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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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하얀 성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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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천 [yudobia] 쪽지 캡슐

2023-12-24 ㅣ No.103593

 

 



                      새 하얀 성탄절 

 

     새벽에 하얀 눈이 왔습니다

     검은 아스팔트가 하얗습니다

     성탄절 전날이내요

     이날을 누구나 즐겨하고 기뻐하지요

     대개 한달전부터 이날을 기다리는 습성이 있지요

     올해는 그야말로 새하얀 눈으로 덮인 성탄절을 맞이하고 있지요

     어렸을적 추운줄 모르고 주먹만한 눈을 맞으며 눈을 뭉쳐 그리고

     눈위에서 굴리고 굴려서 커다란 눈사람을 만들던 기억이 생생

     하답니다

     어찌도 좋았던지 말입니다

     솔방울로 눈동자 만들고 숯으로 눈섭과 코를 만들지요

     그런데 요즈음은 그렇게 눈사람을 크게 안 만드는것 같습니다

     아파트 화단 앞 키 작은 나무위에 아주 조그만 눈사람이 있어서

     유심히 봤지요

     어느 초등학교 한 3학년쯤 되어 보이는 애기가 가위 같이 생겼는데

     그걸로 눈사람을 찍어내고 있었지요

     틀속에 눈을 다져넣은 다음 빼 내듯이 말입니다

     세상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한 70여년전 그때의 세상이 떠오릅니다

     할아버지가 논 15마지기에서 농사를 져서 우리 식구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과 고모, 누나와 동생둘 그리고 본인 모두

     10명이 별 걱정 없이 살았었지요

     봄에는 할아버지가 동네 지인을 통해 쟁기와 소로 논을 갈아 엎고

     모내기를 했지요

     여름에 비가 많이 올때 논에 물이 차서 할아버지가 걱정을 많이 하셨고

     한밤중에도 그먼 논에 나가 물고를 터서 물을 빼곤 하셨었지요

     더운 뙤악볕에 나가셔서 피(잡풀)가 많다고 걱정하시며 논에 매달리던

     할아버지의 걱정하시던 모습이 선합니다

     가을에 동내 사람들과 푸마시를 해서 누런 황금 벌판에서 벼를 베지요

     벤 벼를 논바닥에 뉘어 놓지요

     어느정도 마를때까지 말입니다

     마당이 한 백평정도 되지요

     논바닥에있는 벼를 그 마당에 옮겨 싸아 놨다가 홀태와 호롱기로 나락만

     흝어내지요

     방앗간에서 벼의 껍질을 벗겨내면 쌀이 되지요

     그 쌀로 우리 10식구는 겨울동안 밥해 먹고 살았지요

     벼가 재배됐던 논에 가을에 보리를 심어 키워 재배한 보리를 봄에 쌀과

     섞어 보리밥을 먹었지요

     겨울이 지나면 쌀이 모자라 보리밥을 먹었지요

     논과 밭을 조금도 소유못한 집안은 부잣집에 가서 집안일을 해주고

     곡식을 얻어다가 먹고살았다고 하지요

     그런 집안이 꽤나 많았다고 했었지요

     논과 밭이 있어도 어려운데 말입니다

     초등학교(국민학교) 매 학년 여름이던가 소풍갈때 어머니가 해준 나무

     도시락에 쌀밥을 넣어 싸고 삶은 달걀 두어개와 닥광(달무지) 반찬에

         구운 고기 두어첨으로 된 점심 식사를 보자기에 넣어 허리에 둘러 메고

     나란히 열을 지어 학교 멀리떨어져 있는 유명개소로 걸어서 가지요

     멀어서 다리가 무척 아푸고 피곤했던 느낌을 갖었던 때가 생생하답니다

     어머니는 여행 한번 못가고 부억일로 세월을 보내야만 했지요

     그런 세월을 보내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로 옮겨와 살았지요

     그야말로 홍은동 영천 등 서울 변두리에 시골에서 올라온 이들이 허가

     없이 집을 짓고 살았지요

     황토 흙으로 벽돌을 만들어 집을 짓거나 판자집을 지어 살았지요

     울타리도 집으로 오가는 길도 제대로 없었지요

     그나마 살길이 있을것 같아서 서울로 서울로 모여 들었고하지요

     시장엘가도 공원엘 가도 어느 골목엘가도 불량패나 깡패들이 우굴 거렸

     답니다

     그들이 무엇을 했느냐구요

     노점상들에게 자릿세조로 돈을 강요하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협박을해 금품을

     뜯어내는 일을 했답니다

     이런세월이 군대 정치권으로 바뀌었지요

     이승만 정권이 1942년부터 12년동안 유지됐었지요

     하얀 눈이 온 천지에 내려와 있어 성탄 전날 분위기 아주 좋으니 너무도

     기분 좋아서 어렵게 살던 세월을 더듬어 봤답니다

     그 어렵던 세월을 생각하며 오늘의 세월을 비교하니 무진장 행복 감을

     느껴본답니다

     아내가 지금 팟죽을 하려 준비하고 있습니다

     뭔가 도와주고 싶어 곁으로 갑니다

     아내와 단둘이 사는 내 집, 아파트는 괴로울 때나 즐거울때나 언제나 반갑게

     반겨주지요

                                                (작성: 2023. 12. 24.)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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