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백)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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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두 번 살려주신 신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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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연 [fisherpeter] 쪽지 캡슐

2024-03-27 ㅣ No.170949

 

이제 자정이 지났네요. 어제 저녁에 제가 만나뵈어야 할 이유가 있어서 한 신부님을 만났습니다. 그냥 쉬운 개념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신부님을 어렵사리 만났지만 결과는 상처였습니다. 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그 신부님을 찾아갔고 제 상처의 일부분이 그 신부님께서 원인 제공을 하신 것이었습니다.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본당 신부님이셨고 그때 신부님께서 교통정리를 잘 해 주셨더라면 제가 지금 받고 있는 고통도 조금은 덜 했을 텐데 그렇게 해 주시지 못하셨는데 그때 그런 문제를 그냥 회피하시려고 하셨고 그런 면에서 저의 지금 고통의 일말의 책임이 있으신데도 전혀 신부님과는 관련이 없다고 하신 모습에서 그만 저는 죄를 짓고 말았습니다. 그게 그 신부님을 향한 저의 분노였습니다. 사제였기에 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윗이 사울을 해할 수 있었지만 기름부음을 받은 사람은 해하면 안 된다는 말씀처럼 말입니다. 만약 그 상대가 일반 신자였으면 분명히 분노했을 겁니다. 신부님이라는 이유만으로 분노를 삭혀야 했습니다. 어찌 됐든 신부님을 향해서 일어난 분노가 하느님께서 세우신 사람이라 죄를 지었다고 생각해 마음이 괴로워 고해성사를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시간이 8시 반이 넘었습니다. 화요일이라 그 시간이면 보통 어느 본당이고 저녁 미사가 끝나고 신부님들은 사제관에 계실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근처 이웃 본당 신부님께 부탁을 드릴까 하다가 생각지도 못했는데 약 7년 전쯤에 성사를 본 신부님이 생각났습니다. 제가 예전에 어떤 글에서 언급한 신부님이십니다. 혹시나 해서 폰 검색을 해보니 신부님 전화번호가 있었습니다. 죄송한 일이었지만 신부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신부님께 예전에 성사를 본 적이 있는데 오늘 제가 너무 큰 죄를 지었다고 하면서 성사를 조심스럽게 부탁드렸습니다. 신부님께서 내일 하면 어떻겠느냐고 하셨는데 신부님께서 그냥 오라고 하셔서 제가 찾아갔습니다. 사제관으로 갔습니다. 성사를 한 시간 가까이 봤습니다. 

 

원래는 사실 신부님께서 그 시간에 주무실 거고 또 전화를 드렸을 때 끝기도 막 끝낼 무렵이라 고민을 하셨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성사를 봤습니다. 한 시간 동안 성사를 봤는데 완전히는 아니지만 원래 성사를 본 내용과 또 제가 앞전 글에서 보여준 천주교를 비판한 내용도 성사를 봤습니다. 결과는 의외였습니다. 둘 다 죄가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 이유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 이유는 밝히기가 좀 어렵습니다. 그래서 보속도 없었습니다. 나중에 말미에 신부님께서 어제 그 시간에 신부님을 만날 수 있었던 게 하느님의 섭리였던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생각이 안 들었는데 제가 성사를 보기 위해 드리는 말씀을 들으시고 그런 판단을 하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면서 오히려 사제로서 해야 할 것을 하셨을 뿐이라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는 신부님을 만나뵙기 전에는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고해성사를 하면서 신부님과 나눈 대화는 알려드릴 수는 없지만 7년 전에 신부님을 만나서 그때 하신 말씀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귀찮은 모습은 전혀 없으셨고 정말 진심으로 한 영혼을 위로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성사를 보고 나서 집에 와 제일 먼저 앞에 올린 글을 내렸습니다. 그 글에서 사제에 대해 실망한 부분을 언급했는데 오히려 성사를 보면서 그런 실망을 이 신부님께서 치유를 해 주셨던 것입니다. 어제 신부님께서 성사 때 침묵을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하시길래 제가 지금 두 편을 올린 글 이걸 말씀드렸습니다. 신부님께서 이 글을 번역하면서 침묵하는 훈련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글을 내리고 난 후에 세 번째 글을 번역해 올렸던 것입니다. 

 

7년 전에도 제가 가장 큰 고비에서 저를 살려주셨는데 또 오늘도 신부님께서 어쩌면 그 늦은 시간에 성사를 주신다는 것은 귀찮은 일일 수 있는데 기꺼이 해 주셨고 또 해 주시는 신부님께서도 저랑 그렇게 만난 것도 하느님의 섭리인 것 같다는 말씀을 해 주시니 저로서는 정말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7년 전에도 성사를 본 후에 신부님께서 '하늘나라를 무엇에 비길 것인가?' 하는 책을 선물로 주셨는데 이번에도 마침 제가 잘 아는 신부님께서 번역하신 책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제가 이 신부님의 강의를 올려드린 적이 있습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섭리는 오묘한 것 같습니다. 만약 제가 다른 신부님께 성사를 봤다면 그냥 어쩌면 사죄경만 주시고 보속을 주셨을 텐데 그렇게 했더라면 그냥 죄만 사해지는 그런 결과만 일어났고 제 마음의 상처는 그대로 어쩌면 있지 않았었을까 하는데 정말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이 신부님과 생각지도 않게 만나게 돼 물론 죄라고 하시지도 않았지만 어느 정도 그동안 제가 받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위로를 받은 것만은 사실입니다. 이 위로의 힘이 아마 제가 다시 하느님을 향해서 더 전진할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을 거라고 하셨고 저도 또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오늘은 제가 우리가 고해성사를 볼 때 은혜를 체험한다고 하는데 정말 어제 이 신부님을 만나도록 하느님께서 섭리해 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죄를 고백했는데 오히려 은혜를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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