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백)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이런 남편 정말 싫다 No. 3

스크랩 인쇄

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05-17 ㅣ No.4904

5월 18일 사순 제5주일-요한 15장 1-8절

 

"너희는 내 교훈을 받아 이미 잘 가꾸어진 가지들이다. 너희는 나를 떠나지 마라. 나도 너희를 떠나지 않겠다."

 

 

<이런 남편 정말 싫다 No. 3>

 

운전 중에 우연히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약간은 뼈가 있는 우스개 소리를 들으면서 요즘 세상에서 남편으로 살아가기가 얼마나 팍팍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목은 "이런 남편 정말 싫다 No.3"였습니다.

 

No. 3: 평생 출장 한번 안가는 남편

No. 2: 출장가기로 했었는데, 현지 사정으로 출장이 취소되었다고 퇴근한 남편

No. 1: 출장을 떠나긴 떠났었는데, 미리 연락도 없이 예정보다 사흘이나 먼저 돌아온 남편

 

늘 같이 붙어 지낸다는 것, 어떻게 생각하면 참으로 행복한 일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참으로 끔찍한 일이기도 하지요.

 

한 중년 부인은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남편이 때를 넘겨서 들어오면 <밥 먹었어요?>하고 물으면서도 열 번에 한번 꼴로는 속으로 <먹고 왔다고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지요."

 

한 중년 남편은 자신의 서운한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야근 후에 술 한잔하고 새벽에 집에 돌아오니 식구들이 다 자고 있었습니다. <집에서 키우는 개가 밖에 나가서 안 들어와도 기다리는 법인데...> 남편은 서운했습니다. 자고 있는 아내를 깨워 밥을 달라고 했습니다. 아침 먹을 때까지 기다리라더니 마지못해 찬밥을 챙겨주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밥 먹겠다고 나타나니까 갑자기 계란프라이를 해주는 것이 아닌가?"

 

한 평생 부부로 산다는 것은 한 평생 같이 붙어있다는 것, 한 평생 같이 붙어 다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참으로 보통 일이 아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부부란 끝까지 함께 붙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끝까지 함께 가는 사람들입니다.

 

진정한 가족이란 상대방이 마음에 안 들고 못나 보이더라도 끝까지 견뎌주는 사람들입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더라고 끝까지 함께 걸어가는 것이 가족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나를 떠나지 마라. 나도 너희를 떠나지 않겠다"며 우리를 향해 끝까지 함께 가자고 초대하십니다.

 

진정으로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끝까지 예수님의 옷자락을 쥐고 놓지 않는 것입니다. 끝까지 예수님께 붙어있는 것입니다. 끝까지 예수님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70은 족히 되어 보이는 부부가 손을 꼭 잡고 약수터로 물을 뜨러 가는 정경을 본적이 있습니다. 참으로 존경스러웠습니다.

 

노부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아무런 노력 없이 저절로 그런 모습이 가능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그냥은 절대로 안되겠지요.

 

끝없는 인내와 포기, 지속적인 자기 희생과 양보, 상대방을 이해해보겠다는 부단한 노력의 결과였으리라 확신합니다.

 

부부가 끝까지 붙어있기 위하여, 끝까지 함께 가기 위한 왕도(王道)는 없습니다. 오직 기본을 지키려는 노력,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려는 노력, 아무리 화가 나도 막가는 식으로 나가지 않으려는 노력, 넘지 말아야 될 선을 넘지 않으려는 노력, 바로 그것입니다.



2,898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