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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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선우경식 원장 장례미사 봉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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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문화홍보국 [commu] 쪽지 캡슐

2008-04-21 ㅣ No.321

 

故 선우경식 원장 장례미사 봉헌

오전 9시 명동대성당에서 … 사제 및 신자 1,200여명 참석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02) 727-2252

 

  지난 18일(금) 선종한 요셉의원 故선우경식(세례명:요셉) 원장의 장례미사가 21일 (월) 오전 9시 명동대성당에서 엄숙히 봉헌되었다. 이날 정진석 추기경, 김운회 주교(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대표이사), 김용태 신부(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회장) 등 사제단 공동으로 집전한 장례미사에는 사제 100여명, 수도자 · 요셉의원 봉사자 · 후원자 1,100여 명 등 수많은 이들이 참석해 고인의 가는 길을 함께 했다.

  추기경은 몇 년 전 서울대교구 사제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 선우 원장이 강사로 나왔던 일화로 강론을 시작했다. 

  “당시 특강에서 선우 원장은 요셉의원 활동을 소개하며 ‘나 역시도 처음에는 이 일(요셉의원)을 오래 하려 하지 않았다. 어떨 때는 너무 힘들어서 도망가려고도 했다. 그러다가 마음을 먹고 3년만 하자고 다짐하고 일했다. 하지만 그 다음을 이어갈 사람이 없어 1년만 더…, 1년만 더… 한 것이 어느새 십 수 년이 되었다. 그러는 사이 환자가 늘어 수 만 명이 되었고 요셉의원을 찾는 환자들을 버리고 갈 수 없어 하느님이 도와주실 것이라 믿었다.'라고 말했다. 이 모든 것을 하느님의 부르심으로 받아들이고 수도자와 같은 삶을 살아간 사람이 바로 선우 원장이다.

  선우 원장은 ‘인생의 마지막을 요셉의원에서 마치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그 말씀처럼 마지막까지 환자들을 돌보다 하느님 곁으로 가셨다. 지금까지 요셉의원을 찾은 환자는 42만 명이 넘었으며, 이것은 기적이다. 성경에 나오는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어려운 사람을 지나치지 못하는 선우 원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평소 찾아오는 환자를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을 따뜻하게 받아준 선우 원장은 그들의 상처를 치료해준 것 뿐 만 아니라, 소외되고 외로운 이들의 마음을 한없는 사랑으로 만져준 가족이었다. 고인이 남긴 사랑은 오랫동안 우리 마음에 남아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고인이 남긴 희생과 봉사정신은 이 각박하고 거친 세상에 우리에게 희망이 등불이 될 것이며, 원장님처럼 그 분의 뜻이 더 많은 사람에게 널리 퍼져 나가길 바란다.” 

  끝으로 정추기경은 “선우경식 원장의 평생은 살아있는 성인(聖人)과도 같았다. 고인을 우리에게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도 하느님의 위로를 빈다.” 라고 기원했다.

  영성체 후 이어진 영결식에서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사무총장 이창준 신부가 고인의 약력을 소개했으며, 고인과 40년 지기 친구인 한국가톨릭문인회 회장 조창환 시인이 조사를 낭독했다. 또한 23년 전 고인의 치료와 관심으로 인연을 맺은 후 노숙인의 삶을 청산했던 안근수씨가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신림동 다리 밑에서 살며 온갖 사고를 도맡아 저지르던 본인을 아무 말 없이 치료해주고 돌봐주었던 원장님이 있었기에 오늘의 제가 있었다.”고 고백하던 안근수씨가 원장님의 격려와 사랑으로 영세를 받고, 자동차 면허를 받고, 술을 끊었다는 일화를 소개하자 미사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이 눈시울을 적셨다. 

  “원장님과의 약속을 지키며 살고 있는 저보다 먼저 떠나시는 원장님을 보고 있으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고백한 안근수씨는 평생을 부모 없이 고아로 살아왔기에 항상 원장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고 싶었다며 허락해 달라고 울먹였다. 

  장례미사가 끝난 후 고인의 시신이 운구 되는 동안에도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은 자리를 뜨지 못하고 성당마당에서 고인의 가는 길을 지켜보았다. 특히 고인의 노모가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운구차에 오를 때에는 많은 신자들이 함께 눈물을 흘렸다. 또한 요셉의원에서 활동한 봉사자들은 운구차를 보며 한없이 눈물을 흘려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미사에 참석한 모든 신자들의 눈물과 아쉬움 속에 한 평생 소외된 사람을 위해 자신을 봉헌했던 故선우경식 원장의 이 세상 마지막 미사가 봉헌되었다.  고인의 시신은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천주교 길음동성당 묘원(031-826-0558)에 안치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이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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