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백)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새 사제부제 축하의 글 새 사제/부제께 따뜻한 사랑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이광휘 베드로 부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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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선교분과 [dangin] 쪽지 캡슐

2003-06-27 ㅣ No.367

주님의 축복이 항상 함께 하시기를...

 

어느 선배 사제께서 보내 주신 시랍니다. 제 마음도 같이 실어서 보냅니다.

 

축하드립니다. 이제 얼마남지 않았네요.

 

 

      아름다운 이들에게

       

       

       

      0

       

      그대들! 내 사랑하는 젊은이들이여!

       

       

       

      사제 서품을 앞두고

       

      조금은 들뜨고 부푼 마음으로

       

      약간의 비장함까지 가슴으로 삭이고 있을

       

      내 아름다운 젊은 벗들에게 이 편지를 씁니다.

       

       

       

      지나간 십여년의 사제로서의 삶을 돌이켜보면서

       

      이 부끄럽기 만한 작은 선배가 걸어온

       

      수많은 시행착오의 길을

       

      할 수만 있다면 그대들은 더 아름답고 진솔하게

       

      걸어가라는 뜻으로 이 글을 씁니다.

       

       

       

      1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이유로

       

      그대들 또한 수많은 시행착오와

       

      몇 번의 실패들을 겪게 되겠지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대들이 사제이기 이전에

       

      사람이라는 사실을 위안으로 삼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실패가 사제라는 이름으로는 가끔 버거워도,

       

      인간이라는 이름으로는 늘 아름다울 수 있는 것입니다.

       

      새 길을 출발하려는 그대들에게 성공에 대해서보다

       

      먼저 실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용서하십시오.

       

      그대들은 너무 많이 성공에 익숙해져 있고

       

      또 성공을 준비해 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2

       

      채울수록 텅 비어 있는 그릇처럼 사십시오.

       

      덕지덕지 삶의 군더더기들이 늘어갈 때

       

      가끔이라도 빈손으로 시작했던 처음을 기억하십시오.

       

      너무 빨리 그 처음을 잊어버리면

       

      너무 빨리 처음의 아름다움도 잃게 됩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

       

      삶이라는 그릇의 한 쪽 밑 둥아리에 구멍을 내도 좋습니다.

       

      구멍나는 아픔이 비록 클지라도

       

      잔뜩 채워져 아픔조차 느끼지 못하는

       

      뒤뚱거림보다는

       

      차라리 빈소리라도 울릴 수 있는 그 아픔이

       

      훨씬 더 편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머지않아 그대들은 깨닫게 될 것입니다.

       

       

       

      3

       

      사제서품으로 완성되었다는 생각은 절대로 마십시오.

       

      그것은 세례로 구원이 완성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그대들은 겨우 달리기 출발선을

       

      벗어났다는 사실을 상기하십시오.

       

      그리고 그대들이 달려야할 레이스는

       

      그대들의 숨쉬는 시간 만큼이란 것을

       

      명심하십시오.

       

      그리하여 늘 자신과 이웃과 하느님께 충실하되

       

      너무 빨리 지쳐버리지 않을 만큼만 하십시오.

       

      사제는 되어 가는 자라는 말을 기억하면서...

       

      자신에게는 조금 가혹할 필요가 있지만

       

      자학이 되지 않게 하십시오.

       

      타인에게는 관대할 필요가 있지만

       

      방종을 허락하지는 마십시오.

       

      여러분들이 제일 두려워해야 할 것은

       

      사람들이 여러분들을 보고

       

      "변했어"라는 말을 하는 순간임을

       

      가슴깊이 기억하십시오.

       

       

       

      4

       

      그대들끼리 함께 하십시오.

       

      이것이 마지막 부탁입니다.

       

      가끔씩 다른 이들이 절대로 침범할 수 없는

       

      그대들만의 시간과 공간을 만들고,

       

      다른 이들과는 절대로 나눌 수가 없는

       

      그대들의 아픔과, 그대들의 슬픔과,

       

      그대들의 절망과, 그대들의 허무와,

       

      그대들의 고독과, 그대들의 눈물을 나누십시오.

       

      기쁨과 아름다움, 영롱함과 평화,

       

      희망과 사랑 등은 누구와도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대들의 뒷덜미를 가끔 엄습하는 우울함과

       

      그대들을 외롭게 하는 크로노스의 그림자 드리운 슬픔은

       

      세상에서는 오직 그대들끼리만 위로하며 위로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가슴에서 한 순간도 잊지 마십시오.

       

      단언컨대 그러한 그대들끼리의 만남이

       

      어떠한 위기와 어려움에서도

       

      그대들을 견고하게 하여

       

      늘 하느님의 사람으로 남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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