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 (화)
(녹)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어야 한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몽땅이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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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korona] 쪽지 캡슐

1999-08-16 ㅣ No.592

몽땅이의 이야기..

 

’나는 핸섬하다’ 하지만 키가 작습니다

키때문에 자살하려고 한적도 있을정도로 작습니다 그것도 여러번...

나의 이상형은 ’영자’입니다

나는 예쁜여자를 싫어합니다 한참 노는 것을 즐겼을땐 몰랐는데

나이가 들고 현실에 적응이 되갈무렵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받아야했습니다 단지 키가 작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내 키는 160도 안됩니다

내 작은 소원이 있다면 아르바이트를 해보는것입니다

하지만 키 때문에 어느곳에서도 날 받아주려 하지 않았습니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통신을 시작했습니다

통신에선 그나마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까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까 무언가를 여자들이 요구할땐 거짓말을

하면 됐지요

 

여자;키가 몇이에여?

 

나;좀 작아요

 

여자;몇인데여?

 

나;조금 작은편이에요

 

좀 작은정도가 아니지 160도 안돼는 키인데 학교다닐적엔 놀림도

많이 받았습니다 중학교 고등학교땐 오히려 그런것을 몰랐는데 대학에

입학하고 좀 지성인이라는 것들이 더 심하더군요

 

대학때 사귀던 여자가 있었습니다

헤어졌지요

역시...키가 작은것이 문제였습니다

그 여자는 170이였고 나와는 무려 10cm나 차이가 나째喚瓮?난 사람들의

시선을 견딜수 없었고 그녀또한 이런나에게 점차 염증을 느꼈습니다

 

여자;영화보러 가자^^

 

나;별로 내키지 않는데... -_-

 

여자;왜 가자가자^^

 

영화를 보러갔습니다

굽이 좀 있는 신발을 신고서 그녀와 나란히 자리에 앉았습니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영화가 끝나고 극장밖으로 나란히 나가는데 뒤에서 쑥덕대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늘 겪는일이라 별로 신경쓰진 않았습니다

 

여자1;어머어머 난쟁이똥자루네

 

여자2;깔깔깔 땅에 붙어다니냐 어머 여자가 더 크잖아 안어울린다 안어울려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것처럼 과장하려 애썼지만 전 그럴수가 없었습니다

화가 났습니다 아니 솔직히 창피했습니다 그녀는 더했겠지요

그녀에게 미안했습니다 이런일이 있을적마다 내 자신이 싫었습니다

 

남자;엇 난쟁인가 왜 저렇게 작지?

 

여자;어머 웬일이니 난쟁이보다 더 작다 야

 

소리가 난쪽으로 몸을 휙 돌렸습니다

여자는 그러려니 여자라 참았지만 남자새끼까지 그렇다는게 화가 치밀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발이 올라갔고 남자의 몸이 붕 뜨더니 땅바닥으로 곤두박질

치더군요 여자의 비명소??극장주위에 메아리치듯 맴돌았습니다

 

그런일들이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녀는 이런날 참아내지 못했고 더이상 그녀를 대한다는게 나역시 힘들게

돼버렸지요 그래서 헤어졌습니다

 

키가 작아서 놀림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시작한것은 아니지만 전 운동을 좋아합니다

운동이란 운동은 모조리 마스터하려 했지요

태권도,합기도,검도,특전무술,수영,스키,스노보드...

어렸을적부터 운동을 좋아해서 시작한것이 이젠 내 몸을 보호해 주는 방패막이

됐고 그런것에 흡족해 했습니다

 

통신을 하지만 채팅은 잘 하지 않았었습니다

거짓말도 하기싫었고 키에대해 질문을 받을때마다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 자신만 비참해질 뿐인 채팅따윈 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녀와 헤어진 후로는 밖에도 잘 나가지 않게됐고 옷을 사본지도 벌써

몇년이 돼는군요 사람을 대하는게 두렵습니다

 

통신을 한다해도 거의 일을 주로합니다

동호회를 가거나 컴퓨터 질문에 답해주는 일이 내 일이 돼버렸지요

덕분에 통신사측에서 상품권을 매달 주더군요

그러다 어떤 여자를 알게됐습니다

사이버의 세계가 얼마나 위력이 강한것인지 깨닫게 해준 사람입니다

 

