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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그 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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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군대 입대가 늦었다. 내 또래의 청년들이 제대 할 무렵에야 입영을 했다. 그때 나는 일찍 결혼해 아내와 딸을 둔 가장이었다. 논산에서 신병 교육을 마치치고 밤 기차를 타고 춘천에 도착해 보충대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거기서 들은 말로는 인제와 원통 지역은 "인제 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 살겠다"라는 노래가 생겨날 정도로 군대생활하기가 몹시 힘든 지역이라고했다. 비겁하게도 나는 그런 곳에 배치되지 않았으면 했다. 그 지역말고는 춘천 시내에 부대가 하나 있는데. 그곳은 군단사령부여서 웬만한 배경이 아니면 힘들다고 했다.
며칠 후, 그 고급부대에서 신병을 차출하기 위해 사병이 나왔다. 40명의 병적카드를 유심히 뒤적이더니 나를 호명했다."군대 오려면 일찍 올 일이지..."혼잣말처럼 이렇게 중얼거리며 몇 차례 한숨을 내쉬더니 나를 지프차에 태웠다. 부대에 도착하자 재미난 구경이라도 난 듯 병사들이 몰려왔다. 나를 대면한 그들의 첫 반응은 킥킥 웃는 거였다. 나이 든 얼굴에 희끗희끗한 새치머리,그들의 눈에도 내가 아저씨로 보였을 것이다.
그 날 밤, 나를 데려왔던 병사는 외딴 벙커에서 내가 보는 앞에서 고참들에게 구타를 당했다. 나이가 어리고 팔팔한 신참을 데려오랬더니 뭐 저따위를 데려왔느냐는 것이다.그가 피범벅이 되어 쓰러지자,나를 향해 삿대질을 해대며 "저 새끼,교육 확실히 시켜"하면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내무반으로 돌아갔다. 나는 곧 불똥이 튈 거라고 생각했다.나 때문에 그렇게 두들겨 맞았으니... 겨우 몸을 가눈 그가 얼굴과 옷에 묻은 피를 닦으면서"이게 군대야"하면서 어깨동무를 하는 것이었다."이럴 줄 알았으면서 왜 나를 데려왔습니까?"했더니 조용히 웃기만 했다.
나중에 부대 내 성당에서 성체를 모시는 그를 보았을 때 난 알게 되었다. 그 병사 안에 내 처지를 불쌍히 여기시는 예수님이 살아 계셨다는 것을,주님께선 당신께 마음을 내준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계시다는 것을.(선교지, 그대 지금 어디에... 글쓴이 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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