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화)
(홍)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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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임신부님의 애틋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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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2-01-07 ㅣ No.3125

1월 8일 화요일-마르코 복음 6장 34-44절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주임 신부님의 애틋한 사랑>

 

가끔씩 소설을 읽을 때마다 저는 소설가들의 탁월한 문장구사에 큰 부러움을 느끼곤 합니다. 그분들은 참으로 언어의 마술사들입니다. 똑같은 내용이라 할지라도 어쩌면 그렇게도 촌스럽지 않게 매끄러운 문장을 잘 구사하는지요. 또 우리는 잘 포착을 못하는 느낌들을 어쩌면 그렇게 세밀하게 묘사할 수 있는지요? 물론 하나의 의미 있는 문장을 탄생시키기까지는 그분들 나름대로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겠지요.

 

공지영씨의 소설 "착한 여자"에 보면 "사랑"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좋은 것을 볼 때 생각나는 것이 사랑입니다. 좋은 옷을 보면 생각나는 것, 그것이 사랑입니다. 맛있는 것 보면 같이 먹고 싶고, 좋은 경치 보면 같이 보고 싶은 것, 나쁜 게 아니라 좋은 것이 있을 때, 여기 그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사랑입니다."

 

사랑이란 개념을 참으로 단순하고도 쉽게 풀이한 재치있고도 의미 있는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때로 "사랑"이란 단어를 너무 크게 확대 해석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사랑은 보다 단순한 것입니다. 사랑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보다 우리 삶 가까이, 아니 한가운데 있는 것입니다.

 

한 본당의 주임신부님의 애틋한 사랑을 기억합니다. 누구를 향한 사랑이겠습니까? 바로 함께 사는 보좌신부님을 향한 사랑입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금이야 옥이야 보좌신부님을 챙깁니다. 보좌신부님이 가끔 젊은 혈기에 실수라도 하면 어떻게 해서든 방패막이가 되어주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십니다. 어디 가서 쇼핑이나 외식을 할 때면 언제나 "우리 보좌신부 것도!"를 외치십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 우리는 이웃을 향한 예수님의 극진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랑!", "사랑!" 말로만 외치지 않으셨습니다. 그보다는 언제나 행동으로 보여주셨습니다. 당신 말씀을 듣느라 끼니도 제대로 때우지 못한 군중들의 굶주림을 당신 사랑의 기적으로 해결해 주십니다.

 

우리가 눈만 뜨면 외치는 것이 "형제적 사랑"입니다. 아침 기도 때마다, 미사 때마다, 강론 때마다 선포되는 말씀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사랑"입니다. 그러나 참으로 저를 부끄럽게 만들 때는 제가 선포하는 "사랑"이란 단어가 혀끝에서만 맴돌 때입니다.

 

제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권고 말씀처럼 이제는 우리가 나설 때입니다. 우리 마음속에 오랫동안 간직해온 "사랑"이란 씨앗을 이제는 행동으로 결실을 거둘 때입니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이제는 우리가 예수님께서 하셨던 그 일을 계속해나갈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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