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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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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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숙 [moon6388] 쪽지 캡슐

2020-09-04 ㅣ No.140526

루카 5, 33-39(연중 22주 금)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단식할 수 없지 않으냐?”(루카 5,34)

 

여기서.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신랑’이라고 부르십니다. 사실, 세례자 요한도 예수님을 신랑이라고 부른 적이 있습니다.

<요한복음>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신부를 얻는 이는 신랑입니다.

                신랑의 벗이 곁에 있다가 신랑의 목소리를 들으면 그게 기뻐합니다.”(요한 3,29)

 

이는 ‘새로운 때’가 도래했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신랑이 와 있는 때’임을 선포하십니다. 그래서 단식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단식할 때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새 시대가 온 까닭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낡은 옷에다가 깁을 수 없는 새 천이며, 낡은 가죽 부대에 담을 수 없는 새 포도주에 비유하시면서 말씀하십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루카 5,38)

 

‘새 부대’변화된 삶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곧 새 포도주를 담을 변화된 삶이 필요하다는 말씀입니다.

어느 착한 강마을 사람들 이야기(로날드 롤하이저)를 들려드립니다.

큰 강을 끼고 있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 강에서 세 사람이 떠내려 왔는데, 한 사람은 이미 죽었고, 한 사람은 심하게 부상을 입고 있었고, 또 한 사람은 어린 아이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들을 강에서 건져내어 죽은 사람은 정성껏 매장해 주고, 부상당한 사람은 병원에 입원을 시키고, 어린 아이는 돌볼 가정에 의탁했습니다. 이 마을에 이런 사건들이 수년 동안 지속되자 사람들은 떠내려 오는 사람들을 잘 건져낼 방법을 고안하고, 그들을 잘 돌볼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온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이런 자선행위에 자부심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아무도 강 상류에 올라가 거기에 무슨 일이 있는지, 왜 사람들이 이렇게 죽거나 다쳐서 떠내려 오는지 알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의 착한 마을 사람들처럼 되기를 바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만약 이런 이해대로라면,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불의한 사회적 환경에 대하여 교회가 갈등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교회는 그저 사회의 낙오자가 되어 떠내려 오는 이들만 도우면 될 테니까요.

만약, 교회가 이러한 모습으로 세상에 존재하면, 아마도 더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대해 환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결코 그러라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교회의 사명은 복음의 빛으로 세상을 식별하며, 이 땅에 정의와 평화, 사랑과 공동선, 인간과 생명이 존중되는 하느님 나라의 건설에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이 너희는 미워할 수 없지만, 나는 미워하고 있다.

              세상이 하는 짓이 악해서 내가 그것을 들추어내기 때문이다.”(요한 7,7)

 

브라질의 헬더 카마라 대주교는 이런 체험을 전해줍니다.

              “내가 가난한 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면, 그들은 나를 성자라고 부른다.

       그러나 내가 왜 가난한 이들이 굶주리는가를 물으면 그들은 나를 빨갱이라고 부른다.”

카마라 대주교의 이 말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왜 많은 이들이 죽어가고 다치고 아픈지, 왜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가난한 이들이 많아지는지, 왜 자연환경이 파괴되고 착취되는지, 그 원인을 묻고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하면 빨갱이, 종북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우리의 현실과 별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복음의 기쁨>에서 말씀하십니다.

“진리와 사랑 앞에서 몸을 숨기는 것은 자살행위다.”(272항).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루카 5,38)

주님!

새 포도주를 담을 새 부대가 되게 하소서!

제 마음이 새 부대가 되어, 당신 사랑에 젖고 당신 향기 품게 하소서.

제 삶이 포도주 잔이 되어, 당신의 사랑을 건네주게 하소서

이 나라, 이 땅이 신랑을 맞이한 혼인잔치가 되게 하소서!

오순도순 모여 사랑 가득 채운 술잔을 쳐들게 하소서!

사랑과 웃음소리 지저귀는 새소리로 번지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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