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백)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연중 제23주간 월요일

스크랩 인쇄

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8-09-10 ㅣ No.123322

 

오늘부터 제주도에서 연수를 시작합니다. 1130일까지 엠마오 연수원에서 충전의 시간을 갖습니다. 강의를 듣고, 신부님들과 대화를 나누고, 시간이 나면 제주도의 길을 걸어보려고 합니다. 3달 동안 제주도에서 지낼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제주도에서의 생활을 묵상 글을 통해서 함께 나누면 좋겠습니다.

 

고전 물리학의 체계를 넘어선 새로운 물리학을 열었던 아인슈타인은 물질과 에너지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물질은 형태가 사라질지라도 에너지는 남아있게 된다고 합니다. 다만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에너지는 어떤 조건을 주면 다시 우리 눈에 보이는 물질이 될 것입니다. 기화된 수증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조건을 주면 물이 되고, 물은 또 다른 조건을 주면 얼음이 됩니다.

 

아인슈타인이 과학적으로 증명한 물질과 에너지의 관계를 불가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철학적인 의미로 해석하였습니다. 반야심경에 나오는 색즉시공 공즉시색입니다. 우리의 모든 존재는 인연으로 맺어지는 것이며, 인연이 풀리면 존재도 사라진다고 합니다. 모든 인연이 풀려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면 물질과 정신이 하나가 된다고 합니다. 관념과 개념은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비어있는 것들이 우리의 사회와 종교를 이끌어가는 것입니다. 현재의 양자역학은 있음과 없음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미시적인 세계에서는 관찰자의 마음에 따라서 물질이 존재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빛은 있음과 없음의 성질을 모두 보여주고 있습니다. 빛은 조건에 따라서 입자의 상태를 보여주기도 하고, 파동의 상태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색즉시공과 공즉시색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율법과 정신을 이야기하십니다. 율법은 그 자체로 우리를 구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율법에 깃든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사랑과 하느님의 거룩함이 드러나야 구원에 이르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기에 하느님의 사랑과 거룩함은 율법이라는 그릇에 담겨야 이해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율법 학자들은 눈에 보이는 것들에 집착했기 때문에 구원에 이르는 길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예전에, 사목국에 있을 때 함께 지내던 주교님께서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늘 이렇게 생각을 하셨다고 합니다. ‘예수님이라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셨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면 어려움도, 갈등도, 아픔도 다 해결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제 앞에 어떤 일이 생기면, 먼저 저 스스로 해결하려고 할 때가 많았습니다. 제 판단의 기준은 양보, 용서, 이해와 협력이기보다는 저 자신의 욕심을 먼저 따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수님이시라면 양보하고, 용서하며, 이해하셨을 것들을, 저는 자존심과 이기심 그리고 분노와 원망을 앞세워 단죄하고 미워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신앙인은 삶을 살아가는 자세가 세상 사람과는 달라야 합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과 별로 차이가 없어서 간디는 신앙인을 보면서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는 존경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존경하지 않는다.’ 이 말은 지금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신앙인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나오지만, 우리 주변에는 마음이 오그라든 사람들이 많습니다. 체면 때문에, 시기와 질투 때문에 마음이 오그라든 사람들이 있습니다. 욕심과 명예 때문에 마음이 오그라든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오그라든 마음을 바르게 펴서 참된 기쁨과 행복을 느끼며 살게 해 주시는 분이 있습니다. 바로 그분은 우리 삶의 모든 지혜와 보물을 알려 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한 주일을 시작하는 월요일입니다. 주님과 함께 오그라든 나의 마음을 활짝 펼 수 있는 한 주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489 11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