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6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청소년 주일)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어라.

[펌]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2차 천주교 신자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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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민우 [moranus] 쪽지 캡슐

2013-10-31 ㅣ No.457

 박근혜 정부는 국가기관 불법 대선개입에 대한 특검을 실시하라!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모두 내게서 물러가라,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루카 13,27)

천주교 신자이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벼랑 끝에 내몰려 있음을 이제야 깨달았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 가깝게는 1980년 5.18 광주민중항쟁과 1987년 6월 민주화운동을 통해 군사독재에서 구출한 민주주의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 의해 이처럼 무참하게 훼손된 사실에 슬픔과 분노를 느낀다.

지금 국정원은 일반 국민뿐 아니라 검찰과 경찰 등 국기기관조차 눈치를 봐야 했던 유신시대의 중앙정보부를 연상시킨다.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을 조사하던 검찰이 외압에 시달리고, 국정원을 선거법 위반으로 고소한 검찰총장이 물러났다. 특별수사팀장이 검찰 고위층 및 법무부와 갈등을 일으키고, 결국 수사팀에서 배제되는 대한민국이다.

국정원 뿐 아니다. 지난 대선에서 국군사이버사령부와 국가보훈처가 대선개입에 나섰으며, 심지어 정부부처인 행정안전부(현 안전행정부)마저도 대선개입에 연루되는 등 국가기관의 조직적인 대선 개입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보훈처는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종북’으로 매도하는 안보교육 디브이디(DVD)를 정부부처와 시도교육청, 예비군훈련장에 대량 배포해 상영케 했다. 행안부 역시 박정희 유신독재를 칭송하는 내용이 담긴 안보교육 표준교재를 만들어 배포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그리고 새누리당은 대선 당시 국가기관에 의해 저질러진 ‘범죄행위’가 현 정부와 상관없는 일이라도 발뺌하고 있지만, 이 범죄행위를 수사하는 과정 전체를 방해하고, 외압을 가해 온 주체가 법무부와 국정원, 군과 경찰, 검찰의 고위층이라는 점에서 현 정부가 책임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또한 현 정부가 대선 불법개입을 자행했던 이명박 정부의 연장선에 있는 새누리당 정권이라는 점에서 연대책임을 져야한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국가기관들의 대선개입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려는 모든 시도를 중단하고 불법 대선개입이 자행되었음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에 협조하고, 응분한 사과와 국가기관의 국기문란 행위 근절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참에 우리는 전두환 정권의 ‘박종철 군 고문치사 은폐조작’으로 6월 민주화운동이 터져 나온 역사적 교훈을 박근혜 정부가 기억하기를 바란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공동선을 추구하는 정치는 사랑의 사회적 표현’이라며 교회와 신자들에게 공동선을 위해 투신하라고 오늘도 다그치고 계신다. 지난 대선에 국가기관의 불법적 개입이 있었다면, 당연히 신자들은 이 불의에 항거해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불의를 일삼는 자들과 불의를 모른 체 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너를 모른다”(루카 13,27)고 대답하실 것이다. 진실을 따라 걷는 사람들만이 하느님 나라 안에 있을 것이며, 불의를 일삼는 자들은 밖으로 쫓겨나 울며 이를 갈 것이다.

우리는 국정원 사태와 민주주의를 훼손한 국가기관의 불법 선거개입을 지켜보면서, 이 문제에 대해 한국천주교회의 성직자, 수도자를 비롯한 모든 신자들이 관심을 갖고 민주회복을 위해 나서주기를 호소한다. 특별히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복음의 빛으로 현 시국에 대한 입장을 밝혀 주십사 청하며, 박근혜 정부와 국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박근혜 정부와 국회는 국정원 등 지난 대선에 불법 개입한 국가기관에 대한 특검을 즉각 실시하라.
2.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국가기관을 통한 불법 선거개입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
3. 박근혜 정부는 불법 선거개입을 자행한 국가기관 검찰 수사에 대한 모든 외압을 중단하라.
4. 박근혜 대통령은 이 모든 불법적 행위의 책임과 그 수혜자로서,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한다.

2013년 10월 30일
천주교 평신도 1만인 시국선언 추진위원회

 

=> 몇몇 사람들은 '성직자'가 발표한 성명서라고 착각을 하면서 '로만 칼라 떼라~' '어쩌라~' 하겠지만, 평신도가 발표한 시국선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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