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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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게시판

[Stabat Mater]감동의 이유/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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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하 [kyungha12] 쪽지 캡슐

2001-09-17 ㅣ No.3132

  [Stabat Mater]감동의 이유/뒷얘기

 

    - 성가게시판 3123번 - 『[STABAT MATER]  감동과 눈물의 사연』; 성음악 평론가이신 김 건정 빠뜨리시오 선생님이 9얼 15일(토) 당산동 성당에서 있은 연주회를 보시고, 밤잠을 뒤로하고 새벽 3시 33분에 올리신 글입니다.

     

    - 성가게시판 3128 『성체 앞에서 우리 모두를 울린 "묵상 음악회"』’우리 모두를 울린 지휘자 라파엘 형제’ ; 정영일 선생님이 귀하게 올리신 연주회 참관기입니다.

     

    우리나라 가톨릭성음악 발전에 항상 크게 노력하고 계시는 두 분의 글을 읽고 연주회 당시 마음속에 미처 다 담을 수 없었던 감동이 새롭게 정리되고 새로워지는 마음을 억제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성음악에 대하여 잘 아는 바도 없고 평할 자격도 없는 사람으로서 잘했다·잘 못했다를 말할 줄은 모르지마는

     

    ① 아직 미완의 중학생들을 데리고 한 연주회에서 우리가 왜 그토록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까,

    ② 신앙의 경륜도 훨씬 더 있고, 음악적 능력도 훨씬 더 있는 우리 기성 가톨릭 성가대들은 그렇게 할 수 없을까 하는 등의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두 분 선생님의 말씀에서 빠진 것을 중심으로 이제 그 감동의 이유가 무엇이었나를 나름대로 생각해 보고, 우리 기성 성음악 봉사자들이 혹시 배울 점은 없나 돌아보고자 합니다.

     

    【감동의 첫째 이유】 단원, 지휘자의 연주곡에 대한 충분한 신앙적 묵상

     

    70명의 단원들 중 가톨릭 신자는 20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고통의 성모’ 노래 이전에 그 내용에 대하여 가톨릭적인 묵상을 충분히 하였습니다. 우선, 지휘자 이호중 라파엘 선생님이 연습시간을 통하여 그 곡의 의미를 수없이 같이 되 뇌이었고, 수녀님을 통하여 학생들과 함께 2 차례의 피정을 가졌으며, 학교 뒤에 있는 14처 ’십자가의 길’을 돌며 성모님이 겪으신 고통 즉, 아드님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같이 묵상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라틴어 가사를 통째로 외웠으며, 우리말로 된 가사도 통달하여 곡의 의미를 체화(體化)하여 불렀습니다. 그야말로 "기도하는 성가"를 목표로 하였습니다.

     

    특히, 미완의 목소리들로부터 그와 같은 아름다운 감동의 목소리를 이끌어 낸 이호중 라파엘 지휘자님의 엄청난 노력과, 청중과 일치하기 전에 우선 ’단원들과의 일치’를 이끌어 내도록 하느님께 매달린 기도가 무엇보다 큰 원동력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과연 우리 기성 성가대들도 연주 이전에 이와 같이 성가의 의미를 충분히 묵상하고 있는가 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감동의 둘째 이유】 정성을 다 한 연습

     

    세라핌 합창단은 정영일 선생님도 지적하셨듯이 미완의 중학생들입니다. 저 자신도 사실은 ’중학생들이 하는 것이니까 애교로 보아 주자’라는 생각을 갖고 임한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했습니까.

     

    1. 처음 양수진 학생의 ’멘델스죤의 소나타 작품65-1악장("주님의 기도" 주제에 의한)’은 연주회 개막연주로서 아주 훌륭한 연주이었다고 봅니다. 사실 웬만한 지휘자라면 오르간을 전공한 기성 연주자에게 맡겼을 법한 것입니다. 그러한 것을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중학생에게 맡길 수 있었던 것은 우선 그 학생의 배우는 자세가 너무나 감동적이었던데 있다 합니다. 한창 과외다 학원이다 하면서 공부에 쫓길 나이에 어려운 시간들을 내어, 신앙심이 돈독하신 부모님의 격려를 받으면서 명동, 목5동 성당 등의 파이프오르간을 견학하는 것 부터 시작하여 오르간을 배웠다 합니다.

