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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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주어진 기적과 은총(연중 26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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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0-10-06 ㅣ No.1614

 

2000, 10, 6  연중 제26주간 금요일 복음 묵상

 

 

루가 10,13-16 (저주받은 도시)

 

그 때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코라진아, 너는 화를 입으리라. 베싸이다야, 너도 화를 입으리라. 너희에게 행한 기적들을 띠로와 시돈에게 보였더라면 그들은 벌서 베옷을 입고 앉아서 재를 들쓰고 회개하였을 것이다. 심판날에 띠로와 시돈이 너희보다 오히려 가벼운 벌을 받을 것이다. 너 가파르나움아, 네가 하늘에 오를 것 같으냐?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이렇게 꾸짖으시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의 말을 듣는 사람은 나의 말을 듣는 사람이고 너희를 배척하는 사람은 나를 배척하는 사람이며 나를 배척하는 사람은 곧 나를 보내신 분을 배척하는 사람이다."

 

 

<묵상>

 

요즈음 때때로 이상하고도 못된 버릇이 발동하곤 합니다. 복음 묵상을 하기 위해서 복음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복음 속으로 들어가기 보다는(자연스럽게 복음과 함께 해야 주님의 말씀을 맛들일 수 있는데 말이죠.), 무슨 이야기를 게시판에 올릴까 라며 머리를 쥐어짜는 것이 그것입니다. 신학생 시절 복음을 묵상하고 그것을 묵상 공책에 써 내려갈 때는 참으로 편안했었는데, 쉼없이 돌아가는 신학교 생활 가운데서 가장 아늑한 시간 중에 하나였는데... 지금은 때때로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로 마음의 부담을 느끼곤 합니다. 아마도 제 글을 읽게 될 벗들을 필요 이상으로 의식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때때로 저를 나누려는 마음보다 저를 알리려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와 하느님과의 만남, 그리고 그 이야기를 벗들에게 편안하게 들려주면 되는데, 그것이 생각처럼 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어제밤에도 그랬습니다. 조용한 시간 책상 위에 등 하나 밝혀놓고 복음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 못된 버릇이 또 발동을 한 것입니다. '무엇을 써야 하나?', '매일 읽고 묵상하는 복음, 그 내용이 그 내용인데, 매일 다른 이야기를 올려야 한다?', '힘들다. 그만 둘까?', '그냥 나 혼자만 볼 수 있는 공책에 묵상 내용을 적는다면 정말로 복음을 통해 주님과 편안하게 만날 수 있을텐데...' 복음을 묵상하기 보다는 온갖 잡다한 생각이 떠올랐다 사라졌습니다.

 

오늘 새벽미사를 마치고 방에 올라와 복음속으로 다시 들어가 봅니다. 거창한 무엇을 찾았기에 일상의 기적을 보지 못했던 코라진, 베싸이다, 가파르나움 사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들 안에서 제 자신을 봅니다. 매일 복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의 음성을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이지' 라고 치부하면서 뭔가 특별한 메시지를 찾겠다고 좋지도 않은 머리를 쥐어짜던 어리석은 제 모습을 봅니다. 하느님 말씀에는 귀를 막고서 제 안에서 다른 것을 찾아헤매던 우스운 모습을 봅니다.

 

온갖 소음이 난무하는 세상 한가운데서 매일 복음을 듣고 묵상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은총이고 기적인데, 왜 다른 무엇을 찾아 헤매였을까 라는 단순하지만 소중한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리고 매일 이 은총과 기적을 선물로 주시는 주님께서 제게 하시는 말씀에 귀를 기울입니다.

 

'베르나르도야! 너에게 매일 들려준 복음을 다른 이들에게 들려주었다면 그들은 더욱 풍성한 열매를 맺었을 것이다. 이제 다시금 내 복음 속으로 편안하게 들어오너라. 그리고 깊이 맛을 들여라.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너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네 안에서 나를 느껴라.'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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