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5일 (수)
(백) 부활 제7주간 수요일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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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것'이 아니라 '나'를 나눈다(연중 18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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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2-08-04 ㅣ No.3904

 

 

2002, 8, 4 연중 제18주일

 

 

마태오 14,13-21 (오쳔 명을 먹이신 기적)

 

그 때에 예수께서 세례자 요한의 죽음에 관한 소식을 들으시고 거기를 떠나 배를 타고 따로 한적한 곳으로 가셨다. 그러나 여러 동네에서 사람들이 이 소문을 듣고 육로로 따라왔다. 예수께서 배에서 내려 거기 모여든 많은 군중을 보시자 측은한 마음이 들어 그들이 데리고 온 병자들을 고쳐 주셨다.

 

저녁때가 되자 제자들이 예수께 와서 "여기는 외딴 곳이고 시간도 이미 늦었습니다. 그러니 군중들을 헤쳐 제각기 음식을 사 먹도록 마을로 보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을 보낼 것 없이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하고 이르셨다.

 

제자들이 "우리에게 지금 있는 것이라고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뿐입니다." 하고 말하자 예수께서는 "그것을 이리 가져오너라." 하시고는 군중을 풀 위에 앉게 하셨다. 그리고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라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셨다. 제자들은 그것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주워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먹은 사람은 여자와 어린이들 외에 남자만은 오천 명 가량 되었다.

 

 

(요 며칠, 예전에도 가끔씩 그랬지만, 예전에 올렸던 묵상글들을 다시 올립니다. 예전과 상황이 많이 달라졌지만, 예전의 묵상글들을 다시 읽으면서 그 당시를 생각할 수 있기에 좋고, 오늘을 새롭게 볼 수 있어서 좋기도 합니다. 변화 한 가운데서 변하지 말아야 할 자신을 추스리는데도 좋구요... 사랑하는 벗님들도 자신의 묵상 공책을 만들어 보심이 어떨지 감히 권하고 싶습니다. 기쁘고 넉넉한 주일, 그리고 평화로운 한 주간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사제는 가진 것이 없으면서도 끊임없이 나누라는 요청을 받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형제 자매들로부터만이 아니라 마음 속에서 울려나오는 주님의 음성을 통해 매일 매일 요청을 받습니다.

 

아는 것이 없는데 알려주어야만 합니다. 주님께서, 형제 자매님들께서 알려주라고 하십니다.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데 없는데 모든 일에 나서야 합니다. 주님께서, 형제 자매님들께서 나서라고 하십니다.

말 주변이 없는데 말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형제 자매님들께서 말하라고 하십니다.

너그럽지 못한데 너그러운 척이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너그러워야 합니다. 주님께서, 형제 자매님들께서 너그러우라고 하십니다.

마음에 화가 치밀어 올라도 있는 그대로 드러내지 말아야 합니다. 주님께서, 형제 자매님들께서 분노를 삭이고 웃음으로 감싸안으라고 하십니다.

인간이기에 마음으로 끌리는 형제 자매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똑같이 사랑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형제 자매님들께 그렇게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항상은 아니지만, 가끔씩 "어찌하오리까?"라는 탄식이 절로 납니다.

수천명의 군중 앞에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들고 있는 제자들의 모습을 봅니다. "그들을 보낼 것 없이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이 야속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주님, 어찌하오리까?"라는 제자들의 탄식이 남의 것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너희가 주어라."

 

예수님께 묻습니다.

"무엇을 줄 수 있습니까?"

"제가 가진 것이 무엇입니까?"

"가진 것이 있어야 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예수님께서 대답하십니다.

"네가 있지 않느냐?"

"너를 주면 되지 않느냐?"

 

우문현답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를 주면 됩니다. 제가 가진 무엇을 주려고, 가지고 있지도 않은 것을 애써 찾은 제가 바보였습니다. 저를 주면 되는 것입니다. 가진 것이 없어서 내어주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있는 것을 나누기 보다 내어주지 못할 그럴싸한 이유를 찾았기 때문에 나눌 수 없었던 것입니다.

 

"나를 준다는 것을 무엇을 말하는가?"

하나의 숙제를 묵상의 결과로 받아 안습니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물음일 것입니다. 그래도 새삼 하나의 깨달음을 얻었기에 기쁩니다. "'내가 가진 것'이 아니라 '나'를 나누고 내어주어야 한다."는 깨달음 말입니다. 요 며칠 동안 조금은 머리가 복잡했었는데, 이제 조금씩 맑게 개이는 느낌입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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