     

    2. 다음으로 숭실 OB합창단원들의 진정한 사랑을 빼 놓을 수 없다고 봅니다. 숭실 OB합창단 연주회에는 여러 번 참관해 보아 그 수준을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마는, 그 날 가까이서 들어보니까 우리가 녹음으로만 듣던 유럽의 전문 가톨릭합창단 수준에 버금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첫 곡을 제외한 나머지 2곡은 세라핌 학생들의 백코러스로 노래하였는데 학생들의 애절한 목소리와 숭실OB 단원들의 원숙한 화음이 듣는 이들로 하여금 가슴 뭉클하게 하였습니다. 대부분이 개신교 신자들인 숭실 OB 단원들이 기꺼이 가톨릭행사에 참가 해 주신 점도 그렇거니와, 더욱이 어린 학생들을 배려하는 진정한 사랑이 있었기에 빚어질 수 있었던 감동이었다고 봅니다.

     

    3. 세라핌합창단의 Stabat juxta crucem(고통의 성모마리아 기념일 입당송) 및 부속가의 아주 기다란 그레고리안 성가에서 감동은 일찌감치 절정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당산동 성당의 아주 훌륭한 공명에 어울려 합창단원들이 하나의 일치된 소리로 좌우 주고받는 그레고리안 성가는 마치 우리가 구라파의 중세 성당에 온 듯한 착각을 일키기에 충분하였습니다. 그 일치의 목소리, 전체를 위하여 극도로 절제되는 소리, 성모님의 고통을 절규하는 소리를 내기까지 얼마나 진지한 연습을 하였을까.

     

     

    【감동의 셋째 이유】 지휘자와 합창단원들은 서로 마주보는 거울이었다.

     

    위 그레고리안 성가에서 이미 앨토파트 쪽에서 눈물을 보이는 단원들이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호중 라파엘 지휘자의 너무나도 진지한 지휘, 그리고 단원들에게서 체화(體化)된 가사와 노래로부터 나오는 ’고통의 성모’에 대한 아주 깊은 묵상이 서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단원들은 지휘자의 미세한 손동작과 미묘한 표정의 변화에 이르기까지 하나도 놓칠 수가 없었으며, 그래서 서로 일치하지 않을 수 없는 서로의 거울이 되었던 것입니다.

     

    감동의 넷째 이유】 사랑으로 하나된 solist 들과 반주자

     

    전문 성악인이 보기에는 중학생 반주자는 아무리 훌륭하다 하더라도 부족한 점이 한 둘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solist들은 격려와 사랑으로 그 미완의 반주자들을 적어도 본 연주곡에 한해서는 매우 훌륭한 반주자로 만들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여러 실수가 있었으나, ’야, 너 참 잘한다’ 등의 격려에 힘입어 학생 반주자들은 그야말로 엄청난 연습을 하게 되었으며, 2주 후 다시 만났을 때에는 거의 완벽한 수준에 이르렀다 합니다. 이들 solist들의 신앙에 바탕을 둔 그 겸손과 사랑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감동의 다섯째 이유】 평소 기도로 단련된 solist 들의 신앙 고백적 성가

     

    이보나(보나) 자매님은 현재 목5동 성가정 성가대를 지휘하고 있고, 뜨리니따스 성음악연구회 소프라노파트장을 맡고 있으며, 대우합창단·성녀 세실합창단·고운빛 여성합창단 등 합창 경력이 화려합니다.

