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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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이란 바로 이런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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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07-27 ㅣ No.5194

7월 28일 연중 제17주간 월요일-마태오 13장 31-35절

 

"하늘 나라는 겨자씨에 비길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밭에 겨자씨를 뿌렸다. 겨자씨는 모든 씨앗 중에서 가장 작은 것이지만 싹이 트고 자라나면 어느 푸성귀보다도 커져서 공중의 새들이 날아와 그 가지에 깃들일 만큼 큰 나무가 된다."

 

 

<천국이란 바로 이런 곳>

 

아이들과 장대비를 맞으며 축구를 한 적이 있습니다. 비가 고여 공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날아가기도 했고, 정신 없이 공만 보고 따라가다가 흙바닥 위에 큰 대(大)자로 미끄러지기도 했습니다.

 

흙탕물이 튄 얼굴이 너무 우스워 우리는 마주보며 배를 잡고 웃었습니다. 마치 샤워를 하는 듯한 빗줄기 아래서 소리소리 지르며 축구시합을 하는 우리를 보고 사람들은 미쳤다고 했지요.

    

그러나 우리들에게는 그 순간이 천국이었습니다. 평소 자주 느끼던 근심이나 걱정, 스트레스나 우울함은 우리 사이에 끼어 들 여지가 없었습니다.

  

천국이란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보너스로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천국은 지나친 욕심을 버린 사람, 매일 땀을 흘리며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 매순간을 긍정적, 창조적으로 건설해나가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은총입니다.

 

동시에 천국은 역설적이게도 죽어야만 입장이 가능한 장소입니다. 우리의 그릇된 생각과 잘못된 삶을 죽여야만 입장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 세상 것들에 대한 과도한 기대, 도에 지나친 출세욕, 금전욕, 사람에 대한 욕심에서 죽어야 체험할 수 있는 나라가 천국입니다. 극도의 이기심과 온갖 분쟁과 지나친 경쟁심에서 정화될 때 진하게 맛볼 수 있는 나라가 천국입니다.

    

소유욕에 붙들려있는 한 우리는 천국을 체험할 수 없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필요한 곳이 연옥이지요. 연옥은 천국에 들기 위해 욕심을 정화하는 장소입니다.

 

천국은 우리가 현세에서 이루지 못한 욕망을 푸는 곳도 아닙니다. 천국은 온갖 물질적 풍요와 안락함만이 약속된 곳도 아닙니다. 천국은 소박한 장소, 기도와 묵상과 찬미의 영적 생활이 계속되는 곳, 절제와 양보, 희생이 미덕인 장소입니다.

 

그래서 천국에 가서 잘 적응하는 인간은 주로 가난에서 그리고 고통으로부터 이겨낸 사람입니다.

 

천국은 철저하게도 이 세상 안에 감추어져 있습니다. 그 천국을 발견할 수 있는 힘은 오직 믿음에서 나오지요. 믿음 없는 천국은 어불성설입니다.

 

사실 천국은 이미 우리 인생의 한 복판에 와있습니다. 그 천국을 발견하는 일, 그 천국을 체험하는 일, 그 천국을 만끽하는 일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진 일생일대의 과제입니다.

    

천국체험의 열쇠 역시 아주 간단합니다.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하느님의 손길을 찾으려는 믿음이 첫 번째 열쇠요,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소박함과 단순함이 두 번째 열쇠입니다. 하느님 앞에 늘 작은 자로 서려는 겸손함이 세 번째 열쇠요, 오늘 비록 우리가 부끄럽게 살아도 다시금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용기가 네 번째 열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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