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4일 (화)
(홍) 성 마티아 사도 축일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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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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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2-12-31 ㅣ No.4383

1월 1일 수요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루가 2장 16-21절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 속 깊이 새겨 오래 간직하였다."

 

 

<공주병>

 

하느님께서 성모님의 삶을 높이 평가하시고 성모님을 높이 들어올리신 이유는 성모님이 평생동안 단 한번도 공주병에 걸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은 한평생 "작은 자", "가난한 사람", 가련한 사람-아나윔-으로 남기를 원하셨습니다.

 

평생토록 자신의 삶은 오직 메시아를 담아내기 위한 질그릇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지 않았던 성모님의 겸손, 여기에 성모님의 위대성이 있습니다. 부단히 자기 중심적인 삶을 끊고 하느님 중심적인 삶에로 옮겨갔던 삶이 바로 성모님의 삶이었습니다.

 

성모님은 한번도 자아도취에 빠지지 않았습니다. 성모님도 분명히 우리와 똑같은 나약한 인간이었기에 교만해지고 독선에 빠질 위험도 있었습니다. "구세주의 모친"이란 타이틀이 성모님의 신앙에 부작용을 초래했을 가능성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성모님은 언제나 가난하고 작은 사람으로 남기를 원하셨기에 그 모든 유혹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한가지 역설적인 진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인간적인 눈으로 바라볼 때, 가난하고 헐벗고 힘이 없고 천대받으며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삶이 주님 앞에는 볼일 있는 삶, 의미 있는 삶이란 것입니다. 세상의 갖은 고통과 시련 앞에서 기꺼이 직면했던 사람들은 보다 간절히 보다 진실한 마음으로 주님을 기다릴 수 있는 것입니다.

 

자신을 낮추는 사람들, 자신을 비워낸 사람들, 끊임없이 작아지는 사람들의 삶이야말로 진정 가난한 삶이며 하느님 중심적인 삶입니다.

 

우리가 비참하게 되면 비참하게 될수록, 깨어지면 깨어질수록, 천대받고 모욕당하면 당할수록 우리 영적 생활은 수직상승의 호기를 맞이하는 것입니다. 시련의 때, 고통의 순간이야말로 우리가 기뻐할 순간입니다. 왜냐하면 그 순간은 하느님께서 우리 인생에서 가장 결정적으로 개입하시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도 성모님은 언제나 작은자, 가난한 자로 남기를 극구 원하셨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예수 탄생에 가장 큰 기여를 하신 분이면서도 성모님은 한발자국 물러나십니다. 우리처럼 호들갑을 떨거나 동네방네 나팔을 불고 다니지 않고 조용히 마음에 새겨 간직하십니다. 묵상하십니다.

 

올 한해 우리가 겪게 될 모든 고통과 십자가, 이해하지 못할 사건들 앞에서 투덜대거나 불만을 늘어놓지 않고 성모님처럼 침묵하면 좋겠습니다. 성모님처럼 "그 모든 일을 마음 속 깊이 새겨 오래 간직하면" 좋겠습니다.

 

"마음 속 깊이 새겨 오래 간직한다"는 말은 "침묵한다"는 말입니다. 침묵한다는 말은 만사를 인간적인 눈으로 바라보지 않고 하느님의 눈으로 바라본다는 말입니다. 육적인 눈으로 바라보지 않고 영적인 눈으로 바라본다는 말입니다.

 

영적인 눈으로 만사를 바라본다는 말은 당장 무엇인가 결과를 거두려는 마음을 내려놓는 일입니다. 당장 결판을 내려는 마음을 거두는 일입니다. 그보다는 침묵 중에 주님의 때, 주님께서 활동하실 순간을 기다리는 일입니다.

 

또다시 우리에게 무상으로 주어진 은총과 축복의 이 새아침, 성모님처럼 우리에게 오신 구세주를 침묵과 기도 속에 경배하는 경건한 아침이면 좋겠습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서울 소년원 천주교반 겨울 신앙학교 단기자원 봉사자 모집

 

*일시: 2003년 1월 7일(화)-10일(금) 10:00-16:00

*장소: 경기도 의왕시 소재 서울소년원 천주교반

*봉사내용: 신앙학교 도우미(나흘이 어려우면 이틀, 사흘도 가능합니다)

*봉사자격: 청소년들을 사랑하는 40세 미만의 남녀(머리 쓰는 일 별로 없음)

*문의: 011-9936-3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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