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화)
(홍)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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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세상을 치유하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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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진 [silver0824] 쪽지 캡슐

2014-01-15 ㅣ No.86566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년 가해 연중 제1주간 목요일


< 그는 나병이 가시고 깨끗하게 되었다. >


복음: 마르코 1,40-45







마니피캇의 성모


보티첼리(Botticelli, Sandro) 작, (1485),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 세상을 치유하는 자 >

     

 연탄길 3이름 없는 편지란 제목으로 소개된 사연입니다.

상우 아빠는 야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다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교통사고를 낸 사람은 사고 직후 뺑소니를 쳤습니다. 의식을 잃은 상우 아빠는 병원으로 옮겨져 일주일 동안 혼수상태로 있다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상우네 집은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고 병원비로 빚까지 져야 했습니다.

상우 엄마는 깊은 우울증에 빠졌습니다. 상우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화가가 되겠다는 꿈도 접어야 했습니다. 상우는 마음을 잡지 못하고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는 상우까지 잃게 돼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정신을 차리기로 했습니다. 집을 줄여 그 돈으로 엄마 친구와 조그마한 옷 가게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엄마는 옷 가게를 시작도 해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엄마 친구가 돈을 가지고 도망쳐버린 것입니다. 엄마는 우울증이 심해져 이상행동을 보여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상우는 온 세상을 증오하게 되었고 점점 더 수렁 속으로 빠져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 때 공장에 다니며 간신히 집안 살림을 돕고 있던 누나가 상우에게 아버지 앞으로 온 편지 한 통을 가져왔습니다. 그 봉투 안에는 10만 원짜리 수표와 함께 이런 편지가 있었습니다.

이 적은 돈에 제 마음을 담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따듯한 마음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아무쪼록 이름도 밝히지 않은 저의 무례를 용서하시고 주님의 사랑이 언제나 함께하시길 빕니다.”

둘은 서로 그 편지를 누가 보냈는지 추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연락이 끊긴 아버지의 친구 분들 중 하나? 혹은 누나가 다니는 교회의 목사님? 혹은 엄마 돈을 가지고 도망친 엄마 친구? 그러나 정확히 짚어낼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편지는 매 달 똑 같은 날에 똑 같은 액수와 함께 집으로 배달되었습니다.

상우는 엄마를 찾아 병원에 갔습니다. 상우는 엄마의 모습을 똑바로 쳐다보지 않았습니다. 엄마가 따라 내려와 넣어준 체리 맛 사탕. 상우는 엄마가 자신이 좋아하는 사탕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몰래 엿본 엄마 병실에서 엄마는 가족사진을 보며 울고 계셨습니다. 상우는 이런 엄마를 더 이상 아프게 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엄마에게 줄 사진을 찾다가 장롱 깊숙이 감춰진 편지지와 편지봉투를 발견했습니다. 매 달 집으로 날아오는 편지, 그것은 누나가 보낸 것이었습니다. 상우는 그제야 사람을 믿지 못하고 어긋난 길을 가려 했던 자신의 마음을 누나가 그렇게라도 위로해 주려고 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누나가 했던 말이 생각났습니다.

상우야, 사람들을 미워하지 마. 고마운 분들도 있잖아. 다른 사람이 나쁘다고 불평하지 말고, 우리가 좋은 사람이 되면 되잖아.”

상우의 얼굴 위로 따스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나병 환자가 등장합니다. 나병환자는 이 세상에서 버림받은 상우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누구도 다가 오려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다가가고 싶지 않은 사람, 그렇게 증오 속에 외톨이가 되어가는 사람, 그 사람이 현대의 나병환자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누군가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갖습니다. 그 사람을 찾으면 치유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만 한 사람이라도 자신을 이해해주고 자신이 낫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기를 희망합니다. 오늘 복음의 나병환자는 바로 그 한 사람을 발견합니다.

내가 원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자신이 낫기를 원하는 그 한 사람 때문에 나병환자는 온 세상 사람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구원자, 그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미움을 받는 사람까지도 행복해 지기를 원하는 그 사람입니다. 자신의 가족을 다 잃었던 고정원씨도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을 버리지 않고 사랑하셨다는 것을 깨닫고는 결국 자신의 가족에게 몹쓸 짓을 한 사람까지 용서하고 양자로 삼게 되었습니다.

 

방송작가 송정림씨의 언니는 새벽 3시에 일어나 원고를 쓰고 아침 6시에 방송국에 출근하는 전쟁 같은 삶을 15년이나 살아오고 있었습니다. 언니가 사는 아파트는 지은 지 오래된 아파트라 엘리베이터 속도가 매우 늦다고 합니다. 아침에 항상 뛰어 다녀야 하는 언니는 최근 10년 동안 거의 매일 행운을 안고 살아왔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그렇게 바쁜 때에 자신이 출근하는 시간에 거의 항상 엘리베이터가 9층에 서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그 행운이 저절로 온 것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바로 옆집이지만 인사만 건네며 살아왔던 약사 부부가 언니가 바쁜 것을 알고는 출근하면서 자신들 뒤에 출근하는 언니를 위해 9층을 찍어놓고 내렸다는 것입니다. 작지만 큰 이 사랑이 송정림씨의 언니에게 10년간의 행운을 가져다주었던 것입니다. (송정림, 참 좋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십 년 동안의 행운)

누군가로부터 상처를 입으면 세상 모든 사람이 싫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또 누군가 한 사람의 사랑으로 세상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병을 주는 사람도 있고 치유해 주는 사람도 있는 것입니다. 세상의 치유는 바로 모든 사람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우리 마음에서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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