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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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신부님의 매일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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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hunter14] 쪽지 캡슐

2017-12-13 ㅣ No.116803

 

 

 

노인은 짐이나 문제가 아니라 아주 풍요로운 자원입니다!

 

 

한국 사회의 노령화 현상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그에 따른 많은 어르신들의 고통도 점점 커져만 갑니다. 잘 준비되지 않은 노년기로 인한 괴로움은 당장 저희가 모시고 있는 원로 회원들, 그리고 부모친지들의 모습만 봐도 잘 알수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푸념삼아 툭툭 던지시는 말씀이 늘 마음에 걸립니다.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왜 빨리 데려가지 않으시는지? 지금 이렇게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그럴때 마다, ‘절대 그런 말씀 하지 마시라, 모든 것에 때가 있다, 마음 크게 잡수시고, 보속이라 생각하시라.’ 당부드려도, 그도 잠시, 어느 새 똑같은 말씀들을 수시로 반복하십니다.

 

 

사회 뿐만 아니라 교회, 수도회와 수녀회들도 노령화로 인한 다양한 도전들이 만만치 않기에, 나름 대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하고 계십니다.

 

 

최근 살레시오 수녀회 양성부에서는 수도자들의 노년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오랜 연구 끝에, 참으로 의미있는 결과물을 도출했습니다. ‘한 세대가 다른 세대에게 이야기를 전하다라는 제목의 소책자를 발간했는데, 노년기 수도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노인은 짐이나 문제가 아니라 아주 풍요로운 자원입니다. 노년기는 인간 실존을 냉혹하게 표현하는 인생의 종착점이 아니라, 집중적으로 살아야 할 단계이며, 영적 성장을 위한 좋은 시기요, 기회로 여기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살아온 대로 늙어갑니다. 성숙하고 충만하고 행복한 노년기는 젊은 시절부터 준비해가야 합니다.”

 

 

노년기를 원의와 욕구가 충족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만족하게 사는 사람으로 존재하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주십시오. 노인들은 공동체 안에서 자신들의 현존을 가치화 하십시오. 점점 없어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보다, 더 중요한 것, 불변하고 결정적인 가치들과 임무를 간직하면서, 자신의 품위를 새롭게 하는 능력을 기르십시오.”

 

 

노인들의 마지막 적은 고통이나 병고, 혹은 장애가 아닙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것은 의미의 부재입니다. 노인들에게 진정 두려운 것은 자신이 쓸모 없는 사람, 보탬이 되지 않는 사람, 의미없는 삶을 살고 있다는 자각입니다.

 

 

보십시오. 노년기는 기울어져 가는 시기, 소멸되어 가는 시기가 절대로 아닙니다. 노년기에 접어들었을 때, 자주 우리가 느끼는 유혹, 삶이 짐이요, 족쇄요, 고통으로 느껴질 때 마다, 더 집중적으로 노력할 측면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삶, 인생에 대한 적극적인 의미 추구입니다.

 

 

언제까지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주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해주신 모든 날들, 모든 순간들은 단 한 순간도 예외없이 의미가 있습니다. 주님께서 부르시는 마지막 순간까지 꼭 염두에 두고 살아가야겠습니다. 내 삶은 소중하다는 것, 내 인생은 가치가 있다는 것, 나는 존재 자체로 존귀하다는 것.

 

 

그래서 중요한 것이 신앙 안에 사는 것입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주님으로부터 사랑받는 자녀임을 인식하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한 세상 살아가면서 양 어깨에 짊어져야 할 가장 크고 무거운 멍에 노년과 죽음, 생각할수록 부담스럽습니다. 그러나 온유하고 겸손하신 주님 안에 머무를 때, 그 무거운 멍에도 잠자리나 나비 날개처럼 가벼워질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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