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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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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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2-07-24 ㅣ No.3878

7월 25일 목요일, 사도 성 야고버 축일-마태오 20장 20-28절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몸값을 치르러 온 것이다."

 

 

<서빙>

 

우리 마음 안에는 저마다 하느님에 대한 이미지가 들어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지녔는가에 따라 영성생활이 크게 좌우됩니다.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하느님을 권위를 행사하시는 직장의 상사로 개념화시킬 때 우리의 신앙생활은 무척 위축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하느님을 진노의 하느님, 세상의 죄인들을 쓸어버리시는 공포의 하느님으로 여깁니다.

    

그런데 황공하게도 만 왕의 왕으로 이 땅에 오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남겨주신 가장 특징적인 이미지는 놀랍게도 "섬김의 왕"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부여한 사명을 충실히 이행하고 돌아온 제자들을 위해 겸손하게도 손수 식사를 준비하시고 "와서 아침을 들어라"고 초대하십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사랑하는 제자들과의 보다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직접 소풍을 준비하십니다.

 

이런 섬김의 왕이신 예수님을 파견하신 하느님 아버지 역시 서빙의 황제였습니다. 시편 23편의 표현처럼 하느님은 원수들 앞에서 상을 차려주시는 분입니다. 우리를 극진히 환대하는 분이십니다. 잔치의 주인인 하느님은 우리 모두를 A급 손님으로 분류하여 최고의 서빙을 하십니다. 최고의 것들만 꺼내 우리에게 대접하십니다. 하느님이 주시는 것은 풍성하기 그지없습니다. 모자라지 않고 넘칩니다. 이렇게 우리의 하느님은 섬김의 하느님이십니다. 우리를 위해 손수 잔치상을 마련하시는 분입니다. 우리를 주인공 석에 앉히시고 정성껏 서비스를 해주시는 분입니다.

 

출애굽기는 구원하시는 하느님이 강조하고 있는가 하면, 호세아서는 징벌할 수 없는 하느님, 루가복음은 용서하시는 하느님을 제시합니다. 이렇게 우리의 하느님은 기대 이상으로 많은 것을 베푸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우리는 하느님과의 관계를 시작할 때, 자비가 충만한 하느님과 출발해야 합니다. 창조설화, 아브라함 성소 이야기, 이스라엘의 출애굽, 시나이 산에서의 계약의 스토리는 결코 잘못에 대한 나무람으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그 모든 구약의 사건들은 인간을 극진히 섬기시는 하느님과 환대 받는 인간 사이의 역사였습니다.

    

예수님의 사목 역시 치유, 용서 등을 통한 섬김의 사목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사목은 인간의 잘못을 따지거나 처벌하면서 "너 이제 끝장이다"는 말과 함께 시작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한번도 세리에게 가서 "너 이 나쁜 놈! 너 엄청나게 빙땅해 먹었지? 너는 이제 끝장이다"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반대로 하느님께서는 좋은 일들-용서, 치료, 자비, 소생, 구원-과 함께 인간과의 관계를 시작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느님의 자비를 인식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조차 하느님의 자비를 인식하지 않고 하느님을 징벌의 하느님, 공포의 대상으로 인식한다면 누가 세상 앞에 하느님의 자비를 선포할 것입니까? 성서의 모든 페이지는 결국 하느님 자비를 선포하기 위한 표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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