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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탑의 폐허에서 핀 꽃_김준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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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2024-04-16 ㅣ No.171571

 

 

어느덧 아침이 될 무렵, 예수님께서 물가에 서 계셨다.

 

삼 년을 내리 밤낮 가리지 않고 한뎃잠을 자며 생사고락을 같이 하면서 고기 잡던 어부를 사람 낚는 어부로 어엿하게 만들어놓았습니다.

한데 기어코 다시 잡히지 않는 고기를 잡는다며 호수를 기웃거리는, 참 어리석은 사람이 있습니다.

시몬 베드로의 “나는 고기 잡으러 가네.” 라는 말은 예수님이 십자가 죽음으로 완성한 3년의 공생활 신비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허무 가득한 말입니다.

그렇게 제자들은 예수님이 당신 몸으로 세우신 성전을 허물고, 자신의 욕망으로 가득찬 신약의 바벨탑을 세우러 갈릴래아 호숫가로 떠납니다.

아직 여명도 비치지 않는 호숫가를 거닐던 예수님은 그 어리석은 사람들을 발견하고는 얼마나 마음이 쓰리셨을까요.

그렇게 그들은 폐허 속에서 다시 그분을 뵈었습니다.

저라면 갈릴래아 호숫가의 그 어부들을 다시는 상종하지 않았을 겁니다.

가장 귀한 생명까지 바쳐가며 그들을 사랑했거늘 보답은커녕 배신으로 갚는 사람들에게 기대할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하지만 부활은 그렇게 폐허 속에서 이슬을 먹고 피어난 꽃처럼 갈릴래아 호숫가의 아침을 열었습니다.

마치 우리의 모습처럼 말입니다.

* 가장 화해하기 힘든 사람에게 어떻게 부활을 전하고 싶습니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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