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화)
(홍)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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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마음의 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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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2-07-18 ㅣ No.3854

7월 18일 연중 제 15주간 목요일-마태오 11장 28-30절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 다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의 영혼이 안식을 얻을 것이다.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다시 찾은 마음의 평안>

 

오늘은 제주에 잠시 볼일이 있어서 아침 첫 비행기를 타고 갔다가 저녁에 올라왔습니다. 여름휴가철이어서 그런지 많은 여행객들로 붐볐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행복해 죽겠다"는 표정이어야 할 여행객들의 얼굴 표정이 그다지 밝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의무적으로 뭔가 해야할 일을 해치우는 듯한 모습들이었습니다. 거기다 다들 얼마나 바쁜지요? 목적지에 도착한 사람들은 비행기 출입문이 채 열리기도 전에 다들 일어서서 통로에 줄지어서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분주하게 이리 저리 돌아다니며 자신들이 마치 무슨 특별한 일이라도 하고 있는 것처럼 여기지만 사실은 큰 의미 없는 우스꽝스런 것들에 빠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현대인들은 "실제적으로 아무 것도 하는 일이 없으면서 언제나 초조하고 안달하며 몸부림치는 존재"라는 한 심리학자의 주장이 무척이나 설득력 있게 느껴지던 하루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바쁜척하는 우리를 향해 "쉬라"고, "휴가를 좀 가지라고" 당부하십니다. 그런데 그 휴가는 요즘 우리가 생각하는 휴가와는 질적으로 다른 휴가입니다. 그 휴가는 다름 아닌 주님 안의 휴가, 주님과 함께 하는 휴가, 주님 안에 머무르는 휴가, 결국 기도와 침묵을 통한 영적 휴가입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 다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

 

그리스도인들의 휴가는 세상사람들의 휴가와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갖은 레저활동을 통한 휴가, 전망 좋은 곳에서 시원한 맥주를 인정사정 없이 들이키는 휴가와는 근본적으로 그 형태를 달리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휴가는 세상살이로 인해 지칠 대로 지친 심신의 안정과 평화를 되찾는 휴가입니다. 긴장과 두려움을 가라앉히고 다시 한번 새 출발 할 수 있는 원기를 회복하는 휴가입니다. 최종적으로 언젠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실 영원한 안식의 한 끄트머리를 조금이나마 체험해보는 휴가가 바로 그리스도인의 휴가입니다.

 

이런 그리스도인다운 휴가를 보내기 위해 중요한 것은 왕복 비행기 티켓이나 갖은 여행준비물이 아니라 기도와 묵상을 통한 마음의 평화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진정한 휴가는 외적인 휴가만을 통해서 절대로 성취할 수 없습니다. 진정한 휴가는 올바른 영성의 길로 들어서야만 얻을 수 있는 휴가입니다. 하느님 보호의 손길 안에 들어가는 것, 하느님 옆에 안식처를 마련하는 것, 하느님 안에 숨쉬는 것이 가장 휴식다운 휴식입니다(몇몇 구절들은 성바오로 출판사에서 출간된 안셀름 그린의 "다시 찾은 마음의 평안"에서 인용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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