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5일 (수)
(백) 부활 제7주간 수요일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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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닦아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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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4-02-29 ㅣ No.6578

3월 1일 사순 제1주간 월요일-마태오 25장 31-46절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말랐을 때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나그네 되었을 때 따뜻하게 맞이하였다."

 

 

<눈물을 닦아주며>

 

황금연휴라고 다들 나들이에 한창임에도 불구하고 저희 수사님들은 아이들 챙기느라 바쁩니다. 한 수사님은 목에 때가 많이 낀 아이들을 데리고 동네 목욕탕을 가는가 하면 또 다른 수사님은 답답해하는 아이들 데리고 가까운 산으로 소풍을 떠납니다. 몇몇 수사님들은 소년원 자원 봉사자들을 모시고 어떻게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아이들에게 봉사할 수 있을까 고민하기 위해 1박 2일 일정으로 피정을 떠납니다.

 

저는 본업을 살려서 외출 나가지 못하는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축구를 한 게임했습니다. 그리고 2퍼센트 부족한 몇몇 아이들 데리고 피시방엘 다녀왔지요. 그리고 같이 저녁 먹고, 성체강복 참석하고 한 아이 머리를 깎아주고 나니 하루가 다 지나가네요.

 

이제 건장한 모습으로 성장한 아이, 이제 큰 집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하고 보다 여건이 나은 자립관에 둥지를 튼 아이의 머리를 깎아주고 있노라니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어떻게 깎아줄까?" 아이의 대답은 또 한번 저를 감격하게 했습니다. "어떻게든 좋아요. 신부님 알아서 깎아주세요."

 

저희가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부분은 지극히도 작은 것이지만, 하느님의 섭리는 놀랍기만 합니다. 그 어떤 대상이든 가난하고 약한 이웃들을 위한 사회복지사업, 정말 어렵고 표시 안 나는 일이지만 반드시 의미 있는 일이고 주님께서 원하시는 일임을 저는 확신합니다.

 

오늘 복음은 최후심판의 모습을 우리에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명심해야할 한 가지 가르침이 있습니다.

 

말씀의 요지는 아주 간단합니다. 상선벌악의 진리입니다. 선을 행한 사람에게는 상(천국)이 보장될 것이며, 그러지 못한 사람에게는 벌(지옥)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이지요.

 

임금의 오른편(천국)에 서게 될 것인가? 왼편(지옥)에 서게 될 것인가를 판가름할 잣대는 오직 한가지입니다. 이웃 사랑을 실천했는가 그렇지 않고 외면했는가 하는 것입니다.

 

친절하게도 예수님께서는 오른편에 서기 위해서 어떻게 이웃사랑을 실천해야하는가?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고 계십니다.

 

직접 찾아가서 품을 팔아서든 후원 회비를 내든 어떤 방식으로든 무료급식소를 도와주는 일입니다(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

 

갖은 서러움과 고초를 겪으며 힘겹게 살아가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도와주는 일입니다(나그네 되었을 때...).

 

철이 바뀔 때 마다 입을만하지만 자주 입지 않는 여벌의 옷들을 챙겨서 필요한 곳에 보내는 일입니다(입을 것을 주었으며...).

 

가까운 종합병원 원목실을 찾아가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알아보는 일입니다(병들었을 때...).

 

교구 교정사목회에 전화해서 어떻게 후원하거나 활동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일입니다(감옥에 갇혔을 때...).

 

하루를 마치는 순간 이런 반성을 빼먹지 않고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혹시라도 오늘 하루 도움의 손길을 펴야할 순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었던가?"

 

간디는 가는 곳 마다 불쌍한 사람 천지인 인도 전역을 다니면서 언제나 마음아파 하였답니다. 그는 그토록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답니다.

 

하루는 간디가 빈민가를 지나가다가 거리에 쓰러져 슬피 울고 있는 한 노파를 만났답니다. 간디는 지체 없이 노파에게로 가까이 다가갔답니다. 그리고 자신의 손수건을 꺼내 노파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주며 이렇게 말했답니다.

 

"울며 슬퍼하고 있는 모든 내 동족들의 눈물을 모두 닦아주고 싶습니다."

 

간디는 자신이 한 말 그대로 한평생 인도인들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우리가 행할 수 있는 부분은 아주 미약합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먼저 시작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우리의 시작은 미약하지만 작은 마음이 모이고 모여 언젠가 큰 물줄기를 이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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