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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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5일 부활 축제 내 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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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1-04-25 ㅣ No.6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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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5일 부활 축제 내 월요일-마태오 28장 8-15절


 

“그들은 다가가 엎드려 그분의 발을 붙잡고 절하였다.”

 

<붙잡지 마십시오.>

 

 

    부활하신 예수님을 자신들의 눈으로 목격한 여자들의 특별한 행동을 한번 보십시오. 잽싸게 다가가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립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발을 꼭 붙잡고 놓아주지 않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씀드렸겠지요.

 

    “주님, 주님께서 계시지 않았던 며칠 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십니까? 주님 없는 이 세상은 그저 슬픔과 눈물의 골짜기였습니다. 너무 울어 눈물도 말라버렸습니다. 주님 없는 이 세상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날들임을 알았습니다. 앞으로는 절대 저희를 떠나지 말아주십시오. 저희와 늘 함께 계셔주십시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 그리고 이어진 잠시 동안의 스승 부재 체험으로 인한 충격은 너무나 컸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다. 꿈결조차 그리웠던 예수님께서 자신들의 앞에 생생하게 나타나신 것입니다. 너무나 뜻밖의 행복이었기에, 그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예수님을 꼭 붙잡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런 그 여인들의 애틋하고 간절한 마음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조금은 엉뚱한 말씀을 건네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사실 여인들의 예수님을 향한 열렬한 사랑과 각별한 마음은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그러나 이제 그들도 알아야 할 사실 한 가지가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그 열혈 여인들의 주님이기도 하지만, 거기에 그쳐서는 안 될 주님이십니다.

 

    그분의 말씀은 갈릴래아뿐만 아니라 온 이스라엘 전체, 세상 방방곡곡으로 퍼져나가야 할 것이며 그분은 유다인들의 주님뿐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민족들의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 여인들이 예수님의 발을 붙잡았는데, 그 ‘붙잡음’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가까이 두고 싶은 마음, 더 이상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 나만 소유하고픈 마음, 결국 일종의 집착이 되겠습니다.

 

    세월이 아무리 바뀌어도 늘 통용되는 세상의 이치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이런 것입니다. 그 누구든, 그 무엇이든 꼭 붙잡으려고 하면 할수록 멀리 도망간다는 것입니다. 집착하면 할수록 상처와 괴로움은 커져만 갑니다. 그래서 일상적으로 필요한 노력이 놓은 일입니다. 비우는 일입니다. 포기하는 일입니다.

 

    한 며칠 내린 비에 속절없이 떨어져 내리는 꽃잎들을 바라보며 더 확연히 느끼는 바입니다만, 꽃, 나무들이 자유롭고 아름다운 것은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기 때문입니다. 욕심을 버리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발을 꼭 붙잡는 여인들의 마음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정말 감동적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거기에 머무르지 말고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을 요구하고 계십니다. 그 큰 부활의 감동을 너희만 누리지 말고 아직 어둠 속에 앉아있는 제자들에게로 나눠주라고 당부하십니다.

 

    이 좋으신 주님, 그 주님의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 부활 사건을 이웃들에게 열심히 선포하는 부활시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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