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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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보다 못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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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2-02-27 ㅣ No.3313

2월 28일 사순 제 2주간 목요일-루가 16장 19-31절

 

"그 집 대문간에는 사람들이 들어다 놓은 라자로라는 거지가 종기투성이의 몸으로 앉아 그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로 주린 배를 채우려고 했다. 더구나 개들까지 몰려와서 그의 종기를 핥았다."

 

 

<개보다 못한 삶>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라자로라는 거지가 처해있던 상황은 더 이상 밑으로 내려갈 수 없는 딱한 처지였습니다. 라자로는 극심한 피부병으로 인해 거의 죽어가고 있지만 가족들마저 그를 포기하였습니다. 라자로는 할 수 없이 병든 몸을 이끌고 구걸에 나섰습니다.

 

라자로는 스스로 거동할 수 없는 1급지체장애자였습니다. 아침마다 동료 거지들은 그를 번쩍 들어 부자집 대문간으로 옮겨다 놓았습니다. 심각한 장애를 지닌 동시에 지독한 피부병까지 앓고 있는 라자로였기에 사람들은 그를 멀찍이 피해서 달아날 뿐 아무도 그에게 동정을 베푸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너무도 배가 고팠던 라자로는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빵 부스러기라도 받아먹으려고 필사의 몸부림을 쳤습니다.

 

당시 유다 사회에서는 어떤 음식을 먹을 때 직접 손으로 집어먹었기 때문에 부잣집에서는 빵을 사용해 지저분해진 손을 닦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남들이 더러워진 손을 닦는데 사용했기에 비위생적이기 짝이 없는 빵부스러기를 받아먹는 라자로의 비참함. 그것도 식탁 밑에서.

 

더욱 가관인 것은 길거리를 어슬렁거리던 주인 없는 개들마저 라자로에게 다가와 그의 종기를 핥았지만 그는 개들조차 막을 힘이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개보다도 못한 삶이 바로 라자로의 삶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께서는 이런 라자로를 아브라함의 품에 안기게 하여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하십니다.

 

라자로란 이름의 뜻은 "하느님이 도우신다"입니다. 라자로는 자신의 비참함을 한없는 인내로 이겨내었는가 하면 자신의 미래를 전적으로 하느님의 손에 맡겼습니다.

 

라자로는 자신의 비참함을 절실히 깨달았기에 오직 하느님께만 모든 희망을 둔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라자로를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마련하신 천상 잔치의 가장 좋은 자리에 앉히십니다.

 

인생의 모든 의미를 자신이 지닌 재산에만 의지하는 것처럼 위험한 행동은 없습니다. 재산이란 것은 있다가도 한 순간에 사라지는 뜬구름 같은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자신의 건강, 재능, 학력에 한껏 자아도취되는 실수를 범해서도 안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때로 한순간에 우리의 모든 것을 거두어 가십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우리의 자세는 라자로와 같은 겸손함입니다.

 

"주님! 보십시오. 당신 없이는 참으로 비참한 제 인생입니다. 제 눈은 비참함으로 흐려진 채 날이면 날마다 눈물짓나이다. 제 희망은 이제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오직 당신만이 제 삶의 의미입니다. 당신만을 신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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