    또한, 권소현(헤레나) 자매님은 불란서 유학 이후 현재 추계예술대학 출강 등과 함께 크고 작은 수많은 연주회를 갖고 있으며, 우리 가톨릭에서는 참으로 보기 드문 메조소프라노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위 두 분은 일반 가곡이나 아리아 등도 잘 하시나, 특히 성가를 부를 때에 그 진가가 발휘되는 분들인데, 금번 연주회에서 그야말로 신앙고백적 독창을 해 주셨다고 생각되어집니다.

     

    합창의 경우도 그렇거니와, 특히 독창의 경우에는 많은 청중들이 그 성가의 impression에 주목하기 보다는 독창자의 성악적 기교 또는 능력 평가에만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러나, 금번의 경우에는 아마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그들의 훌륭한 성악적 기초위에 펼쳐지는 묵상에 자신도 모르게 그대로 동참하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생각되어집니다.   

 

 

    【감동의 여섯째 이유】 주제가 확실한 연주 프로그램

     

    연주회의 처음과 끝은 예수님이 우리에게 남겨 주신 기도 ’주님의 기도’에 관한 곡이었고, 숭실OB합창단은 아베마리아 및 삐에 예수를 연주하여 전체적으로 하나의 주제로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본당 성가대는 두째로 한다하더라도 기성 가톨릭합창단의 경우에는 간혹 안타까운 면을 느껴왔습니다. 뚜렷한 주제 없이 무슨 음악회 하듯이 맨앞 또는 맨뒤에 적당히 미사곡 하나 넣고, 중간에 이 노래 저 노래 또는 가곡·가요·민요 등을 섞어 "저 훌륭한 자질의 단원들을 갖고, 복음 전파에 더 훌륭한 연주는 할 수 없었나?" 하는 아쉬움을 여러 번 가진 바 있었습니다.

     

    그러나, 금번 연주회의 경우에는 확실한 주제를 바탕으로

     

    * 비(非)가톨릭신자가 대부분인 세라핌합창단과 숭실 OB 합창단원들로서 모두 가톨릭 성가를 불렀으며,

    * 그냥 부른 것이 아니고 가사와 노래를 아주 체화(體化)하여 묵상할 수 있게 부른 점은 물론,

    * 듣는 이들로 하여금 ’고통의 성모마리아’ 기념일을 거룩하게 보낼 수 있게 한 점에서 더 큰 감동을 주었다고 봅니다.

 

 

    【감동의 일곱째 이유】 훌륭한 지도자들의 도움  

     

    ’고통의 성모마리아’ 기념일을 맞이하여 박재광 선생님 등 성음악에 열정을 바치시는 분들의 모임인 「한국 세실리아 성음악협회」가 세라핌합창단에게 연주를 요청한 점, 최효식 교장선생님 등이 흔쾌히 협조해 주신 점, 특히 당산동 장강택 필립보 주임신부님이 성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성당 장소를 제공해 주신 점 등 뿐만 아니라 대구가톨릭대학교 종교음악과 등이 후원하고, 인천교구에서도 큰 관심을 베풀어주신 점 등이 본 연주회가 감동적이 될 수 있도록 이끌은 것이라고 봅니다.

 

    한편, 인천교구에서는 금번 연주회에 크게 감명을 받고, 모든 경비를 부담하여 인천교구 주교좌 성당인 인천 답동성당에서 다시 한 번 연주회를 추진하기로 하였답니다. 축하합니다.

 

 

    끝으로, 저는 아주 긴 기간의 연습 끝에 고작 몇 백명의 청중앞에서 한 번 연주회 하고 끝나는 연주회에 대하여 참으로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연주회에 3백명 왔다면(금번 연주회에는 그 2 배 이상의 청중이 왔음) 그래도 꽤 많이 온 것인데, 보통 미사 때에는 그 보다 훨씬 더 많은 신자들이 미사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와 같이 감동적인 연주회가 미사시간 중에도 지속될 수 있을 때에 비로소 그 가치가 빛난다고 봅니다.

     

    금번 연주회와 같이 "기도하는 성가", "전례 및 신자들과 일치하는 성가"를 각 성당 성가대에서도 늘 부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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