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성가게시판

[RE:3224]성음악미사의 의의를 알게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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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호선 [ansi] 쪽지 캡슐

2001-10-15 ㅣ No.3227

가게시판에 올려진 글들은 음악과 전례적으로 높은 수준과 극히 짜임새 있는 글들이 대부분이라, 저같이 별 생각없는 내용을 올리기는 송구스럽고... 특히 빠뜨리시오님같이 객관적으로 권위있는 분의 글에 토를 단다는 게 여간 부담스럽지 않사오나... 게시판의 활성화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앞글을 읽고 떠오르는 몇가지 생각을 감히(^^;) 적어봅니다.

 

는 현재 서울 혜화동 세실리아(어버이) 성가대의 베이스파트에서 활동중이며, 타 성가대및 합창단 경력은 10여년 가량 됩니다. 김건정 선생님께서는 기억하실지 모르시나, 지난 10월6일 당산동연주회를 비롯해 그전부터 몇차례 뵈었지요.

  또한 저희 합창단 지휘자이신 정준영님과의 글에서도 거론된 것 처럼, 참관기라는 것이 주는 좋은 영향과, 만에 하나 혹시나 오해되어 사기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둘다 인정하지만... 무엇보다도, 쉽지않은 여건을 무릅쓰고 전국의 성당과 연주회장을 두루 찾아다니신다니,

  "참, 이런분도 있었구나!"

하는 경탄과, 그 열의에 존경을 아니드릴수가 없읍니다.

  욕심같아선, 비록 이렇게 성음악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이를 시효로 다른 분들도 미사나 연주회에 대한 감상문을 넘어선, 나름대로의 꼼꼼한 평가를 많이 올리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현동에서 참여한 혼인미사에 스스로 성가대에서 노래하겠다고 하신것은, 대부분 그게 합리적인 것을 알아도 차마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것에 비쳐, 참 좋은 모범을 보였다고 느낍니다.

  저도 그날 혜화동에서 혼배팀(7,8명정도의 혼례미사전담 상설팀)에 끼여서 노래했는데, 아마추어 합창단에선 저도 어느정도 한몫을 해왔지만, 그팀에선 전공자의 호흡으로 받쳐진 충만한 발성에, 도움은 커녕 오히려 방해만 되는 참담함(^^)을 느껴야 했죠..

 

음악미사라는 형식으로 이곳 혜화동에서도 여러차례 했었읍니다.

제 생각으론, 성가대 입장에서 여러 수준높은 곡을 다룰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하는 미사라고만 생각했지, 그 자체가 신자들이나 전례에 별 역활을 한다고는 기대하지 않았었는데요.

  "... 성음악미사란 가톨릭 전통 교회음악으로 거행하는 장엄한 음악미사 ..."

라는 대목에서,

  "아하, 일찌기 이런 의도로 거행해온 전통이 우리 교회 안에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그러면 (주례사제의 의향이나 본당여건만 적합하면,) 우리도 언제던지 자신있게 하자고 할 수 있겠다는 반가움을 느꼈읍니다.

  다만 섭섭한것은,

  "... 본당 성가대가 아닌 전문 합창단이 ...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

것은 이해되지만,

  "... 기실(旣實) 본당 성가대 수준을 넘지 ..."

라고 하신것이, 통념상으론 누구나 인정하는 [전문 합창단]과 [본당 성가대]의 음악적 수준의 차이지만, 구태어 글에서까지 명시하신게 저와같은 [본당 성가대]원들의 사기에 걸림이 있지나 않을까 합니다.

[전문 합창단]원을 동경하는 [본당 성가대]원들이 많고, 대개의 경우는 음악적으로 못따라가는게 현실이나...

[전문] 이상의 실력을 가진 [본당]이 되는것도 바람직하고 권장할 일이니, 물론 의도하신 뜻은 그게 아니셨음을 잘 아오나, 저처럼 느끼는 [본당 성가대]원의 피해의식(?)에서.. 또 말꼬리를 잡은것에 용서하십시오..^^

 

레고리안 성가 라는말이, 70년대에는 옳은표기였다고 기억됩니다만..

당시에 [그레고리오 성가]로 표기한 음악전공자에게, 역시 음악을 전공하신 신부께서 [그레고리안 성가]가 맞는 표기라고 하셨답니다.

[Cantus Gregorianus]의 우리말 표기문제라고 하셨는데..

[Gregorius] 성인을 [그레고리오]라고 부르니,

  "그의 소유격(?)인 [Gregorianus]는 당연히 [그레고리안]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 저도 생각했었읍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레고리오 성가]라는 말이 나돌기 시작했고, 전 그것이 어원을 잘 모르는 사람들의 표현이라고 생각했었으나..

그게 [한국 천주교회 교회용어심의 위원회] 에서 심의,확정된 말이라면(깨갱!..^^) 적어도 공식문서에선 그렇게 사용해야 겠죠..

(하기야 [마태안 복음], [루깐 복음].. 하는 사람은 없을테니..)

  그렇지만 그 심의 과정에서는 [그레고리안..]이라는 표기가 더 적합하다는 견해도 혹시 있지는 않았었을까요?...

공식문서가 아닌글에선, [카톨릭]이던 [그레고리안]이던 자기의 주장을 내포하려 한다면, 사용하는것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해보구요..

  원래 [표준어]란 처음부터 정해진게 아니고, [현재, 서울에서, 중류층이 쓰는 말]로써 정의되는 것처럼,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르게 사용하는 말은, 표준어도 바뀌어야 될겁니다.

다만 외국어 발음 표기에 대해선 인위적으로 정해 놓는게 보통이지만 그대로 안따라하는 경우도 숱하죠?

그 대표적인 예가 음악의 주보성인으로 알려진 [Cecilia]인데요...

옛날에는 [세시리아]로 불렀지만, 지금 첨례표나 성인전, 또는 성인호칭기도 등엔 분명히 [체칠리아]로 바뀌어 표기되어 있는데도, 여전히 우리는 [혜화동 세실리아 성가대]나 [한국 세실리아 성음악 협회]등으로 아직도 사용합니다.

(죄송, 처음부터 찌를맘은 없었읍니다..^^;)

다만, 국어 표준화에도 시대에 따라 변하는 융통성이 있는만큼, 교회안에서 조차

  "... 위원회에서 심의하여 확정, 공포(1999년)한 용어를 써야할 줄로 ..."

라고 주장하시는 건, 너무도 지당하신 반면에, 조금 권위적인 냄새도 느껴지지 않는가 해서 조심스럽게 건의해 봅니다.

 

관기를 쓰는건 분명히 누구에게나 자유이고 참으로 권장할 일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가는, 각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앞으로도 식지 않는 열의로 좋은 활동에 정진하여 주시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혜화동에서 나호선Paulus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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