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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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5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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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9-04-08 ㅣ No.128863

제가 태어난 곳은 전라북도 완주군 구이면 안덕리입니다. 어려서 부모님을 따라서 서울 강동구 천호동으로 왔습니다. 큰비가 와서 봉천동으로 이사했습니다. 사제서품을 받은 후에 교구의 인사이동에 따라서 중곡동, 용산, 세검정, 제기동, 적성, 명동, 토론토, 시흥5, 양주, 용문, 명동, 제주에서 지냈습니다. 지금은 중앙동으로 이름이 바뀐 예전의 봉천동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어디에서 지냈는지 장소라는 의미에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배우고, 신앙에서 자라고, 삶으로 의식이 생겼습니다. 신학, 역사, 정치, 사회, 윤리, 문화, 예술이라는 면에서 제가 어떤 곳에 있는지 성찰한 적이 많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끊임없이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고, 의식이 어디에 있는지 삶으로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성찰하신 것은 4가지였습니다.

첫째는 하느님입니다. 아버지와 나는 하나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실 때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며,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타볼 산에서 거룩하게 변모하셨을 때도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여러분도 하나가 되라고 하셨습니다. 하느님과 통하기 위해서는 늘 기도해야 합니다.

 

둘째는 세례자 요한입니다. 사람들이 메시아라고 여겼던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을 증언하였습니다. ‘저분은 하느님의 어린양입니다. 저분은 더 커지셔야 하고, 나는 더 작아져야 합니다. 나는 저분의 신발 끈을 풀 자격도 없습니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의 꿈을 알아보았습니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 나의 의식과 함께합니다. 많은 사람이 지금 곁에 있는 사람 때문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셋째는 성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회당에서 성서를 읽고 선포하셨습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습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여러분이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저의 서품 성구는 시편 126장의 눈물로 씨 뿌리는 이가 기쁨으로 곡식을 얻으리라.’입니다.

 

넷째는 표징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물을 포도주로 만드셨습니다.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보여주셨습니다. 38년간 베짜타 연못으로 들어가려 했던 환자를 치유해 주셨습니다. 물에 들어가면서 기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셨습니다. 간절한 믿음이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여인의 죄를 묻지 않았으며, 더는 죄를 짓지 말라며 용서해 주셨습니다. 율법과 질서도 중요하지만, 용서와 화해가 더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아버지의 뜻을 따라서 십자가를 지고 가셨습니다. 나의 삶이 어떤 표징이 되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오늘 우리는 제1 독서에서 수산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억울하게 거짓 증언으로 재판을 받아 사형선고를 받은 수산나의 누명을 다니엘이라는 젊은이를 통해서 벗겨주었습니다. 수산나는 수치스럽게 목숨을 연명하기보다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으로 당당하게 죽음의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런 수산나를 사랑하셔서 거짓으로 증언을 한 간악한 사람들을 벌하셨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옳고 그름을 정확하게 가리는 것은 필요합니다. 정의가 실현되고, 억울함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신앙인은 이에 덧붙여 한 가지 더 마음에 담았으면 좋겠습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 나는 아쉬움이 없습니다. 파란 풀밭에 나를 뉘어 주시고, 고이 쉬라 물터로 나를 이끄시기 때문입니다. 내 비록 죽음의 골짜기를 간다 해도 두렵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나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생로병사, 희로애락의 수레바퀴를 벗어나는 길을 알려 주십니다. 고통 중에도 희망을 품을 수 있고, 죽음을 앞두고 새로운 출발을 생각하며, 헤어지는 모든 사람이 부활하여 영원한 삶으로 나갈 수 있음을 말해 줍니다. 그것은 빛으로 오신 주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과 함께 사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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