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화)
(홍)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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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성대한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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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남현 [kwic] 쪽지 캡슐

2003-11-05 ㅣ No.5876

연중 제 31주간 수요일   복음 루가 14, 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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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성대한 결혼식]

 

지난 주일 우리 본당에서는 결혼식이 있었는데 조금 특이한 하객들이 몰려왔다. 일반적으로 결혼식 하객이라고 하면 신랑신부 친구들이나 부모님 지인들이 찾아와서 축하해준다고 봐야 하는데 이번 경우에는 웬일인지 초등학생들이 상당부분 하객으로 온 것이었다.

 

사연인즉, 신랑은 우리 본당 ’주일학교 교감선생님’이란 직책이 말해주듯 9년간 주일학교 교사를 하고 있고, 신부 또한 6년간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활동을 하기 때문에 지금 주일학교 다니고 있는 초등학생들이 대거 축하를 하기 위해 온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주임신부님 강론때는 더 관심 끌기에 충분한 의미있는 말씀이 있었다.  

 

"사제생활 30년동안 혼인미사를 집전을 했으나 오늘같이 어린이들이 하객으로 많이 몰려온 것은 처음 겪는 일입니다. 이 많은 어린이들의 축복과 기도속에서 이루워진 혼인미사는 세상 어느 결혼식보다 성대할 것입니다."

 

그리고 초등부 연합 성가대에서 축가가 시작되었다. 보는 이들도 눈시울이 적셔왔고 신랑 신부의 볼은 붉게 상기되었다. 그날의 신부는 한없이 울고 있는 것이 보였다. 세련되지 않은 초등학생들의 축가에 담아 드리는 기도는 오히려 그날 결혼식의 백미였던 것 같았다.

 

 

"너희 가운데 누구든지 나의 제자가 되려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버려야 한다.”  

 

세상일에 먼저 우선시하기 쉬운 젊은 나이임에도 모든 세속의 갖은 유혹들을 다 물리치면서 주일학교 교사를 현재일까지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그날의 신랑과 신부들은 어쩌면 자기 자신을 철저히 버리는 삶이 아니었나 여겨집니다.

 

9년간 주일학교 교사를 하기에 친구 사귀는 시간도 없었고, 데이트 할 시간도 없어서 본당의 교사끼리 혼인을 하도록 하느님께서 커플을 맺어 주셨을거라는 그 친구들의 여운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버려야 한다’라고 가르치신 말씀은 요즈음 교회 봉사활동에서 자만과 게으름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제 자신에게 여지없이 깨우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9년간 묵묵히 봉사해온 그날의 신랑을 보면서 그리고 오늘 복음 말씀을 묵상하면서 ’이제 봉사자도 4년째 했으니 할만큼 하지 않았나’ 하는 자만심을 버리고 겸손되이 여건이 주어진다면 9년이상도 앞으로 더 많이 봉사하는 그래서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길이 자기 자신을 버리는 삶에 우선이 된다면 그렇게 되기를 감히 청해봅니다.

 

                                 ▣통신성서모임 마남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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