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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봄이다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베네딕토회 요셉수도원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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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준 [damiano53] 쪽지 캡슐

2017-04-19 ㅣ No.111547

 

 

2017.4.19.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사도3,1-10 루카24,13-35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베네딕토회 요셉수도원 신부님



예수는 봄이다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



아주 예전에 써놓았던 '예수는 봄이다.'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예수는 봄이다/봄은 사랑이다.

 봄이 입맞춤 자리마다.환한 꽃들 피어나고

 봄의 숨결 닿은 자리마다/푸른 싹 돋아난다.

 예수는 봄이다/봄은 사랑이다-(1999.3)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때 꽃처럼 피어나는 영혼들입니다. 

만남중의 만남이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비상한 만남이 아닌 평범한 일상의 만남입니다.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인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이 우리를 참으로 기쁘게, 행복하게 합니다. 

곳곳에서 만나는 부활하신 주님이십니다. 


이런 주님과의 만남이 살맛나는 인생이 되게 합니다. 


오늘 루카복음은 그 유명한 엠마오 산보가 근거가 되는 복음입니다. 

부활대축일 다음날 월요일 많은 수도자들은 엠마오 산보를 떠나기도 합니다. 


저는 어제 피정지도를 마친후 방문한 여제자들과 함께 잠시 오후 엠마오 비슷한 나들이를 했습니다. 

참 성실하게 사는 여제자 부부가 운영하는 

자그마한 ‘찜 우동전문점’을 방문하여 식사도 하며 유쾌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말 ‘환대의 집’ 같은 살아있는 우동가게 였습니다. 


맛은 물론이고 여제자 남편의 순수한 마음의 환대도 좋았고 

작은 가게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는 젊은 이들의 칭찬 일색의 메모지들도 좋았습니다. 

얼마나 만인萬人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제자의 가난한 음식점이었던지요! 

가난하지만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어 내적으로는 참 부자인 음식점이었습니다. 


수도원에 돌아오는 도중 성당 주변에서 만난 여제자들 두 중학생 자녀들의 청순한 모습에서도, 

또 성당에서 만난 한 제자의 남편의 한없이 착한 모습에서도 저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이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어둡고 험하다 해도 

세상 곳곳에 ‘주님의 빛’처럼 살고 있는 착한 이들이 곳곳에 가득한 참 좋은 세상임을 배웠습니다. 


하여 저는 어제 복음의 마리아 막달레나처럼 참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습니다.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은 두 경우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사람들을 통해서, 또 하나는 미사전례를 통해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납니다. 

바로 오늘 사도행전은 베드로와 요한 사도를 통해 한 불구자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치유 받은 경우이고, 

또 복음의 경우는 엠마오 도상의 제자들을 통해 미사전례 중에 만나는 부활하신 주님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어찌보면 우리 삶의 여정은 엠마오 도상의 여정이고 이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미사전례입니다. 

매일의 삶은 미사로 수렴收斂되고 미사는 매일의 삶으로 확산擴散되니 감히 미사와 삶은 하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여 미사전례의 생활화生活化를 통한 온전한 삶의 성화聖化임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 사도행전의 베드로가 앉은뱅이 불구자를 치유하는 장면은 늘 읽어도 감동적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베드로와 요한을 통해 불구자를 치유한 것입니다. 


“우리를 보시오. 

나는 은도 금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주겠습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아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대화의 전제조건은 사랑의 눈맞춤입니다. 

베드로가 불구자와 눈을 맞추며 말하면서 그의 오른손을 잡아 일으키자 

그는 즉시 발과 발목이 튼튼해져서 벌떡 일어나 걷기도 하고 껑충껑충 뛰기도 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며 성전에 들어갔다 합니다. 

이 또한 부활하신 주님께서 베드로 사도를 통해 일으키신 ‘사랑의 기적’입니다.


얼마나 놀라운 선물인지요. 

세상에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보다 더 좋은 선물도 없습니다. 

우리 역시 가진 것 없어도 이웃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이 부활하신 주님입니다. 


오늘 복음의 엠마오 도상의 두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장면은 

그대로 미사전례를 통한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을 상징합니다. 

복음의 전반부는 말씀전례를, 후반부는 성찬전례를 상징합니다.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리어 예수님을 알아 보았다. 

그러자 그분께서는 그들에게서 사라지셨다.’(요한24,30.31ㄱ).


그대로 미사중 사제를 통해 성찬전례를 집전하는 부활하신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우리 모두 성체를 모심으로 눈이 열려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보는 미사전례임을 깨닫습니다. 

비록 부활하신 주님이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아도 늘 우리와 함께 현존하심을 믿습니다. 

이어 두 제자들은 서로 말합니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여한24,32ㄴ).


그대로 미사중 말씀전례를 상징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미사전례중 말씀을 통해 우리 마음에 사랑의 불을 놓으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친히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를 만나 기쁨과 평화를 가득 선사하시며, 

일상의 삶을 통해 만나는 이웃에게 기쁨과 평화의 당신을 선물하라 명하십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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