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월)
(백)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교육 주간)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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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두 [hidoodoo] 쪽지 캡슐

2007-08-22 ㅣ No.2979

태릉성당 신자입니다.
어제 시위현장에 있지 않아서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는 잘 모릅니다.
 
아침 미사를 드리러 성당에 갔더니 주차장에 온갖 쓰레기가 깔려 있고 계란이 묻어있는 자국도 여러 개 보이더군요.
전에 시위후에 쓰레기가 투기되어 있던 것보다 심했습니다. 어제 시위가 심하긴 심했구나 싶더군요.
 
갈등이 되는 어떤 곳에서도 반대하시는 분들은 결사반대를 외칩니다.
이곳 게시판에서도 비슷한 이유 같습니다.
찬성측은 죽어도 찬성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방학때만 집에 있기 때문에 6월 중순부터 상황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반대투쟁위 분들의 방법은 점점 감정적이 되어 갔습니다.
 
처음 걸려있던 플랭카드들은 흰 바탕에 점잖은 글씨로 적혀 있었습니다.
아, 이렇게 반대를 하는구나.. 싶은 정도였지요.
 
지금은 어떻습니까? 시커먼 플랭카드가 도배되어 있습니다.
문구도 자극적이고 감정적입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유지재단 이름으로 각종 소송이 진행되고 있겠지요.
그러니까 소송 당사자가 '정진석' 추기경님이기 때문에 그쪽에서 그렇게 C8X라고 쓰면서 욕하고 있겠지요.
도로에도 같은 내용으로 붉은 스프레이 라카로 낙서를 해 놨습니다.
성당 앞에다 한 것은 성당측에서 지웠지만, 동사무소 앞에 있는 것은 그대로 있더군요.
 
공사가 진행되는 것이 눈에 보이면서 반대투쟁위의 활동은 점점 더 격해지시더군요.
처음 시작은 투쟁위 컨테이너로 성당 후문을 봉쇄하려고 했습니다. 신부님 멱살 잡히고, 캠프 준비때문에 성당에 있던 저도 나갔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고 왔죠.
하루는 중고등부 학생들과 캠프를 마치고 돌아왔는데 투쟁위원장이라는 황모씨는 자신의 승용차로 주차장 입구를 틀어막고서는 성당에 대형버스가 들어올 수 없다면서 번호판을 찍더니 어디론가 가 버리더군요. 성당 어른들이 따라가자 휭하니 도망가버리고..
어느날 밤에는 위원장이라는 분이 성당 앞 도로에다 스프레이로 낙서를 했습니다. 마침 지나가던 누군가가 신고해서 현행범으로 경찰에 연행되어 가서 조사를 받고 왔다고 합니다.
반대투쟁위 위원장의 검정색 아토즈 승용차는 툭하면 성당 주차장 입구를 막고 있습니다.
오늘도 견인차가 와서 끌고가더군요. 주차위반 및 견인 비용은 다 누구한테서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확성기도 좋은 것으로 교체했는지 미사 내내 곡소리 틀어 놓은 것이 들렸습니다.
학생들 교육에 나쁘다면서 납골당 투쟁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 학생들은 개학해서 학교에 나오고 있습니다.
미사를 방해하겠다는 속샘이시겠지요.
성당에 납골당 들어서면 허구헌날 상복입은 사람들 볼 것이고 곡소리가 들려올 것이라며 반대하는 분들이
틀어놓는 것이 어이야 디어야 하는 곡소리입니까?
여러분들이 과격투쟁하는 모습이 아이들 정서를 더 상처주고 있지는 않습니까?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반대 투쟁위에서 주장하는 행정대집행(강제로 납골시설 철거) 법정에서의 싸움이 끝나면 어짜피 그 결과에 따라 하게 됩니다. 성당측이 진다면 그 시설은 폐쇄 될 것이고, 성당측이 승소한다면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것이니까 납골당을 운영하게 될 것입니다.
 
납골당이 운영된다 하더라도 외관상 변하는 것은 없습니다.
지하 2층 공간에 있는 것이고, 그 곳에서 미사도 할 수 있게 제대도 마련한다고 합니다. 그런 곳을 놔두고 장례 미사를 마당에서 하겠습니까? 성당측에서 이곳이 납골당입네 하고 간판을 걸겠습니까?  
 
하루는 미사 끝나고 집에 가려는데 한 아주머니가 그러더군요. 왜 이렇게까지 이런 납골성당을 나가냐고.. 공릉동 성당도 있고 인근 성당 다 있는데 왜 여기를 나오냐고?
가톨릭은 속지주의입니다. 저는 공릉2동에 살고 있고 공릉2동은 태릉성당의 관할구역입니다.
저 스스로는 납골당이 되어도 그만이고 안되어도 그만입니다.
하지만 저는 태릉성당 신자이기 때문에 태릉성당에 나가고 있고 성당 입구에서 농성중이신 할머니들로부터 욕을 먹어가면서 성당에 다닙니다. 그리고 빨리 해결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미사시간에 신부님께서 어제 시위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맞대응 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욕을 하면 욕을 먹고 밀치면 밀침당하고, 때리면 맞고. 단, 맞거나 심한 욕설을 들으면 그런 사실들을 사무실로 알려달라고 하면서 절대 그 자리에서 맞받아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헌데 반대투쟁위측 카페의 글들을 읽어보면 성당측 사람들이 할머니들을 먼저 폭행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성당 총무님과 다른 한 분이 깡패라고, 양아치라고 주장하고, 경찰 조사 받고 바로 풀려났다고 불만입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총무님과 저는 같은 아파트에 살고 좋은 아저씨로 알아왔습니다. 논리적이지 않다고 하실지 모르지만 절대 먼저 치고받고 하실 분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어제 상황에 대한 진실은 모릅니다. 하지만 시위가 끝난 다음 성당 주차장에 떨어져 있는 냄새나는 쓰레기들, 깨진 생달걀들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더군요. 너무 감정적인 시위입니다. 성당 앞을 지나다니게 되는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많은 주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성당측이 나쁘다고 생각할까요? 투쟁위에서 너무 심하게 나간다고 생각할까요?
 
자꾸 물리력 동원하려 하지 말고 평화롭게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제발 어른이 되어 주십시오.
요즈음 반대투쟁위의 활동은 유치하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장문의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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