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징검다리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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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순 [pak0827] 쪽지 캡슐

2003-07-27 ㅣ No.33

隨筆- 징검다리 교훈

wngok@hanmail.net

 

5월이 되면 내게 잊혀지지 않는 일화가 하나 있다.

나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모든 이에게 교훈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사람이 바른 마음을 가지고 옳게 살아가려고 노력해도 예측할 수 없는 때와 장소에서 실수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아무리 작은 실수라도 대수롭지 않게 그냥 넘겨선 안 되는 것이다. 작은 실수가 원인이 되어 큰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담임 선생님은 우연히 작은 실수를 한 것 때문에 평생 동안 바른 선생님이 되려고 노력하며 살았다고 한다. 그의 작은 실수는 이런 것이었다.

사범학교를 졸업한 선생님이 첫 발령을 받고 좋은 교사가 되겠다고 다짐을 하면서, 아침에 새 옷으로 갈아입고 일찍 학교를 향해 집을 떠났다. 그가 학교로 가는 도중에 발목이 빠질 정도에 개울물이 흐르고, 거기에는 징검다리가 놓여 있었다. 선생님은 거기를 건너가다가 징검다리 하나가 흔들리는 바람에 몸의 중심을 잃고 물에 빠지고 말았다. 첫 출근을 하면서 옷이 모두 젖었으니 그냥 학교로 갈 수가 없었으므로 집으로 되돌아왔다.

학교에 간다던 아들이 온 것을 보신 어머니는

"왜 도로 왔느냐?"

하고 물었다. 선생님은 되돌아 온 이유를 자세히 말씀드렸다. 어머니는 젖은 옷을 걱정하기보다는 오히려 아들에게

"흔들리는 징검다리를 튼튼하게 고쳐놓고 왔느냐?"

"아닙니다. 출근 시간이 바빠서 그냥 왔습니다."

하고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가서 징검다리를 튼튼하게 고쳐놓고 와서 옷을 갈아입어라."

어머니의 의도를 선생님은 알아차렸다. 그 징검다리 돌을 바로 놓지 않았으니 등교하는 학생들 중 어느 누군가가 또 물에 빠질게 아니냐는 뜻으로 말씀하셨던 것이다. 그 길로 선생님은 개울에 달려가 징검다리 돌을 튼튼히 고쳐놓고 집에 와서,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출근했다.

어머니는 교사가 된 아들이 참된 교육자가 되길 바랬던 것이다. 언제든지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아들에게 그렇게 가르쳤다고 한다.

훌륭한 선생님이 되기 위해선 말뿐만 아니라 마음과 행동으로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교육은 교실에서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이나 부모들의 일상 생활에서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다. 선생님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진심이 담겨있는 산 교육자였다. 자식인 교사의 마음, 지켜야 할 등교시간, 개울물에 들어가 징검다리를 단단하게 고쳐 놓아야 하는 어려움, 첫 출근의 긴장감 등을 어머니가 모를리 없다.

그러나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자식이 올바른 교육자가 되기를 바란 것이다. 그 후 선생님은 징검다리 교훈을 잊지 않으시고 그대로 실천하며 살아오셨다. 어머니의 냉정한 충고와 나무람에, 아들은 모범적인 스승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모든 어린아이들이 이렇게 자상하고 엄격한 부모와 스승 곁에서 자란다면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은 분명하다.

5월은 가정의 달로 어린이 날, 어버이날이 있고, 스승의 날이 있는 달이다. 5일은 어린이 날로, 인간으로서 어린이들의 권리와 복지를 보장해 줄 것을 어른들이 서약해서 1957년 5월 5일 어린이 헌장을 선포하였다. 나라의 새싹인 어린이들을 깨끗하고 바르고 착실한 사람으로 키우기 위한 뜻으로 어린이날을 제정한 것이다. 이날은 어른들이 어린이를 어떻게 가르치고 사랑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날이다. 자녀들에게 모범을 보이면서 사는 부모의 올바른 삶을 생각해 보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8일은 어버이 날로, 자녀를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를 드리는 날이다. 부모는 온갖 어려움을 감수하고 자녀들에게 교육을 시킨다. 바로 그 고마움에 대한 보답으로 남은 여생을 편안히 모시겠다는 마음을 표시하는 날인 것이다.

15일은 스승의 날로, 제자들을 자식과 동생같이 사랑하며 지식과 도덕을 가르쳐 주고 삶의 모범을 보여주신 스승님께 감사하는 날이다. 부모나 선생님뿐 아니라,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아이들의 부모가 되고 스승이 되어야 한다. 어른이 아이들에게 훌륭한 모범을 보여줄 때 그들은 참되고 바르게 자랄 수 있는 것이다.

아이들의 교육은 학교에서 선생님만이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자기 자녀만 잘 가르친다고 좋은 사회가 되는 것도 아니다. 사회가 선생님이 되고 부모가 되어야 한다. 어른이 어린이들에게 나쁜 행동을 보이고 바르게 살지 못하면서 자녀에게 훈계를 한다면 아이들은 무엇을 배우겠는가?

공해 방지 문제가 일부 관심 있는 사람들만의 힘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듯, 자녀 교육도 부모나 선생님만이 할 수 있는게 아니고 사회 전체가 맡아서 할 문제이다. 부모나 선생님, 학생과 모든 사람들이 이 징검다리 교훈을 받아들일 때 이 사회는 밝아질 것이다.

5월은 기쁘고 즐거운 달이며 나의 선생님의 일화가 새삼 느껴지는 가슴 뿌듯한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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