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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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의 죽음앞에서..(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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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진 [joyro] 쪽지 캡슐

2002-01-06 ㅣ No.3120

몇 일동안 이 공간에 와보지 못했다.

 

나의 게으름도 있겠으나 과거에 나와 함께 기숙사에서 생활했던

제자(25살)의 죽음이 나에게 너무도 큰 충격이었기에,

그의 죽음 앞에서 난 조금은 인생의 좌절과 허무함을 맛보았기에,

그랬지는 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그 친구의 모습이 생생하다.

우리 나라에서 발생하는 흔한 교통사고도 아니었고

단지 계단에서 굴렀을 뿐인데

병원에 입원한지 1주일이 안되어서 자신의 생을 마감했던 것이다.

결혼한지 1달 밖에 안된 신부를 남겨두고 말이다.

 

그 친구의 죽음 앞에서 난 그저 그 제자를 아는 사람들과 함께

소주를 나누며 밤세워 그 친구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전부였다.

너무도 허탈한 마음으로 말이다.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 남아 있는 것은

그 제자가 나에게 남겨준 선물이었다. 그것은 바로

 

"신부님, 다음은 신부님이예요. 잘 준비하세요."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들을 당신에게 선물로 드립니다.

그분들과 나의 이야기를 하며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세요."

실로 그 제자의 죽음으로 인해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많은 제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것이 그 제자가 나에게 마지막으로 남겨준 선물이었다고

나는 정말 믿고 싶다.

 

예수님의 죽음 앞에 제자들이 맞이했던 상황이 이와같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분의 죽음으로 인해 슬퍼하고 좌절하고,

그리고는 그 죽음이 자신들에게 던져주는 의미를 발견하고서는

"하늘 나라가 다가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시오"라고 말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제자가 나에게 던져준 선물로 질문들이

오늘은 무척이나 나의 가슴 깊숙한 곳을 저며들어온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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