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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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속에서도 실망하지 않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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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06-12 ㅣ No.4997

6월 13일 금요일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 기념-고린토 2서 4장 7-15절

 

"우리는 아무리 짓눌려도 찌부러지지 않고 절망 속에서도 실망하지 않으며 궁지에 몰려도 빠져나갈 길이 있으며 맞아 넘어져도 죽지 않습니다."

 

 

<절망 속에서도 실망하지 않으며>

 

오늘 첫 번째 독서인 고린토 2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신앙인이 지녀야할 가장 기본적인 자세로 "낙관주의"(樂觀主義)를 제시하면서, 와 닿는 현실이 아무리 고통스럽다 하더라도 끝까지 희망하고 용기를 지니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낙관주의(樂觀主義)란 "낙관적으로 사물을 대하거나 낙관적으로 생활을 즐기는 경향"입니다.

 

그럼 "낙관(樂觀)"이란 무슨 뜻입니까? "낙관"이란 "어떤 일이 잘 되리라고 봄"이란 의미이지요. 다시 말해서 "비관"(悲觀)과는 반대되는 말로써, "매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삶의 자세", "언제나 희망을 잃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경향"일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염두에 둬야할 것이 있지요. 낙관주의는 주어진 상황이 너무 비관적이기에, 또는 어찌해볼 도리가 없기에,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삶의 자세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한계를 알기에 미리 포기하는 나약함도 결코 아닙니다.

 

낙관주의는 한 인간이 지니고 있는 역량을 총동원해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또 인간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한 뒤에 그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 하느님 섭리에 내어 맡기는 굳은 신앙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낙관적인 사람은 일상적으로 다가오는 삶의 십자가 그 이면에 자리한 하느님의 손길을 읽을 줄 아는 사람입니다.

 

더불어 인간이기에 매일 필연적으로 겪어야 할 시련이나 좌절, 실패가 지니고 있는 가치와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하고 꾸준히 나아가는 사람입니다.

 

돈보스코 성인은 참으로 낙관주의적인 성인이었습니다. 돈보스코의 낙관주의는 자신이 창안한 예방교육 안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돈보스코의 낙관적인 삶의 모습은 자신이 구상했던 오라토리오(갈곳 없는 청소년들이 모여 놀고, 기도하고, 공부하던 장소)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자리잡지 못하고 떠돌 때, 그래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숱한 오해를 받을 때 더욱 발휘되곤 했습니다.

    

당시 초기 오라토리오의 상황은 참으로 심각했었지요. 수백 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돈보스코를 따라 거리를 오가다 보니, 피해의식에 사로잡혔던 주민들은 시 당국에 고발을 하기에 이르렀고, 당국에서는 돈보스코에게 수 차례에 걸쳐 폐쇄조치 통보를 내립니다.

    

아이들의 숫자는 점차 불어나는데 비해 돌아가는 상황은 너무나도 암담했습니다. 돈보스코는 당시의 어려움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나를 멀리했다. 나를 도와주던 이들마저도 나를 400명이나 되는 아이들 가운데 홀로 내버려두고 떠나갔다."

    

또 다른 순간 돈보스코는 이런 고백을 했습니다.

    

"그 날 저녁, 나는 뛰놀고 있는 수많은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혼자였고 기진맥진해 있었으며 건강도 악화되었다. 나는 혼자 거닐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나는 부르짖었다. <주님! 어떻게 해야 되는지 말씀해 주소서!>."

 

돈보스코는 자신에게 다가온 열악한 상황 앞에서 번민하고 눈물 흘렸지만 결코 낙담하지는 않았습니다. 불안정한 오라토리오 상황, 주변 사람들의 비협조와 몰이해 앞에 극심한 고통을 겪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당장 코앞에 다가온 현실이 암담했지만 돈보스꼬는 난국을 극복해나가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한편, 하느님 자비의 손길에 그 모든 어려움을 맡기고 끊임없이 기도하고 끊임없이 희망했습니다.

 

돈보스코는 하느님께서 자신의 성소여정 안에 반드시 함께 하시고, 비록 지금은 상황이 암울하지만 하느님의 뜻이 자신 안에서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굳게 믿었습니다.

 

참신앙인은 이렇게 만사형통할 때뿐만 아니라 상황이 불안정할 때도, 또는 계획했던 일들이 잘 풀려나가지 않을 때도, 걷잡을 수 없이 계속되는 시련 앞에서도 끝까지 믿고 희망하고 바라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아무리 짓눌려도 찌부러지지 않고 절망 속에서도 실망하지 않으며 궁지에 몰려도 빠져나갈 길이 있으며 맞아 넘어져도 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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