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 (화)
(녹)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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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슥 빨리 안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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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경 [ppebble] 쪽지 캡슐

2002-09-12 ㅣ No.7220

 

 

금요일 오후라 그런지 버스엔 사람들이 별로 없었고 차는 무지하게 막혀서 모두가 짜증이 났습니다. 썰렁한 버스 안에는 기사 아저씨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흥얼거리는 소리만 들려오고 있었죠. 방송에서는 다음 종착역을 알리는 소리가 나오고 버스 문이 곧 열렸습니다.

 

한 사람 두 사람 또 한 사람이 타고 마지막에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이 버스를 타면서 교통카드를 찍는 순간 “잔액이 부족합니다”라 기계음이 들렸습니다. 그러자 학생이 얼굴이 빨개져서는 서둘러 버스에서 뛰어내리는 겁니다. 사람들은 돈이 없나? 생각하면서 창밖에 그 학생을 보고 있었죠. 그 학생은 부끄러웠던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버스가 진행하는 방향으로 잰 걸음으로 걷더군요.

 

잠시 뒤 제가 탄 버스도 출발했는데, 차가 많아 아주 천천히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기사아저씨가 그 학생 앞에서 버스를 세우고는 “야 이 자슥아 빨리 안타나? 뭐하노 빨리 타라!” 하며 소리를 지르셨습니다. 그 학생은 머뭇머뭇하더니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기사아저씨 “야 이 자슥아, 남자 자슥이 용기가 그렇게도 없나? 돈이 없다고 좀 버스 좀 태워 달라고 하면 되지. 니 너거 집까지 걸어 갈라고 했드나?” “….”

 

버스 안에 있던 사람들 모두 흐뭇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그 아저씨의 욕도 참 친근하게 들렸습니다.

 

 

- 좋은생각 이효진님(부산 북구 덕천2동)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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