내 고민들이 적힌 글들을 한동안 통신에 올린적이 있습니다

그 글을 보고 일주일에 한두번씩 그녀는 내게 편지를 했습니다

그러다 요즘은 매일같이 편지를 합니다

어느날 그녀가 사이버통화를 신청했습니다

받지 않았지요

 

## (From;그녀) ’왜 거절하셨어여?’ ##

 

## 전송메세지 ’별로 대화하고 싶지 않은데요’ ##

 

## (From;그녀) ’대화하고 싶으실때 말씀해 주실래여? ##

 

## 전송메세지 ’그런일은 없을겁니다’ ##

 

일주일동안 매일같이 오던 편지가 오질 않았습니다

웬지 씁쓸하더군요

여자란 그런것이다...

늘 생각해 왔던 사실이긴 하지만 기분이 좆같았습니다 -_-+

그러던 어느날 여전히 컴퓨터 질문에 답해주고 있는데 대화방에서

초대가 왔습니다

아이디를 보니 그녀였습니다

왜 그때 선뜻 그방으로 갈생각이 든것인지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아있습니다 운명이란 인연이란 이런것인가 봅니다

 

## 김성훈(슬픈남자)님이 입장하셨습니다 ##

 

그녀;김성훈님 안녕하세여^^

 

나;안녕하세요

 

그녀;오셨네여 안오시면 어쩌나 했는데...^^

 

나;아 예

 

그녀;김성훈님 글 읽었어여 제목이...’나는 살고싶지않다’였나

 

나;아..그거요

 

그녀;네^^

 

나;그렇군요

 

그녀;성훈님 사진 봤어여 올리셨더군여

 

나;동호회사람이 올린거에요

 

그녀;어디사세여?

 

나;부산이요

 

그녀;훔...전 서울살아여 나이는 스물셋이구여 승훈님 스무살이져?^^

 

나;네

 

그녀;말 놔두 돼여?^^

 

나;그러세요

 

말이 별로 없는편인데 자연스럽게 내가 말하도록 배려하는 그녀에게

웬지 끌렸습니다 말을하면서 언제나 말꼬리에 웃고있는 눈표시를 붙입니다

채팅은 하지않겠다던 내 다짐은 그녀로 하여금 무너져갔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전 접속을하면 가장먼저 그녀가 접속했는지 피에프를

쳐보는것이 습관이 돼버렸습니다 습관은 무서운겁니다 -_-;

 

## (From;그녀) ’머해?^^ ’ ##

 

## 전송메세지 ’그냥 있었어 지금온거야?’ ##

 

## (From;그녀) ’응 우...넘 덥다 오늘 머하구 놀았어?^^’ ##

 

## 전송메세지 ’그냥머... 이것저것 음악도 듣고, 공부도 좀 하고 그랬지’ ##

 

## (From;그녀) ’나 보고싶었지?^^’ ##

 

나를 당황하게 하는 저멘트... 통신에서 보고싶었다라니 처음엔 저런말들이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나를 놀리는것인가 싶기도 하고 그녀와 가까와 질수록 두려움도 점차

커져갔지요 이러는 내가 너무 싫었습니다

그렇게 1년간 그녀와 통신에서 연인으로 지내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가 그러더군여

부산에 오겠다고...

 

그녀;성훈아 나 부산간다

 

나;음? 여기온다구?

 

그녀;어^^

 

나;헉 왜?

 

그녀;너 보러 좋취?^^

 

나;아니 오지마

 

그녀;왜? 왜 오지마

 

나;난 ... 만나고싶지 않아 온다해도 안만날꺼야

 

그녀;음...그럼말야^^

 

나;?

 

그녀;니가와^^

 

어쩔때보면 그녀가 하는모든말들이 장난처럼 느껴집니다

날 단지 장난삼아 놀리는것같아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런때마다 화를 내곤 했습니다

 

나;지금 나 놀리는거야?

 

그녀;어^^

 

나;우리 아는체 하지말자 서로

 

그녀;머라구?

