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월)
(백)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교육 주간)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자유게시판

현상 너머의 의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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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식 [goodactor] 쪽지 캡슐

2024-05-07 ㅣ No.231387

얼마 전에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그린 영화, 저 산 너머가 개봉했었다

영화는 범죄도시만큼 천만관객을 몰고 오진 않았지만 많은 카톨릭 신자들(천주교 신자들)이 보았으리라 여겨진다
김수환 추기경은 일제시대부터 이 땅의 근현대사를 관통하며 그 삶을 살아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가난한 이들, 약한 이들에게 고통스러웠던 암흑기에 이들의 편에서, 확실한 지지와 함께 버팀목처럼 함께 했던 일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소회 또한 남달랐을 것이라 여겨진다
누구나 어린 시절은 대체로 비슷하겠지만 그 삶의 배경이나 시대상에 따라 처하게 되는, 기성세대로부터 어쩔 수 없이 많은 영향을 받게 되는 삶의 형편이라든가 모습들은 사뭇 다른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런 배경과 분위기 속에서 김수환 추기경은 어떻게 살았고(무엇을 바라고 원하며 꿈꾸었는가 같은 것은 다소 진지하기 어려운 인생의 어린 시절에) 지냈는가는 그 인물에게 종합된 남다른 고유성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으로라도 관심이 갔을 터였을 것이다
나는 보지 못했지만(어린 나이에 크게 남달랐을 일대기나 모험이 없는 한 크게 가릴 것이 없는 이야기일 것이다) 대체로 그 분위기와 느낌은 연상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는 카톨릭이란 배경과 그 시대상, 그리고 가족사, 가족들, 친구들, 그리고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그 시절의 모든 것
그리고 동화 같은 감성과 관심들
영화 제목인 저 산 너머란 말은 때론 미지의 영역을 가리키기도 한다고 한다
다른 동양 종교에서 그런 의미맥락으로 쓰이는 문구라는 말도 있다
일곱 살 즈음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로 그런 타이틀을 썼다는 것은 다분히 어른이 된 추기경의 삶이 더 큰 배경으로 자리하지 않았나 싶다
요즈음 시대같이 문명의 이기들이 폭발적인 진화를 거친 것인 양, 질적 양적으로 인간성과 인간의 지성을 압도하며 퍼진 시대가 과거에는 없었을 것이다
보통 인간성을 붙잡아 매어 놓고 때론 매몰시키기도 하는 것은 인간들 스스로의 집착이나 광기, 인간들 서로 간의 갈등,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종합된 사건들과 사태들 정도로 밖에 이 세계상에서는 없었다
아무리 큰 자연재해나 재앙과 같은 일들도 어디까지나 밖에서, 인간성 밖의 범주에서 일어나고 벌어지는 일들이라 그 의미상관이나 의미맥락을 인간성 안으로 끌어들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것이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현상에 대한 근거없는 진단이나 예단은(실제로 무슨 일이 어떻게 된 건지, 도대체 어떻게 일어나고 나타나는지 전혀 모르면서-인간들이 알 리가 없는) 그 사이와 틈을 파고드는 종교성이나 사상이란 것들로 그 매개체가 되는 인간들로부터 파급되고 전파?까지 되는 일도 인류사에는 계속되어 온 일 정도로 밖에 지나지 않았다
인간들에게 유용한 도구들의 명단과 목록은 먼저는 그 필요성에 의해 가지런히 대두된다
유용성과 필요성에 의해 가치매김을 하는 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모든 사물들이 존재하게 되는 네 가지 원인론에서도 빠지지 않는 실존의 근거들이다
그렇게 요즈음 시대는 그 문명의 이기들이 여러 가치들을 덧입고 더하며 인간성과 인간의 지성들을 압도하는 것이다
그런 문화현상은 광적인 팬들(예로부터 인간들의 광기는 빠질만한 우물이 한정되어 있었을 뿐이다, 샤머니즘이나 토테미즘 같은 토속이나 무속에도 곧잘 함몰되었던 이력들이 역사에 다분한)의 활개를 더욱 부추기며 말 그대로 폭발적으로 번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유용성과 필요성은 항상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틀에서 그 액기스와 자양분을 뽑아내는 자본세력들의 큰 토양과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뭐가 좋고 뭐가 나쁜지에 대한 거론은 무가치한 것이라고 몰기도 하면서 말이다
문제는 그런 일들이 잔잔한 파도가 치는 바다와 같지 않고 때론 폭풍우가 치고 격랑이 심하게 이는 경우가 빈번하며 걷잡을 수 없을 때가 갈수록 많아진다는 것이다
그것은 때론 범람하는 홍수처럼, 땅을 뒤흔들고 가르며 찢어놓는 지진처럼 인간성과 인간의 지성에 밀려오고 파급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 사회 속에서 바람직한 인간성과 인간지성의 확립과 함양은 여전히 사람이라면 변함이 없을 그 참된 지표들이나 예표들을 다소 등한시하고 때론 무가치하게 여기게 하며 오히려 현시대의 폭발적인 문화현상에서 기인하는 요소들이나 영향들을 더한 가치나 새로운 표본인 것처럼 끌어 안고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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