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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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5 월/ 기 프란치스코 신부님 - 행복으로 이끄는 가난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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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5-05-24 ㅣ No.96968

  

    연중 8 월 마르 10,17-27(15.5.25)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고 나를 따라라."(마르 10,21)


The Rich Young Man
 
 


  행복으로 이끄는 가난과 사랑  

 

길지 않은 인생을 살면서 방향착오를 하며 산다면 어떻게 될까? 자신이 원하는 길을 추구하려고 공을 들이고 열성을 다한다 해도 엉뚱한 길을 선택하면 그 결과는 뻔하다. 어떤 이는 무엇을 하고 성취하고 소유하는데 온 힘을 쏟는다. 그런가 하면 어떻게 존재하느냐에 삶의 이유를 두기에 사랑하고 나누며 사는 이들도 있다. 나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을 향해 가고 있을 때 어떤 부자가 예수님께 최대의 존경심을 드러내면서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10,17)라고 묻는다. 그 부자는 하느님 나라(마르 9,43-47 참조) 곧 종말 구원을 원했다.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모든 사람이 지켜야 할 하느님의 계명 외에 다른 조건을 내세운다(10,19-21). 곧 예수님을 추종하려면 먼저 재산을 포기하고 가난한 자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주어야 한다.

예수의 이 요구는 하느님의 계명에 대한 보충이나 보완이 아니라 그 부자에게 하느님의 뜻을 열어주는 아주 새로운 것이다. 곧 소유의 포기는 그 부자가 예수님을 추종하기 위한 하나의 조건으로 제시된다(마태 6,19-21; 25-34 참조).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계명을 실천하는 것(행위)만으로는 부족하며, 가진 것을 다 팔아(무소유의 상태)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준 다음에야 가능함을 가르치신다.

예수를 추종한다는 것은 스스로 가난해져서 지상의 소유에 위안을 기대하지 않고 오로지 십자가를 향해 나아가는 예수 자신과의 인격적인 유대를 뜻한다(8,34-38 참조). 그런데 그 부자는 예수를 추종하느냐 아니면 재물을 소유하느냐의 갈등 속에서 결국 추종을 거부하고 재물을 택했다(10,22). 이리하여 그 부자는 물욕 곧 재물의 마력에 사로잡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야 만 것이다. 그의 선택은 명백히 방향착오였다. 그는 존재가 아닌 소유를 선택함으로써 결국 예수님을 떠나게 되고 이는 하느님과의 단절을 초래하고야 말았다.

이를 계기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거듭 강조하신다(10,23-24). 예수님께서는 재물 속에 구원을 가로막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재확인시켜 주신다. 그런데 부자가 구원받기는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보다도 더 불가능하다고 하신다. 물론 재물 말고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들은 많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불가능한 것도 가능하게 만드신다(10,27). 이런 구원의 길이 다름 아닌 예수 추종 바로 그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잘 보여주듯이 영원 생명, 곧 행복에 이르려면 무엇을 행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그보다는 하느님 앞에 어떻게 존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제 우리는 부자 청년과 같은 방향착오를 해서는 안 되리라! 왜냐하면 영원한 생명, 구원, 행복은 무엇을 행하여 얻는 것으로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느님 앞에 있느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는 것’은 곧 성취나 소유가 아니라 하느님께만 의존하게 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행복으로 가는 디딤돌은 소유없는 가난한 자 되어 언제 어디서나 하느님께 의탁하며, 가진 것을 나누는 사랑과 친교임을 기억하도록 하자! 내가 지니고자 애쓰는 것들이 나를 넘어뜨려 행복으로 가는 길에 걸림돌이 됨을 명심했으면 한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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