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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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영업방침(연중 4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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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연 [pppcho] 쪽지 캡슐

2001-02-01 ㅣ No.1956

안녕하세요?

정말로 오랜만이지요? 이번 저의 소임이 국내유학으로 결정되면서, 그동안 여유가 없었답니다. 또 어쩌면 앞으로도 여유가 없을지도 모르지요.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팽이가 돌지 않으면 쓰러져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유가 없을수록 더 바쁘게 생활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말이지요. 그래서 아침 일찍 일어나 그날 복음에 대해 묵상하고, 강론을 쓰기로 결심하였지요. 비록 본당을 맡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쩌면 작심삼일이 될 지도 모르겠지만, 몸과 마음이 따르는 한 계속해서 작성해 볼 예정입니다. 제가 정말로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2월 1일입니다. 젊은 제가 이런 말씀을 드려도 될 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시간이 빠르지요? 2001년 새해를 맞이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월 한 달이 다 지나갔습니다. 더구나 2월은 1월과는 달리 28일까지 밖에 없어서 더 빨리 지나가겠지요.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에 대해서 '시간 참 빠르구나'라고 한숨만 짓는 것이 아니라, 보다 더 기쁘고 의미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남자가 대형 할인 슈퍼마켓에서 강아지 먹이를 샀습니다. 그런데 점원이 단호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에요.

"손님. 강아지가 있다는 증거를 보여 주셔야만 먹이를 사실 수 있습니다."   

"뭐요? 그런 게 어딨소?"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증거를 보여 주셔야 합니다."

남자는 할 수 없이 번거롭게 집까지 강아지를 가지러 갔다가 들고 와서 보여 주고 난 후에 먹이를 살 수가 있었지요. 몇 일 후 이번에는 고양이 먹이를 사러 그 가게에 들리게 되었습니다.

"고양이 먹이 두개 주세요."

"죄송합니다만 고양이가 있다는 증거를 보여 주셔야만 고양이 먹이를 사실 수 있습니다."

남자는 황당해서 종업원에게 따져 들었지만 결국 할 수 없이 집으로 가서 고양이를 붙들고 와서야 겨우 고양이 먹이를 살 수 있었지요. 그렇게 몇 일이 지난 후, 남자는 웬 가운데 구멍이 뚫린 상자를 갖고 가게에 들렸습니다. 점원이 이렇게 말했지요.

"뭘 사시러 오셨죠?"

"이 상자 구멍에 손을 넣어 보면 알아요."

점원은 상자에 손을 넣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이게 웬일입니까? 상자 안에는 뜻밖에도 "똥"이 들어있는 것이었어요. 점원이 화가 나서 말했지요.

"아니! 손님. 무슨 짓이십니까? "똥"이잖아요!"

그러자 남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알았으면 두루마리 화장지 두 개 가져와!"

 

그냥 우스개 소리로 넘길 수도 있는 이야기이지만,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을 꼬집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무조건 보고 만져봐야 믿는 모습, 그래서 사람들 사이에서 신뢰가 점점 없어지고 있음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십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행동이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지니지 말고, 먹을 것 그리고 자루도 가지고 가지 말라고 하십니다. 또한 전대에 돈을 넣고 다니지 말고, 신발은 신고 있는 것 만으로만, 더구나 속옷은 두벌씩 껴입지 말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뽑으신 제자들이 이 세상의 눈으로 볼 때, 정말로 유능하고 똑똑한 사람들이라면 이렇게 파견하신 것이 조금 이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그렇지 못했지요. 배우지 못한 어부들과 사람들에게 비판을 받던 세리, 기껏 조금 나은 사람이 혁명당원이었지요. 이렇게 별 볼 일 없는 사람에게 아주 열악한 환경을 제공하고서 '하느님 나라'를 세상에 알리라는 엄청난 사명을 주시고 파견하시는 예수님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속담처럼, 고생을 시키기 위해서 파견하신 것일까요? 과연 제자들의 어떤 면을 보고서 이런 상태로 파견하셨을까요?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을 모조건 믿고 파견하신 것입니다. 이것 저것 재고서 파견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기에 믿고 파견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지금도 우리를 무조건 믿고 이 세상에 파견하셨습니다. 그런데 나는 얼마나 그 사명을 지켜나가고 있는 지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기도도 할 줄 몰라요', '나는 능력이 안돼요'라는 핑계만 대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세상의 눈으로 볼 때, 정말로 부족한 제자들이었지만 그들도 멋지게 책임을 완수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곁에는 예수님께서 항상 함께 하시기 때문이지요.

앞선 이야기에서 그 슈퍼마켓의 영업방침은 직접 봐야 한다는 것이었지요. 이에 반해서 예수님의 영업방침은 믿음입니다. 우리 역시 이 믿음을 가지고 예수님으로부터 받은 선교사명을 멋지게 수행하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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