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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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드리는 감사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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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진 [joyro] 쪽지 캡슐

2003-09-23 ㅣ No.5544

새로운 아이들(초 3, 4 학년) 2명이 새로왔다.

그리고 고등학교 2학년 아이의 생일을 맞아

아이들 말대로 자습시간을 띵까고(빼먹고)

대전에 있는 종합운동장(충무 체육관)으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러 갔다.

 

새로 들어 온 녀석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크던지...

그리고 나에게서 자신들이 스케이트를 잘 탄다는 칭찬을

듣고 싶어서 조금가다가 나를 돌아보며

"신부님 저 잘 타지요?"를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그곳에 운동을 나온 사람들이 전부다 나를 쳐다봤다.

왜그리도 쑥쓰럽던지..

그래서 아이들을 불러놓고

"이곳에서는 나를 부를 때 삼촌이라고 불러라.

아님 아저씨라고 해도 된다."

그 말에 3학년 아이가 "아빠라 부를까요?"

난 자연스럽게 "그래라!" 하며 웃었다.

 

그 시간 이후 부터 충무 체육관 주변은

’아빠’ 소리가 크게, 자주 메아리 쳐서 들렸다.

조금은 쑥쓰러웠다. 눈이 워낙 많았던지라...

그래도 아이들이 "아빠"라 부르는 소리가 싫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이어 들려오는 소리는

"신부님 저 시간 좀 재주세요. 저 몇 바퀴 도는지 세어주세요.

간식 언제 먹어요.." 등등의 우렁찬 목소리들이었다.

귀찮다기 보다 오히려행복했다.

 

다른 공동체에서는 이 시간이면 개인적으로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나의 개인적인 일들을 하는 것을 즐겨했던 내가

아이들 안에서 이런 행복을 맛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은총인지..

 

버릴 수록 더 얻게 되나 보다.

오늘 복음의 말씀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

온전히 투신하기 위해,

군더더기들을 버리라고 말씀하신다.

우리가 온전히 투신할 때 나에게 있는 군더더기는

무엇인가? 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p.s. 몇일 전에 사라진 아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 사라졌던 아이가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집에

들어왔어요. 많은 분들의 기도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아이는 인물도 잘 생기고(메추리도 자기 새끼는 이쁘다던데..*^^*)

애교있게 경상도 사투리를 쓰며,

밝은 모습으로 나타났답니다.  이제 그 아이가 이곳에서

아이다운 모습으로 밝게, 행복하게 살아가길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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