 

나;아는체 말자구

 

그녀;저런 몽몽쉑히 야 그 따위말줌 하지마새꺄

 

나;헉

 

그녀;씨발놈아 짜증나게 하지마 키가 다는 아니야

 

나;내겐 그게 다야 -_-

 

그녀;미친새끼

 

나;죽을꺼야

 

그녀;그래 뒈져라 새꺄 옆에사람 피곤하게 만들지말구 같이 죽자

 

나;왜 그래 자꾸

 

그녀;너나 왜그래 씨박새끼 혼자 지랄이야 키좀 작다고 못사냐임마

 

나;욕은 하지말아줘

 

그녀;너나 그따위말 하지마 에이 씨바 짜증나 -_-+

 

그녀는 아무리 화가나도 내게 상처가 될것같은 말은 하지 않습니다

그대신 욕을 있는데로 하지요

욕을 들어도 기분이 나쁘지가 않는것은 왜 일까요

제가 벌써 길들여 진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_-;

 

요근래 자꾸 그녀는 만나자고 조릅니다

그럴때마다 왜그렇게 난처해 지는지 저도 역시 그녀를 보고싶습니다

그녀가 못생겼다해도 아무리 뚱뚱하다해도 상관없습니다

내겐 하나뿐인 그녀이니까요

 

그녀;야 만나자^^

 

나;싫어 -_-;

 

그녀;만나새꺄 존말할때 -_-+

 

나;아,안돼

 

그녀;내가 갈께

 

나;오지마

 

그녀;갈 차비밖에 없어 그러니까 너 안나오면 난 좆대는거야

 

나;오지마 그러니까 난 안나갈꺼야 -_-;;;

 

그녀;내일간다 5시비행기야 나와라

 

 

5시반입니다

전화를 해볼까 하다가 관뒀습니다

6시...7시...아무래도 안돼겠다 싶어 전화를 했습니다

 

띠리리리~ 띠리리리~

 

그녀;여부세여

 

목소리가 심상치 않아보이더군요

가슴이 답답해 왔습니다

 

나;거기 어디야

 

내 목소리를 듣자마자 그녀는 큰소리로 엉엉 울어댔습니다

당황스러움에 아무말않고 가만히 울음을 끝이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녀;개쉑...죽었어 (울먹울먹)

 

나;지금갈께 -_-;

 

와인빛머리라고 했습니다

호랑이 무늬 반팔티셔츠에 하얀색 통바지...멜빵 파란색 옆가방을 맸다고했죠

그 많은 사람들 틈에서 어떻게 그녀인것을 딱 알아볼수 있었는지

저 조차도 신기하더군요

그리고 그녀도 단번에 저를 알아보더군요

 

그녀;성훈이?

 

운흔적이 역력한 얼굴에 미소를 띠우며 절 바라보는 그녀가 ...

사랑스러웠습니다

 

나;어 나야

 

그녀;우...배고파 죽는줄 알았잖아 밥사죠

 

나;알았어^^

 

그녀는 상당히 키가 큰편입니다

저보다 무려 8센치나 차이가 나죠

일부러 굽을 신지않아 그나마 그 정도 차이였죠

절 배려하는 그녀의 마음이 정말 예쁘더군요

 

그녀;사진보다 낫다^^

 

나;그래?^^;

 

그녀;난 어때?^^

 

나;예뻐^^

 

진심이었습니다

미스코리아가 온다해도 그녀보다 예쁠순 없을겁니다

외모가 정말 그렇다는게 아니란거 다 아시죠 -_-;

그렇게 우리는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함께 살게 되었지요

지금 그녀는 임신중입니다

이제 넉달만 있으면 아기가 태어납니다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기독교신자는 아니지만 제가 스스로 목숨을 여러번 끊으려 시도했을때

이렇게 살아있을수 있도록 그래서 그녀를 만나고 행복을 느낄수 있게

해주신 하느님께...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자기야아아아아아’

 

앗!

그녀가 부르는군요^^;

여러분도 어서 빨리 그녀(그)를 만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아 한가지더 말씀드리자면 남자의 키가 남자의 모든것은 아니란 사실

잊지마세요 그럼 행복하시길...

 

- 어 왜?

 

- 앗씨, 왜 이제와

 

- 하핫 미얀 배고파?

 

- 응 밥죠^^

 

- 좀만 기다려 맛있는걸로 대령하지^^

 

- 응 빨리와^^

 

-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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