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1일 (화)
(녹)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사람의 아들은 넘겨질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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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학기 [hhkstephen] 쪽지 캡슐

2002-05-20 ㅣ No.6390

지금 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안에 계실 주교님을 생각하며 감사와 그분의 사랑에

다시금 젖어본다.

 

나주교님과 가깝게 인연이 된것은 25년전쯤 주교관에 근무할때 부터이다.

 

난 아르바이트겸  직원으로 야간에 주교관 청사 관리와 전화받는 업무로 약5년이상을

 

곁에서 뵈었다.물론 엄격하시기도 하신 분 이었지만 타고나신 유모어와 검소함은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고....

 

매일 그 분의 항공모함  같은 구두를 대여섯 켤례를 닦았는데 보통 10년 이상의 구두이며

 

벌집 같은 속옷을 행주로 쓰신 주방 아주머님을 더 입을수 있는데 걸레 만들었다고 호되게

 

야단 치신던일 등이 머리에 스쳐간다.책으로 재미있게 쓰자면 한권의 책도 나올듯한 이야기

 

들이 많이 있지만 주교님께서 주고 가신 귀한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싶다.

 

지난 토요일에 일정을 마추어서 아내와 함께 오전에 방문을 했다.

 

사실 오랬동안 연락도 드리지 못했고 자주 찾아뵙지 못햇던터라 고백성사를 보러가는 마음같이 조금은 무거운 발걸음 이었다.주교관 입구에서 반갑게 맞아 주시며 70년 만에

 

만난다며 농담으로 먼저 맞이하신다.

 

응접실에서 차를 마시며 자식을 아홉명 이상 낳으라 했는데 왜 약속 지키지 않았냐며 농담 반 다그치신다.

 

옛날 시절을 상기 하시며 18년 살다 죽은 개 "숙이"의 영특함 등등 즐거운 시간을 잠시 뒤로 하고 주교님의 바쁘신 일정에 현관을 나왔는데 주교님께서는 검정 봉투에 들어있는

 

액자 하나를 주셨다. 그 액자는 다름아닌 25년전쯤 주교님 축일에 선물을 특별히 살 형편도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스켓치 해서 드린 풍경화였다. 나 자신도 잊었던 엉성한 그 펜화를

 

서재에 놓고 계셨다가 주신것이다.

 

주시면서"오래된 그림이니 팔기만하면 1억이상은 받으니 집 한채 값은 될겁니다"하신다.

 

난 그저 감동을 넘어 충격적인 감사함과 소중한 배려에 어찌 할 바를 몰랐다.

 

과연 나라면 아니면 누구라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유명 화가의 그림도 아니고 주교관은 이미 새롭게 건축한지 오래전이어 이사중에 버리셔도

 

되었을 가치없는 그림을 이제 진정 가치있는 우리집 가보로 남겨 두고 가셨다.

 

안방에 오자마자 걸어둔 그 그림을 오늘도 보면서 주교님을 생각했다.

 

한창 가시고 계실 주교님께 감사와 건강을 기원드린다.2년 뒤 방문 하실때에는 마음으로

 

다해 모시고 싶다.몸과 마음이 성숙되고 부끄럼 없이 그 분을 맞고싶다.

 

부디 만수무강 하십시요 ! 나굴리엘모 주교님.

 

다음달 당신의 축일엔 돌려주신 그림을 보며 기도 하겠습니다.안녕히........      

 

 

 

*이글은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가신 인천교구 나굴리엘모 주교님에 대한 글을

 작년에 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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