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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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생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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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03-29 ㅣ No.4675

3월 30일 사순 제 4주일-요한 3장 14-21절

 

"하느님이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단죄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시켜 구원하시려는 것이다."

 

 

<한 인생의 뒷모습>

 

오늘 복음을 묵상하다가 "단죄가 아니라 구원"이라는 대목에 이르러 얼마나 감사하는 마음이 들던지요. 밥먹듯이 일상적으로 많은 죄를 짓고 살아가는 제게, 그리고 그 죄로 인해 의기소침해 있는 제게 있어 "단죄가 아니라 구원"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마치도 생명수와도 같은 말씀이었습니다.

 

"단죄가 아니라 구원"이라는 말씀은 예수님의 일생을 요약하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복음서 전체는 "단죄가 아니라 구원’이라는 예수님의 사명을 구체화시키는 하나의 장(場)이 틀림없습니다.

 

길을 가다가 만나면 "오늘 일진이 않좋겠네"할 정도로 중죄인 취급당하던 세리나 창녀들과 기쁘게 어울리셨던 예수님이셨습니다. 어울리셨을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새 하늘 새 땅이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시며 새출발의 출발점으로 인도하셨습니다.

 

더 이상 어찌해볼 도리가 없던 여인, 모든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던 여인,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들려온 여인에게 예수님은 손을 내미십니다. 그녀를 일으켜 세우십니다. 그녀에게 새로운 인생을 되찾아주십니다.

 

일생에 도움이 안되는 막 되먹은 둘째 아들, 눈에 보이는 것이 없었던 둘째 아들을 다시 한번 당신 품에 안으시며 따뜻한 손으로 등을 두드려주셨던 하느님이셨습니다.

 

셀수도 없는 많은 사건들 안에서 "단죄가 아니라 구원"을 위한 예수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우리 죄인을 향한 확고한 예수님의 구원의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죄인에 대해서 단죄하기란 너무나 쉽습니다. 그러나 구원의 구체적인 표현인 관용을 베풀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가치관을 따르는 제자된 도리로써 그분의 평생 좌우명이었던 "단죄가 아닌 구원"이란 모토를 우리 삶 안에서 구체화시켜나가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못 되먹은 사람, 아무리 인간 안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우선 그 사람 앞에 앉아보십시오. 가만히 그 사람의 눈동자에 담겨있는 기구했던 일생을 응시해보십시오.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의 구원을 빌어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 가련한 인생의 뒷모습을 가만히 응시하는 일, 한 불쌍한 인간의 지난 삶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야말로 한 인간을 살리는 일, 한 인간을 구원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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