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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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천 개의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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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06-02 ㅣ No.4957

6월 2일 부활 제7주간 월요일-요한 16장 29-33절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당하겠지만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사랑은 천 개의 얼굴을>

 

오늘 복음 말미에 하신 예수님의 말씀은-고난을 당하겠지만 용기를 내어라는 말씀-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말씀입니다. 지난 세월 제 삶 안에서 나름대로 고통을 겪을 때마다, 좌절의 순간에 늘 떠올렸던 말씀이었고, 그때마다 다시금 살아갈 힘을 주시던 위로의 말씀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고백소 안에서 제가 단골로 사용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세파에 지쳐서 흐느끼는 분들, 자기 자신을 극복하지 못해 힘겨워하는 사람들, 난데없이 다가온 이유 모를 십자가 앞에서 속울음을 우는 분들에게 말씀드리는 제 18번이 되었습니다.

 

"세상이 힘들게 하더라도 힘을 내십시오. 주님께서 세상을 이기셨습니다."

 

이 세상 살아가면서 고통은 끝이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고통은 우리들 삶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고통이 없기를 바라지 마십시오. 고통이 없기는 바라는 것은 밥을 안 먹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고난을 겪을 때마다 고통 그 자체에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고통 앞에 설 때마다 고통 그 배후에서 활동하시는 사랑의 하느님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도 좀 고쳐나가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하느님은 풍요로움의 하느님이십니다. 따라서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은 천 개의 얼굴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너무도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오십니다. 때로 한없이 인자하신 아버지의 모습으로, 때로 그른 길로 빠지는 아이를 위해 싫지만 매를 드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때로 책벌도 하시고, 때로 시련도 주시는 분이 하느님이십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그 모든 일을 사랑으로 하십니다.

 

바닷가에 설 때마다 늘 와 닿는 한 생각이 있습니다. "바다는 천 개의 얼굴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떠오르는 일출을 배경으로 한 투명한 아침 바다의 얼굴, 이글거리는 태양아래 새파란 파도가 역동적인 한낮의 얼굴, 찬란한 서글픔을 지닌 저녁 바다의 얼굴, 이윽고 어둠이 내리면 고운 밤별들을 배경으로 밤바다의 얼굴...바다는 참으로 다양한 모습의 선물을 우리에게 선사합니다. 늘 살아있지요.

 

우리의 하느님은 바로 이런 바다 같은 분이십니다. 모든 것을 수용하시고, 시시각각 다른 얼굴로 우리에게 끊임없는 감동을 주시는 분이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때로 견딜 수 없는 십자가를 통해서, 때로 만사형통을 통한 기쁨을 통해서...

 

세상의 고통이 크면 클수록 하느님이 주시는 위로 역시 비례한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그리고 힘을 내십시오. 용기를 내십시오.

 

진정 주님으로부터의 위로를 한번 받아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주님의 위로는 얼마나 달콤한 것인지 모릅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위로는 너무도 따뜻하고 감미로운 것이기에 죽음과도 같은 세상의 고통을 이겨낼 힘이 거기서 생겨납니다.

 

우리가 병들고 지치고 힘들 때마다 인간적인 위로도 기대하지만, 무엇보다도 주님으로부터 위로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하루가 되길 기원합니다.

 

힘을 내십시오. 용기를 내십시오. 자리를 털고 일어서십시오. 주님께서 세상을 이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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