일단 한번 인연을 맺은 이웃, 특별히 함께 삶을 나누는 이웃이라면 하느님께서 우리의 성장을 위해 보내주신 선물이자 천사란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유다인들이 저지른 실수가운데 가장 큰 실수는 "알아보지 못함"이었습니다. 그토록 오랜 세월 목 빠지게 기다려왔던 메시아께서 바로 자신들의 코앞에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분을 알아보지 못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인성 안에 긷든 신성을 알아보지 못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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