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 (토)
(백) 부활 제5주간 토요일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다.

김수환 추기경 추모미사 강론(정진석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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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문화홍보국 [commu] 쪽지 캡슐

2009-04-05 ㅣ No.491

 
 
 

김수환 추기경 추모미사 강론

(정진석 추기경)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는 이 곳 용인천주교 묘지에서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미사와 함께 김수환 추기경님 추모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늘은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성묘를 하는 한식이기도합니다. 오늘 미사중에 특별히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이 주님안에서 안식을 누리기를 기도합시다.

 

오늘 우리는 특별히 우리 곁을 떠난 하느님 품안에 드신 우리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의 공식 추모기간을 끝내며 추모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김 추기경님을 통해 보여주신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김 추기경님의 선종에 애도를 표해주시고 장례를 위해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김 추기경님은 우리에게 많은 유산을 주고 가셨다고 생각합니다. 김 추기경님은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는 말씀을 남겨주셨습니다. 이제 우리가 서로에게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우선 가정에서부터 서로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말고 말합시다. 그래서 가족 모두가 서로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고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익숙해지도록, 습관화되도록 노력합시다. 그래서 우리 가정에서부터 감사와 사랑을 실천하고 이것이 우리 사회로 확산된다면 우리 사회 분위기가 밝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 추기경님은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사랑과 감사, 나눔의 고귀한 정신을 일깨워주셨습니다. 또한 인간의 삶에 물질이나 명예, 권력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새롭게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우리도 김 추기경님을 모범삼아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나가도록 노력합시다.

 

현재의 우리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은 자신을 사랑하고 그리고 이웃을 진정으로 사랑해야 합니다. 이 사랑은 마치 그리스도께서 죽음을 통해 실현했던 사랑입니다. 자신을 희생하여 다른 이이게 도움을 주는 그리스도의 사랑입니다.

또한 사람이 행복해지려면 물질적 풍요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하느님을 알아야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이념만으로도 부족합니다. 신앙을 갖고 하느님 품에서 서로가 한 형제자매임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삶을 살 때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우리 교구는 지금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는 주제로 감사과 사랑의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사랑과 감사의 실천이야 말로 우리의 삶 속에서 예수님의 삶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것입니다. 죽음의 문화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 감사와 사랑의 운동이 신분과 종교를 넘어서 많은 어려움에 처해있는 우리 사회 전반에 활력을 제공하는 범국민적인 정신 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원합니다.

따라서 우리부터 구체적으로 작은 것부터 실천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비록 작은 감사와 사랑의 실천이라도 우리 식구끼리 먼저 실천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이것을 실천하면 많은 이들이 감사와 사랑의 삶을 될 것이고 그러면 우리 사회에 좋은 열매들을 맺고 결국에는 큰 기적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또한 감사와 사랑의 마음은 우리 사회가 당면한 여러 가지 문제들도 지혜롭게 해결하는 실마리를 마련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서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그런 말을 실천해주면 얼마나 고맙겠습니까? 그렇게 서로가 사랑하고 감사하면서 국민들을 위한 좋은 조치를 만들어 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인간의 궁극적인 행복은 물질이 아니라 정신과 마음에서 이루어집니다.

또한 이 감사와 사랑의 운동이 가난하고 불쌍하고 억울한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를 지닐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가난하고 상처받은 이들을 치유하신 예수님의 모습을 본받아야 합니다.

오늘부터 성주간이 시작됩니다. 이 시기에 그리스도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후 마지막 한주동안에 이룩하신 구원의 신비를 기억하고 기념합니다. 성주간은 교회 전례 안에서도 가장 거룩하고 뜻깊은 때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모든 것, 생명까지도 인간의 구원을 위해서 봉헌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그 큰 사랑으로 죄악에 물든 세상에서 신음하는 인간들을 구원하여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마르코복음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를 들었습니다. 또한 오늘 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필립비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리스도 예수는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셔서 죽기까지, 아니,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순명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셨습니다.”라고 겸손한 예수님을 우리에게 소개해 주셨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죽기까지 하느님 아버지께 순명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희생, 그리고 십자가상 죽음은 우리 인간에 대한 극진한 사랑 안에서만 비로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생명을 바치시면서까지 우리 인간을 사랑하셨습니다. 우리는 오늘 뿐만 아니라 성주간 내내 우리 인간에 대한 하느님 사랑의 신비를 묵상하게 됩니다. 또한 우리들이 하느님의 사랑에 응답하기 위해서 모든 힘을 다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으니 이제 우리들이 그 사랑에 응답하며 사랑하는 삶을 가꾸어 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처럼 자신을 낮추어서 서로를 섬기면 이 세상의 모습은 지금보다도 훨씬 아름답고 구원된 모습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이제 한주간이 지나면 예수님의 부활대축일을 맞이하게 됩니다. 예수님의 부활대축일을 앞두고 있는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들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수님처럼 철저하게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며 온 힘을 다하여 이웃을 사랑하고 이웃을 도와주며 이웃이 베풀어준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잠시도 잊지 말고, 우리도 남에게 고마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우리 주면에 우리 사랑을 필요로하는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사랑을 실천하게되면 그 사랑이 점점 넓은 범위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우리 옆에 있는 불우한 이웃을 모른 척하면 아무에게도 사랑을 실천할 기회가 없을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우리 주위에 팽배해있는 물질만능주의를 넘어서서 하느님의 말씀을 삶의 첫 자리에 두고 살아야 합니다. 그럴때 비로소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기 위하여 수난당하고 죽으신 예수님과 일치할 수 있고 나아가 부활하신 주님의 영광에도 동참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대축일은 우리 인류에게 희망을 주신 날입니다. 우리 모두가 예수님처럼 사랑을 실천하고 온 정신을 다하여 헌신한다면 예수님처럼 부활할것이다 라는 본보기를 우리에게 보여주신 주님을 따라서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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