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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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 승천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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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8-15 ㅣ No.113910

아르헨티나, 과테말라, 페루를 다녀왔습니다. 선교사제들을 방문하고, 선교 체험을 하는 신학생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여행을 하려면, 특히 해외여행을 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채워져야 합니다.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건강해야 합니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함께 할 동반자가 있어야 합니다. 명분이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이런 조건들이 이루어졌고, 좋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을 위해서는 감수해야 할 것들도 있습니다. 시차를 극복해야 합니다. 외국의 음식에도 적응해야 합니다. 예방주사도 맞아야 합니다. 불편한 잠자리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기다림에도 익숙해야 합니다. 언어 소통의 어려움도 극복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불편에도 가능하면 여행은 하면 좋습니다.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신 세상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것들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성모승천 대축일입니다. 초대교회는 성모님께서 죽음을 거치지 않고 하느님께로 가셨다고 믿었습니다. 교리적으로는 성모님께서는 원죄 없이 잉태되셨기 때문에 원죄의 결과인 죽음을 맞이할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신학적으로 예수님께서는 인간이면서 하느님이라고 선포하였습니다. 그러기에 성모님은 이제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셨다고 이야기합니다. 한국교회는 성모승천 대축일에 일본의 식민통치로부터 자유를 얻었습니다. 한국교회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성모승천 대축일을 의무 축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성모님께 대한 이 모든 찬사와 공경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요? 우리는 그것을 천사 가브리엘과 성모님의 대화에서 알 수 있습니다. 가브리엘 천사는 성모님께 아이를 가질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성령의 이끄심이며 하느님의 뜻이라고 하였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성령의 이끄심을 받아들이면서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면서 성모님께 대한 찬사와 공경은 시작된 것입니다.

 

성모님께서는 고통도 받아들이셨습니다. 교회는 성모님의 일곱 가지 고통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곧 괴로움을 당하리라는 시메온의 예언을 들었을 때, 이집트로 피난 갈 때, 예수를 잃고 찾아 헤맬 때, 십자가를 진 예수를 만났을 때, 못 박혀 죽은 예수 앞에 섰을 때, 십자가에서 예수의 주검을 내렸을 때와 묻을 때 겪은 고통입니다.”

 

성모승천 대축일을 지내면서 예전에 주보에서 읽었던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제목은 성모승천 대축일 아침에입니다.

주일미사를 피해 산으로 강으로 달아날 때, 어머니가 나를 따라왔습니다. ‘얘야, 신발은 신고 가야지. 옷차림이 그게 뭐니?’ 주님에게서 도망치고 숨다가 구덩이에 빠져 매질을 당할 땐 어머니가 거기 계셨습니다. ‘채찍의 벌을 저에게 주십시오. 제 자식입니다.’ 2천 년 전부터 나를 위해 웃고 우는 어머니, 죽은 자식의 몸을 끌어올리듯 어찌하여 나를 내버려두지 않습니까?

 

땅의 길이 저렇듯 지평선에서 끝날 때, 無垢(무구)한 하늘의 빛처럼 내 몸에 떨어지는 어머니의 눈물, 그 눈물로 방황의 험한 얼굴 맑게 씻기어 여름 꽃나무의 꽃빛을 바라봅니다. 가시에 찔린 상처 위에 면류관이 빛나듯 어머니, 당신께서 열어 주신 이 눈부신 아침, 아직도 애끓는 당신의 눈빛처럼 흔들리는 꽃빛들, 저 무수한 비바람의 얼룩진 길, 당신의 고통이자 축복 앞에 비로소 굴복하듯 땅바닥에 무너져 팔을 치켜듭니다.”

 

성모님의 승천을 통해 보여 주신 하느님의 큰 은총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 주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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