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5일 (수)
(백) 부활 제7주간 수요일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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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목요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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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선 [osspaolo] 쪽지 캡슐

2001-04-12 ㅣ No.2160

서약 갱신

 

오늘은 사제들의 날이다.

성유축성 미사 중에 사제들은 그들의 수품 때의 약속을 갱신한다.

그 약속의 내용은 이러하다:

1) 거룩한 직무(성무)에 충실하여 주님을 닮고 주님과 일치하겠다는 것.

2) 미사성제와 그 밖의 전례를 집전함으로써 하느님의 신비를 충실히 관리하고, 머리이시며 목자이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교도직을 충실히 이행하며, 물질의 탐욕을 버리고 오로지 신자들의 영신 사정에만 힘쓰겠다는 것.

 

이것을 알기 쉽게 다시 정리해 보자.

1) 주님을 닮고 주님과 일치하려 노력할 것.

  사제는 그리스도를 보여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따라서 말씀 묵상과 기도를 통하여 누구보다도 그리스도와 일치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 사제의 첫 번째 의무는 사목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살아있는 그리스도를 드러내 주어야 하는 의무이다.

 

2) 미사성제와 전례 집전 등 성무에 충실할 것.

  사제는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가 아니라 성무를 위해 선발된 자들이다. 보통 사제에게서 다양한 능력을 요구하는데 그것은 희망사항일 뿐이지 의무사항은 아니다. 사제에게 의무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능력이 아니라 성무에 대한 충실성이다. 따라서 미사성제와 고백성사 등 각종 성무에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성실히 집행하는 자세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3) 교도직의 수행 - 양떼를 가르치고 사목하는 것.

  사제는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을 양성하여 하느님 나라의 일꾼으로 삼으신 것처럼, 신자들을 그리스도의 올바른 제자로 양성하여 하느님 나라의 도구가 되도록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신자들의 양성과 교육에 힘써야 한다. 여러 가지 바쁘다는 핑계로 이 임무에 성실치 못한 경우가 많은 것같다. 사제는 선생이 되어야 한다. 신자들을 제대로 양성하여 이웃에게 진정한 복음을 전해줄 줄 아는 사도로 길러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4) 가난하고 소박하게 살 것.

  사제는 물질에 탐욕을 부리면 안 된다. 사제는 하느님의 사람으로 하느님의 섭리에 의존하는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면 절대로 맑은 영혼으로 살아갈 수가 없다. 그리고 가난한 신자들의 진정한 벗이 되기 위해서도 가난과 소박한 생활은 필수적이다. 교구사제들이 수도자들과 달리 청빈 서약을 하지는 않기에 이는 의무는 아닐지라도 필수적인 요청이라 아니할 수 없다.

 

5) 신자들의 영신사정을 돌보는 데 매진할 것.

  교회 안에서의 성무 집행만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늘 신자들의 영신사정을 염려하고 그들이 영적으로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마음과 정성을 다해 만나주고 격려해주고 조언해 주어야 한다. 교회 안에서만이 아니라 영육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자들을 자주 찾아보고 위로하는 방문 사목이 다시 자리 잡아야 한다.

 

이렇게 정리를 하고보니

참으로 사제의 삶은 위대하기도 하면서도

힘들게 느껴진다.

사제 또한 연약한 인간이기에

이러한 사제로서의 약속에 매번 충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제의 한 사람으로서

동료사제들에게 한 길을 걷는 도반으로서

우리가 서약한 길을 충실히 걷자고 제의하고 싶다.

힘들 때 서로가 위로가 되자고 부탁하고 싶다.

그리고 신자들께는

사제들이 자신들이 약속한 위의 삶을 충실히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으로 지원하고 기도로써 함께 해 주길

진정으로 바라고 싶다.

정말 탁덕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신자 각자가 해야할 몫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싶다. 그리고 내가 아는 신부님들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는 것 이전에

그들을 위해 조용히 주모경 한번이라도 바쳐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다.

 

사제들이여,

힘을 내시오.

그대들은 하느님의 사람입니다.

하느님께서 그대들과 함께 하십니다.

수품 때의 약속으로 다시 돌아가십시오.

이제 안돼 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십시오.

자,

다시 시작합시다.

다시 하느님을 섬기고

형제자매들을 진정으로 섬기기 시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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