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3일 (금)
(홍)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KBS다큐 /꺼지지 않는 불꽃 -전태일

스크랩 인쇄

김경선 [inuit-] 쪽지 캡슐

2011-11-13 ㅣ No.1516

 

 

 


 

 

 

 

 


" 나는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감정에는 약한 편입니다.

조금만 불쌍한 사람을 보아도 마음이 언짢아

그날 기분은 우울한 편입니다.

내 자신이 너무 그러한 환경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

 

 

 

  

 

"  비가 오는 날이었지.

그 억센 비를 맞으며 하나라도 더 팔려고

“우산!” 하는 소리에 한달음에 3층까지 뛰어올라 갔었지.

 

“우산 하나 얼마니?”

“예 35원입니다.”

“왜 35원이야. 전에는 30원 주고 샀는데.”

“아니에요. 30원이면 본전도 안 됩니다.”

“밑지기는 뭐가 밑져. 애들은 왜 곧 죽는 소리야?

기분 잡치게.”

“아니 이거 헌 우산 아니야! 자루가 이게 뭐야.

곰팡이가 쓸고, 이거 헌 거로구나!”

“아 , 아닙니다. 천만에요.

이건 분명히 제가 이제 금방 받아온 거야요.”

“변명은 말아! 너희들이 그런 지저분한 변명을 하니까

밤낮 그 모양 그 꼴인거야.

이 거지 같은 자식아!”

 

그래요 나는 태어날 때부터 거지예요.

댁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도도한 집안에서 태어났고요.

내내 도도하십시오. ······

...

....

이런 일이 있은 지가 어제 그제 같구나..."

 

 

 

 


"  다 같은 인간인데 어찌하여

빈(貧)한 자는 부(富)한 자의 노예가 되어야 합니까?

왜 빈한 자는 하느님께서 택하신 안식일을 지킬 권리가 없습니까?

왜 가장 청순하고 때묻지 않은 어린 소녀들이

 때묻고 더러운 부한 자의 거름이 되어야 합니까?

사회의 현실입니까? 빈부의 법칙입니까?

인간의 생명은 고귀한 것입니다.

부한 자의 생명처럼 약자의 생명도 고귀합니다 "

 

 

 

 

 

" 오늘은 토요일. 8월 둘째 토요일.

내 마음에 결단을 내린 이날,

무고한 생명체들이 시들고 있는 이때에

한 방울의 이슬이 되기 위하여 발버둥치오니

하느님, 긍휼과 자비를 베풀어주시옵소서."

 

 

 


"  우리가 하려던 일,

내가 죽고나서라도 꼭 이루어주게.

아무리 어렵더라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되네.

쉽다면 누군들 안하겠나.

어려울 때 어려운 일 하는 것이 진짜 사람일세.

내 말 분명히 듣고 잊지 말게.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


/ 죽기전에 병실에서 평화시장 친구들에게.

 

 

 

소시민적인 안일한 삶에 연연하는 일부의 지식인이나 종교인들이

상투적으로“억눌린 사람들의 고통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할 때에

우리는 그것이 그야말로 단순한 ‘동참’,

억눌린 사람들의 주위에서 얼쩡거리며 배회하는 데서 끝나는 것을 흔히 본다.

 

전태일의 경우 ‘돌아가겠다.’ 고 하는 것은

결코 이런 식의 어정쩡한 얘기가 아니었다.

그것은 ‘목숨을 들어 돌아감’ 을 뜻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투쟁,

타협 없는 투쟁, 한 인간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거는

단호한 투쟁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인간을 비인간으로 만들고 있는 사회는

스스로의 인간다운 삶을 되찾으려고 일어서는 사람들을 향하여

조소를 던지고 그들을 바보라고 낙인찍는다

 

인간의 존엄을 버리지 않고 인간다운 대접을 요구하며 싸우는 것이 바보인가?

노예로서의 고통과 굴욕으로 가득 찬 지루한 나날을,

아무런 의의도 보람도 기쁨도 없는 껍데기의 삶을 애걸하며 또 애걸하며

비루하게 살아가는 것이 바보인가?

오늘의 현실이 절대로 변화될 수 없는 영구불변한 현실이라는

미신에 사로잡혀 있는 ‘약은’ 자들이 참된 현실주의자는 아니다.

체념하고 굴종하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일 수는 없다.

삭막한 겨울 벌판의 나무둥치 속에서 내일 화사하게 피어날 꽃잎을 바라보고

오늘의 꿈이 내일의 현실이 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고난의 길을 딛고 일어서는 사람이야말로 참된 현실주의자인 것이다.


/ " 전태일 평전"

------------------------------------------------

 

 

'' 비정규직 노동자 불법 파견 노예 노동의

억울한 한이 뭉쳐 우리 선량한 사람들 남에게 제대로 화 한 번 내지 못하는

그 마음속에서 아프게 뭉쳐 암세포 암덩어리가 됐을 것입니다.

너무 분합니다. 너무 억울합니다. 너무 서럽습니다.

끝내 우리만 죽어야 하는 현실의 냉정함에 소름이 돋습니다. ''

 

-권명희씨 애도문 中

 

 

현행 근로기준법은 주 40시간 노동법을 만들면서

토요일 근무에 대한 임금지급에 관한 문제는

단체협약으로 노사가 따로 정하도록 했습니다.

이것은 노동시간에 대한 강행규정을 임의규정으로 바꾸는

정부와 자본의 계산이 깔린 편법입니다.

 

그나마도 노동조합이 조직되지 못한 노동자들, 하청업체 노동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토요일에 무급으로 쉴 자유만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임금노동자 중에 월급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가 25%에 달합니다.

하청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의 평균연봉도 1500만원을 넘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부족한 임금을 채우기 위해

무급휴일인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쉬지 않고 일을 나가야 합니다.

굶어죽을 자유만이 있는 이것이

21세기 대한민국 수많은 노동자들의 서글픈 현실입니다.

 세상은  아직도 별로 바뀌지 않은듯합니다.

 

 


 

'' 인간을 물질화하는 세대,

인간의 개성과 참인간적 본능의 충족을 무시당하고

희망의 가지를 잘린 채 존재하기 위한 대가로

물질적 가치로 전락한 인간상을 증오한다.

 

 모든 인간은 서로서로가 떨어질 수 없는 "전체의 일부" 이다.

사회적인 지위나 신분에 관계없이 모든 인간은 "생각할 줄 알며,

좋은 것을 보면 좋아할 줄 알고, 즐거운 것을 보면 웃을 줄 아는

하느님이 만드신 만물의 영장"이며,

다 같이 "고귀한 생명체"로 본능과 희망을 갖춘,

 "가치적으로는 동등한 인간"이다.

 

인간은 또한 "서로서로를 필요로" 하는 존재들이다.

모든 인간은 서로의 동등한 인간적 권리를 존중하고

서로의 인간적 요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어떠한 인간적 문제이든 외면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이 가져야 할 인간적 문제이다.

 

한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모든 것을 박탈당하고 박탈하고 있는

이 무시무시한 세대에서

나는 절대로 어떠한 불의와도 타협하지 않을 것이며,

동시에 어떠한 불의도 묵과하지 않고 주목하고 시정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인간을 필요로 하는 모든 인간들이여,

그대들은 무엇부터 생각하는가?

인간의 가치를?

희망과 윤리를?

아니면 그대 금전대의 부피를?


올해와 같은 내년을 남기지 않기 위하여

나는 결단코 투쟁하련다.  ''

 



1,741

추천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