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용서와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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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준 [bopark] 쪽지 캡슐

2000-06-26 ㅣ No.1331

오래 전에 친구의 빚보증을 섰지요.

 

성당은 소위 말하는 발바닥 신자로서, 일요일에만 왔다리갔다리 하면서.....

 

빚보증 설당시 저는 잘 나갔습니다?

 

모든 것이 쉽게 쉽게 얻어지더군요.세상이 나를 위해 있는 것처럼 느껴지던 때였습니다.

 

기고만장했지요. 가관도 아니었습니다.

 

자연히 가정에도 소홀해지고.......

 

그런데 친구의 사업이 부도가 나고, 저의 집에 가압류가 들어오고, 난리블루스가 시작되었지요.

 

 

 

경매가 들어오면 길거리로 나앉아야할 형편이 되고 나니까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눈에 보이는 것이 없더군요.

 

친구는 이미 자취를 감추었고..........................

 

 

 

은행을 찾아갔지요.제발 경매만은 들어오지 말라고 매달렸지요.

 

그러나 은행은 냉정하더군요. 큰 돈은 몽땅 떼이면서도, 서민들에게는 1원 짜리 하나도

 

받아내려는 기막힌 그 곳, 진저리를 치면서 애원했지요.

 

처자식을 길거리로 내몰수 없으니 내얼굴을 봐서라도 제발 경매만은 하지말라고....

 

그리고 하느님을 팔았지요.

 

"나는 천주교 신자다. 절대 거짓말 하지 않는다. 반드시 3년안에 다 갚아 주겠다."

 

사정사정 매달려서 보증섰던 금액과 친구가 빌린후 갚지 않은 이자까지 제가 대출하는식으로 다시 약정서를 쓰고 나오는데, 울고 싶더군요.

 

 

 

’하느님은 나에게 왜 이런 고통을?’

 

’돈 한푼 만져보지도 못했는데’

 

’선친께서는 남의 빚보증만은 서지 말라’고 하셨는데.......

 

주마등같이 스치는 고뇌 속에서 세상은 온통 회색 빛/

 

친구를 원망하고 미워하기 시작했지요.

 

 

 

다음달부터 월급의80%정도가 은행으로 들어가고, 어려운 생활이 시작되었지요.

 

아이의 우유 값이 모자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장난감 하나 제대로 못 사주고,그 흔한 외식 한 번 못하면서 악으로 깡으로 버티어 나갔지요.

 

그러나 누구에게도 도와달라는 소리는 하지않았습니다.

 

굶어 죽더라도 내 책임이니까, 그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성당에는 계속 발바닥 신자로 남고, 성당에서 봉사하시는 분들을 보면

 

’등 따습고 배부른 사람들이로구만?"하면서 비웃고 다녔지요.

 

 

 

고백성사도 봤지요. 친구를 미워했노라고....

 

그러나 냉정한 현실 앞에서는 성사후 돌아서면 다시 미워하게 되더군요.

 

그러는 동안 저희 지구에서 형제분들이 방문하시어 ’레지오를 들어라’

 

’형제모임에 나와라’ 등 갖은 유혹?이 들어왔지요.

 

 

 

그러나 저의 마음은 빗장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얼음장 같이 찬 냉철한? 이성만이 자리잡고 있었지요.  2번 3번 이어지는 권유속에 퍼뜩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있었습니다.

 

 

 

구로3동 성당에서 견진을 받기 전에 모예수 주임 신부님과 면담할 기회가 있었는데, 견진후에 꼭 성당의 어떤 단체이든 한가지씩 가입하여 활동할 것을 굳게 맹세했건만 어디에 얽매이는 것이 싫어서 편하게 살려고만 했다는 생각/

 

 

 

4번째 권유를 받고 형제모임에 나갔지요. 그 곳은 결코 등따습고 배부른 사람들이 나오는 것이 아님을 알고,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집 사람이 먼저 레지오에 가입하고 저에게도 가입을 권유하더군요.

 

 

 

레지오도 들어갔습니다.

 

각종 교육 및 피정은 빠짐없이 쫓아 다녔지요. 미운 친구를 잊기위해서.....

 

집 사람도 그 친구를 용서해 주라고 몇 번을 얘기하더군요.

 

오히려 제가 집 사람에게 미안함마저 들었지요.

 

내가 저지른 일인데,  내가 죄인인데/

 

예수님은 일곱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하셨는데, 그까짓 돈이 무엇이길래 영혼이 병들고 몸이 망가져야 하는가?

 

깨닫기 시작했지요.

 

 

 

친구를 미워하면서 얼굴은 야위어 갔고, 속병이 들기시작했습니다.

 

병원에서 진찰을 해본 결과 모든 내장의 기능이 극도로 약화되어있고 특히 심장과 간을 조심하라는 진단을 받았지요.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세월은 흘러흘러 은행에 3년만에 갚겠다고 약속했지만 2년6개월정도 걸려서 모두 변제를 하고 나니, 은행 직원이 ’선생님 같은 보증인은 처음 봅니다’며 혀를 차더군요.

 

그후 어렵사리 수소문하여 친구를 찾았지요.

 

전화를했습니다.’모든 것을 잊고 옛날로 돌아가도록하자’ ’ 다 용서했으니 만나서 소주나 한 잔 하자’고 말입니다.

 

그러나 그 친구는 약속만 한 체 끝내 나타나지를 않았고, 지금도 어렵게 살고 있는것 같더군요.

 

 

 

’죄가 많은 곳에 은총도 많다’고 했습니다.

 

고통을 통하여 단련시켜 주시는 하느님을 이제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친구가 아니었다면 지금도 어느거리에서 비틀거리며 살아가고 있겠지요.

 

지금은 집 사람과 함께 그친구가 고맙다고 가끔 이야기 하면서 친구를 위해서 기도도해주곤 하지요.

 

 

 

친구를 통하여 하느님께 다시 돌아 온 탕자가 바로 저입니다.

 

이제는 건강도 회복하고 얼굴도 뺀질뺀질해졌습니다.

 

 

 

용서와 사랑!

 

하느님께서는 기고만장했던 저에게 매를 대시어, 용서하는 법과 사랑하는 법을 따끔하게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러기에 부끄러움을 무릎쓰고, 이곳에 저의 보이고 싶지 않은 부분을 용감하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런 사랑의 하느님, 용서의 하느님을 두고 우리는 누구를 찾아가야 하겠습니까?

 

 

 

돌아온 탕자에게  클릭! 클릭!........................................................

 

 

 

 

 

비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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