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성지순례ㅣ여행후기

사생간 천주교인(구산성지 순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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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mukju] 쪽지 캡슐

2013-02-08 ㅣ No.767

死生間 天主敎人

 

순교자현양회에서 매월 3째 주일에 시행하는 성지순례에 처음으로 은이와 미리내 성지를, 두 번째로 배론과 묘재 성지를 순례했다. 아내와 같이 우리끼리 세 번째로 양주관아, 성 남종삼 묘, 성 황사영 묘를, 네 번째로 오늘 구산성지, 양근 성지, 풍수원 성당, 그리고 마재 성지를 다녀왔다. 아주 뜻 깊은 하루였다.

첫 코스인 구산 성지는 아파트 건설로 주위가 온통 파헤쳐져 있어 아수라장이다. 진흙 바닥은 물론 땅 파느라 ‘쿵쾅’ 거리는 소리, 덤프트럭 소음에 먼지도 날린다. 성지에 들어서니 초 봉헌실과 성모동산이 보인다. 성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나니 우측에 아치형 터널이 보인다. 따라가 보니 ‘안당문’이라는 현판에 ‘성인묘역’이라고 추가로 적혀 있다. 옷깃을 여미고 들어서니 김성우 안토니오 성인의 묘와 현양비가 있다. 얼른 성호를 그으며 인사를 했다.

성인은 이곳에서 태어나 36세에 영세 입교하여 “나는 천주교인이오. 살아도 천주교인으로 살고, 죽어도 천주교인으로 죽을 따름이오.”(死生間 天主敎人)라는 최후의 신앙고백을 통해 순교자의 용덕(勇德)을 드러내고 47세에 순교하여 이곳에 묻혔다. 성지에는 개인과 단체용 십자가의 길, 묵주기도의 길, 가마터, 최지현 순교자 묘 및 야외 행사장 등이 있다. 나는 자그마한 성당으로 들어갔다. 오늘이 마침 첫 토요일이어서 ‘성모신심미사가로 봉헌된다. 나무 마루 바닥에 깔개를 깔고 앉았다. 미사 전에 성가를 몇 곡 부르는데, 오늘은 성모신심 미사이다보니 성모님을 흠모하는 성가가 선택됐다.

 

성모성가 105번(침묵과 인내로)

 

1. 무던히도 참으셨던 어머니의 인내

침묵 속에 고난 받으시며 기도하신 어머니

당신 사랑을 ?? 기도하신 어머니

성부를 믿으셨던 인류의 어머니

나 진정 알았네 어머니의 인내

우~~~ 무던히도 참으셨던 어머니의 사랑

언제나 어머니 본받아 살아가게 하소서.

 

2. 침묵 속에 기도하신 어머니의 눈물

죄인들의 회개 위하여서 호소하신 어머니

당신 모든 사랑을 우리에게 주셨네

어머니 내 어머니 영원한 어머니

나 진정 알았네 어머니의 인내

우~~~ 무던히도 참으셨던 어머니의 사랑

언제나 어머니 본받아 살아가게 하소서.

 

어머니! 이 ‘어머니’라는 단어는 시공을 초월하여 누구에게나 통하고 심금을 울린다. 찡하는 가슴을 정리한다. 미사가 시작됐다. 티 없이 맑은 신부님의「순교자의 삶」에 대한 강론이 또 한 번 마음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모든 순교자의 삶이 그렀듯이 나를 버리고 오로지 주님을 따르다가 마침내는 하나뿐인 목숨마저 바치는 것이다. 미사를 집전하신 강버들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님은 오늘이 마침 당신의 영명축일이라며, 잔치국수를 먹고 가라신다. 선물은 달랑 꽃바구니 하나였다. 본당 신부님이셨으면 어마어마(?)했을 것을. 축하 케이크에는 두 자루의 초가 점화됐다. 사제서품 2년차 애기 신부님이신가보다. 다음에 올 때는 신부님께 드릴 무슨 선물이 좋을까? 고민해 봐야겠다.

 


(성지 입구)





(김성우 안토니오 성인의 묘와 현양비)





(안당문 - 성인 묘역으로 들어가는 문)





(무주기도의 길에 있는 묵주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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